배연진 사무관(환경부 지구환경담당관실)

격력한 NGOs 시위와 다자무역 협상방식의 지속성에 대한 믿음과 의문이 교차하는 가운데 지난 12월 18일 선언문을 채택하면서 제6차 WTO 각료회의가 막을 내렸다. 합의된 선언문은 농업, 비농산물 시장접근(NAMA), 서비스 등 도하개발아젠다(DDA) 협상분야의 세부협상방식(modality)을 제시하는 59개 조항과 6개 부록으로 구성되어 있으며, 올해 상반기 소규모 각료회의에서 세부협상방식이 완전하게 합의될 예정이다.

무역환경 분야도 올해 작업방향에 대한 선언문이 합의되었는데, 2001년 DDA에서 합의된 환경의제 제31로 1~3항 협상진행상황을 기술하고 회원국이 협상을 강화할 것을 촉구하고 있다.

   [DDA 무역환경 협상의제]

  ·제31조 1항 : WTO 자유무역규범과 다자간환경협상 특정무역의무의 관계
  ·제31조 2항 : 다자간환경협약 사무국과 WTO 위원회간 정례적 정보교환
  ·제31조 3항 : 환경상품 및 환경서비스 무역자유화 
 

■ 무역자유화 협상 이중 올해 회원국의 협상력이 집중되고 우리가 특히 관심을 기울여야 할 협상의제는 환경상품 무역자유화이다.

먼저, 작년 환경상품 무역자유화 협상 동향을 살펴보면 7월까지 우리나라를 포함한 카타르, 대만, 일본, 뉴질랜드, EC, 미국, 캐나다, 스위스 9개 회원국이 환경상품을 제안하여 약 500여개(HS코드 6단위 기준)이상의 환경상품이 협상 대상으로 고려되었다.

이는 개개의 상품을 선정하여 무역자유화 대상 환경상품 리스트에 합의하는 리스트 접근방식으로, 2005년 상반기까지 협상의 주류를 이끌었다. 그러나 6월부터 인도가 협상에 개도국의 이해를 반영하고 특별한 대우를 해 줄 것을 주장하면서, 리스트 접근방식에 대한 대안으로 환경상품과 환경서비스가 연계된 프로젝트를 일정기간 무세화하는 프로젝트 접근법을 제시하게 된다.

이 접근법에 개도국이 관심을 표명하면서 흐름이 양분화되어 협상이 난항을 겪게 되었다. 프로젝트 접근법은 구체적인 이행방안을 제시하고 못하고 있어 개도국의 협상 지연 전략으로 이해되고 있다.

■ 무역자유화 협상 전망 이러한 협상과정 이후 도출된 제6차 WTO 각료회의 선언문은 “제31조 3항 관련, 많은 제안서가 제출되고 비공식 정보교환 및 기술적 논의가 이루어졌음을 인식하며, 회원국들이 동작업을 조속하게 완료할 것을 지시한다”로 합의되었다.

이 문안은 환경상품 리스트 접근법과 협상시한을 명확히 하자는 선진국과, 프로젝트 접근법 및 개도국 이해반영을 명시해야 함을 주장하는 개도국이 홍콩 각료회의 기간 동안 팽팽하게 대립하여 양 입장을 모두 반영하지 않은 중립적인 표현으로 결정되었다.

단순히 협상결과 선언문만을 보면 환경상품 자유화와 관련된 세부 협상방식이 부족해 올해 환경상품 협상 진행이 불투명할 것으로 볼 수도 있다.

그러나, 홍콩 각료회의 동안 개최된 환경프렌즈(환경상품 무역자유화 관심국 모임) 및 선언문 도출 소규모 회의 전반의 분위기를 볼 때, 미국, 뉴질랜드 등 협상 주도국이 올해 후속 협상과정에서 리스트 접근법을 좀더 구체화해 발전시켜 나갈 의사를 밝히고 있어 세부 이행방안이 부족한 프로젝트 접근방식은 자연도태되고, 리스트 접근방식으로 협상이 가속화될 것으로 전망된다.

또한 환경상품 협상결과는 NAMA로 넘겨진 후 무세화 여부가 논의될 예정인데, 홍콩 각료회의 선언문에서 NAMA 세부 협상 방식 및 양허안 초안 제출 시점을 명시하고 있어 환경상품 협상도 함께 진전될 것으로 예상된다.

■ 대응 방향 우리나라는 환경상품 자유화가 세계 환경상품 시장을 확대하고 경쟁력 있는 환경상품 수출기회를 제공할 뿐 아니라 국내 환경개선에도 도움이 된다는 인식에 바탕을 두고 협상에 임하고 있다.

정부는 2002년 말부터 관련업계, NGOs, 부처간 협의를 통해 OECD-APEC 환경상품 172개 중 환경적, 경제적 측면에서 경쟁력이 있는 환경상품 89개를 선정하여 작년 2월 WTO에 제출하였다. 또한 리스트 접근방식으로 합의될 가능성에 준비하기 위해 지금까지 제출된 500여개 환경상품의 환경성과 경제성을 검토하고 있다.

■ 맺음말 일반상품에 환경가치를 부여하여 미래세대의 후생까지 고려하는 환경상품은 협상 여부를 떠나 전 세계의 새로운 시장으로 부상하고 있다. DDA 환경협상을 새로운 시장진출과 지구촌 환경보호, 국익을 극대화할 수 있는 기회의 장으로 만들기 위해 민관 여러 분야의 지혜를 모아야 할 때인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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