먹는샘물, 종합관리체계 필요하다-이병대 선임연구원(한국지질자원연구원 지하수지열연구부)판매량 20∼30% 매년 신장…먹는샘물 자료공개 필요

1995년 5월 ‘먹는물관리법’의 시행 이후, 먹는샘물의 국내 시판이 허용되면서 먹는샘물은 진정한 태동기를 맞이하게 되었다. 1995년 ‘먹는물 관리법’ 시행 당시 14개소이던 먹는 샘물 제조업체는 2002년 12월 현재 69개소로 증가하였다. 판매량도 1995년의 47만1천514 ㎥/년에서 2003년에는 197만3천142㎥/년으로 크게 늘어남에 따라 수질의 안정성 보장을 통한 소비자 보호와 무분별한 취수로 인한 지하수 자원 고갈 등의 문제가 제기되었다.

그러던 중 1997년 8월에 ‘먹는물관리법’이 개정되어 먹는 샘물 제조업체에 대한 사후관리의 법적 근거가 마련되었다. 먹는샘물은 빗물이 지하로 침투하여 오랜 기간을 거쳐 흘러내리면서 인체에 유해한 성분과 불순물들이 자연적으로 제거되고, 암석과의 상호반응을 통하여 암석 내에 함유되어 있는 광물질들이 용해되어 있는 암반대수층 내의 지하수이다.
먹는 샘물은 국민의 건강과 직결될 뿐 아니라 가장 질 높은 지하수 자원이라는 점에서 엄격한 품질기준과 사후관리가 요망된다. 먹는샘물은 무엇보다도 원수의 수량과 수질의 안정성 확보가 가장 중요하다. 이를 위해서는 먹는 샘물과 관련된 전반적인 문제를 파악하고 대책을 수립하여야 할 것이다.
또한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먹는샘물 환경, 자동계측기의 작동실태, 취수정, 감시정으로서의 역할, 수량·수질특성 등에 대한 먹는샘물의 체계적이고 합리적인 관리를 필요로 하고 있다.

먹는 샘물 정의

먹는물 관리법 제3조에 의한 “‘샘물’이라 함은 암반대수층 안의 지하수 또는 용천수 등 수질의 안정성을 계속 유지할 수 있는 자연상태의 깨끗한 물을 먹는 용도로 사용하기 위한 원수를 말한다”라고 정의되어 있다. 이는 ‘샘물’의 조건은 암반대수층에서 유래한 ①지하수이거나 ②용천수이어야 하며 ③수질이 안정된 자연상태의 물인데 이중 3가지를 모두 만족하여야 한다. “먹는샘물이라 함은 ‘샘물’을 먹는데 적합하도록 물리적 처리 등의 방법으로 제조한 물을 말한다”라고 정의되어 있다. 현재 먹는 샘물은 암반대수층에서 유래한 지하수나 용천수만을 허용하고 있으며, 물리적 처리만을 하도록 되어 있으나 유기물의 분해를 위한 오존처리는 일종의 화학적 처리에 속하지만 예외로 인정하고 있다.

먹는샘물 시장 현황

먹는샘물의 판매량은 1983년 4,930톤에서 2003년에는 197만톤으로 증가하였으며, 1983년 3억6천만원이던 시장규모가 2003년도에는 2천155억원으로 18년간 560배 이상 폭발적으로 성장하였다. 먹는 샘물은 1995년 공식적으로 국내시판이 허용된 이후 1996년에는 전년도에 비해 약 2배 가량 판매가 늘어서 폭발적인 증가세를 보였으나, 1997년에 외환위기로 1998년까지 성장세는 둔화 혹은 감소되다가 99년 이후 다시 증가세를 보이고 있다.
먹는 샘물의 판매실적 중 83∼94년도 실적은 수입 판매량으로 판단되며, 실제 국내에서 개발하여 비공식적으로 시판되던 양은 발표자료가 거의 없다. 먹는 샘물은 1985년에서 90년 사이에는 110∼300% 가까이 판매량이 폭발적으로 급증하였다가 1990년에서 95년 사이에는 조금 줄었지만 여전히 11∼68%의 엄청난 증가세를 유지하였다. 이후 1997∼98년 경제혼란기 동안 감소세였다가 1999년 이후 매년 23∼30% 내외의 꾸준한 증가세를 보이고 있다.

먹는샘물 지질 특성

지질은 지하수와 암석의 상호반응을 통하여 지하수의 수질 특성을 결정하는 중요한 요소이다. 전국의 먹는샘물 업체가 위치한 지역의 지질은 선캄브리아기 변성암류(주로 화강편마암)지역, 옥천계변성암 지역, 화강암 지역 및 제주도 화산암 지역 등으로 세분할 수 있다. 선캄브리아기 변성암류는 대체로 화강편마암, 호상편마암, 반성변정질 편마암, 안구상편마암, 호상흑운모편마암 등으로 구성되어 있다.
2003년 현재 영업 중인 65개의 먹는샘물업체 중 27개의 먹는샘물 업체가 선캄브리아기 변성암지역에 분포하고 있으며 가장 많은 수의 먹는샘물 업체가 분포되어 있다.
옥천계변성암류는 소위 옥천변성대에 분포하고 있는데 녹니석편암, 사질천매암, 흑운모편암, 규암, 석영견운모편암 등과 같은 다양한 종류의 변성퇴적암으로 구성된다. 옥천계변성암지역에 분포하는 먹는샘물 업체는 2003년 현재 12개이다.
화강암은 중립질 내지 조립질로서 등립상의 현정질 조직을 보여주며, 주구성광물은 석영, 사장석, 정장석, 미사장석, 흑운모 등이다. 총 65개의 먹는샘물업체 중 24개가 화강암지역에 분포하고 있다. 제주화산암지역은 2개의 먹는샘물 업체가 분포하고 있다.

먹는샘물 수질 특성

지하수의 수질은 일차적으로 지질의 특성에 좌우되기 때문에 각 암종별로 다른 특성을 가지고 있다. 1998년부터 2002년까지 먹는샘물의 수질 특성과 유형은 양이온은 다소 분산된 유형을 보이고 있지만 대부분 Ca-Na우세형, 음이온은 HCO3형이 우세하게 나타나 전체적으로 보면 Ca-Na-HCO3형으로 볼 수 있다. 수질의 전체적인 유형은 Ca-Na-HCO3(40.0 %) > Ca-HCO3(16.7 %) > Ca-Mg-HCO3 (15.0 %) 순으로 우세하게 나타난다. 성분간의 함량차이는 있으나 전체적인 수질특성의 변화가 거의 없으며, 안정된 수질을 유지하고 있다.
질산성질소는 물-암석 반응에 의해 지하수내에 용존하기보다는 오염의 지시자로 사용할 수 있다. 질산성질소의 먹는물 수질기준은 10mg/ℓ이다. 1998년부터 2001년까지 총 7회에 걸친 수질분석에서 5년 동안의 평균이 2.0mg/ℓ 이상인 먹는샘물 업체는 7개 업체이다. ○○업체의 경우, 평균 함량이 5.87mg/l로 먹는샘물 업체 중에서 가장 많이 검출되고 있으며, △△업체의 경우도 4.11mg/ℓ의 평균 함량을 보인다. 이는 기준치 10mg/ℓ를 초과하지는 않지만 먹는샘물 제조업체가 오염원이 없는 산악지형에 위치하고 있으며, 높은 압력을 받고 있는 지하 깊은 곳의 암반대수층 지하수이므로 일반세균이나 대장균 등이 살 수 없는 환경이며, 수질의 변화가 거의 없는 안전한 물이라는 점을 감안하면 향후 오염될 가능성이 있다는 것을 의미한다. 따라서 먹는샘물의 질적인 측면을 고려하여 케이싱이나 그라우팅 등 취수정에 대한 관리가 부실함을 보여 주는 것이다.

취수정·감시정 관리실태

취수정은 지하심부의 원수를 직접 생산하므로 취수정의 수질오염방지는 무엇보다 중요한 사항이다. 취수정의 수질오염방지를 위해서는 첫 번째로는 천부지하수의 유입방지를 위한 충분한 깊이의 케이싱 설치와 그라우팅의 완벽성을 들 수 있고, 두 번째로는 케이싱의 상부를 통한 공기접촉의 차단, 세 번째로는 취수정 주변의 잠재오염원 제거를 들 수 있다. 이 세가지 요소를 바탕으로 각 먹는샘물 제조업체의 취수정의 관리실태를 평가한 결과, 전체 158개의 취수정 중에서 세 가지 항목 모두 ‘상’으로 나타난 취수정은 불과 19개에 지나지 않아 취수정의 관리가 미비함 함을 알 수 있다.
감시정은 취수정의 지하수위와 수질변화를 파악하기 위하여 취수정 주변에 굴착된 시추공이다. 감시정의 적정성을 판단하는 기준은, 첫 번째는 감시정과 취수정과의 거리, 취수정 심도와 감시정 심도의 차이 등에 의한 지질학적인 요인이며, 두 번째 요인으로는 지질학적인 요건을 만족시키더라도 감시정의 설계 부실 즉, 케이싱의 심도가 충분하지 않다면, 천부 지하수가 감시정으로 유입되어서 취수정의 양수에 의한 감시정의 수위변화를 제대로 보여주지 못한다. 세 번째는 그라우팅 부실 때문에 감시정의 적정성에 문제가 되는 요인이다. 위의 요소를 바탕으로 감시정의 적정성 및 관리실태를 평가한 결과, 전체 213개소의 감시정중에서 70% 이상이 부실하였다.

자동계측기 관리 실태

먹는샘물 제조업체에서 자동계측기를 통하여 기록되고 있는 항목들은 수온, pH, EC, 수위 및 유량이다. 계측된 자료가 정확한 경우에는 장기적인 지하수 모니터링이 가능하여 지하수 자원을 효율적으로 관리 및 예측을 할 수 있다. 그러므로 정확한 계측자료는 먹는샘물 원수의 수량과 수질관리에 필수적이다. 현재 계측되는 자료는 60% 정도가 실측치와 상이한 값을 보여주고 있으며, 계측기가 정상적으로 작동되지 않는 경우도 많이 있다. 대부분의 업체들은 계측기의 정확도 및 관리에 대해서는 무관심하며, 행정조치가 없기 때문에 별다른 신경을 쓰지 않고 있다. 예를 들면, 상당수의 업체들은 취수정과 계측기의 관리에는 무심한 반면에, 영업활동에 직접적인 효과를 미치는 제조공정관리에 관한 기준 자격인 ISO 9002 인정획득에만 몰두하고 있다. 정작 먹는샘물 제조업체에서 가장 중요한 부분은 취수정의 보존임에도 불구하고 이를 위한 자동계측의 중요성은 잘 인식하지 못하고 있다.

종합관리 체계 필요

위에서 기술한 국내 먹는샘물의 관리상의 문제점들을 개선하고 먹는샘물을 안전하게 관리하는 길은 샘물을 개발하는 지하수를 영구적으로 청정하게 유지하는 것이 관건이며 수량이 고갈돼도, 수질이 나빠져서도 안된다. 먹는샘물은 국민의 건강과 직결될 뿐 아니라 가장 질 높은 지하수 자원이다. 따라서 먹는샘물은 중앙정부인 환경부에서 먹는샘물 관리시스템을 구축하여 종합관리를 해야 하며, 그 관리 주체는 먹는물 관리법에 의한 지하수전문기관에 중앙관리소를 두어 관리를 대행하도록 한다.

첫째, 먹는샘물 관리시스템 구축에 있어서 가장 중요한 부분 중의 하나는 제조업체 현장의 시설 및 환경에 대한 관리이다. 관련 시설관리는 취수정 관리와 감시정에 대한 관리로 나눌 수 있다. 취수정 관리는 허가 취수량 준수여부를 파악하기 위하여 수량 고갈 및 감소 등에 대한 엄정 관리를 하여야 하며, 최소 연 2회 이상 지하수위를 측정하여 최초 허가시와 비교해야 한다. 지속적인 수질분석을 통하여 암반대수층의 수질변화 추이를 파악하고, 오염물질에 대한 관리를 해야 한다. 감시정에 대한 관리는 제조업체별 감시정의 설치지점이 적정한지에 대한 여부를 파악하고, 제조업체별 감시정과 취수정간의 지하지질구조 및 수위 등 상관관계를 고려하여 감시정의 적정여부 및 개선방안을 제시한다.
둘째, 먹는샘물의 차별화 및 다양화정책이 필요하다. 먹는샘물 원수의 안정성 확보와 소비자의 건강을 보호하고, 국내 먹는샘물의 국제 경쟁력을 강화시키고 세계시장에 진출하기 위해서는, 보다 질 좋은 먹는샘물에 대한 차별화 정책이 필요하다. 미래에는 먹는샘물의 소비 목적을 단순 음용뿐 아니라, 특정 질병 등을 포함하여, 선진 유럽과 같이 먹는샘물의 임상병리학적인 측면까지 고려하는 다양화 정책이 필요하다.
이렇게 될 경우 수질기준 역시, 현재의 먹는물 관리법에 근거한 48개의 일률적인 수질기준에서 다변화 할 필요가 있다. 유럽이나 캐나다 등 선진국 천연광천수 수질 기준과 대등한 국내 먹는샘물 다원화를 위하여 수질 기준 설정을 위한 제도개선이 필요하다. 현재의 수질 기준을 벗어나 우리나라의 암석, 지질 특성에 적합한 천연 먹는샘물 생산을 위한 특성화를 기하여야 한다.
셋째, 먹는샘물 평가시스템과 인센티브 제도를 도입하는 관리시스템이 필요하다. 먹는샘물의 브랜드 및 생산지별 가격 차별화는 국제적인 추세이다. 국내에서도 먹는샘물 공장의 급격한 증가와 더불어 이제는 제품별로 차별화를 보장하고, 이를 근거로 수출 전략 상품화를 유도해야 할 시점에 있다. 따라서, 먹는샘물 생산업체별로 생산되는 제품(원수 기준)의 수질 특성 및 관리 현황을 종합적으로 평가할 수 있는 ‘먹는샘물 종합평가(scoring) 시스템’을 마련하여 적용할 필요가 있다.
이를 위하여, 주변환경, 관리실태, 수질 특성 등을 주요 항목으로 하고, 각 주요 항목별로 세부 평가 사항들을 제시한 후, 각 사항에 대하여 가중치를 부여하여 평점을 부여하는 방식의 평가시스템이 요구된다. 평가시스템의 결과와 지하수전문기관에서 수행한 연구결과 및 자동계측 분석자료를 연장 허가시의 환경영향조사에 이용하는 등 인센티브 제도를 도입해야 한다.
넷째, 먹는샘물 자료의 정보 공개와 TV 광고를 허용하는 정책이 필요하다. 먹는샘물은 우리나라 국민들의 건강과 직결되는 중요한 수자원이므로, 먹는샘물과 관련된 수량, 수질의 모든 정보를 국민들에게 공개하여야 한다. 그리하여 정부는 공개된 자료를 근거로 하여 국민들로 하여금 스스로 먹는샘물을 차별화하여 선택할 수 있도록 적극적인 먹는샘물 정책을 수립하여 수량, 수질을 관리하여야 한다.
‘먹는물관리법’ 제정 당시, 먹는샘물의 광고가 국민건강의식을 잘못 이끌 우려와 수돗물 공급사업에 지장을 줄 우려가 있을까 염려하여 TV를 통한 광고를 제한하였다. 그러나 이제는 정확한 정보를 국민에게 알리고 국민이 스스로 선택할 수 있도록 하여야 하고, 대신 제조업체에 대한 사후관리를 철저히 하여야 한다.

다섯째, 먹는샘물 제조업체에 대한 교육정책이 필요하다. 우리나라 먹는샘물을 질적으로 향상시키고, 세계시장에 진출하기 위해서는 제조업체 스스로가 먹는샘물 환경을 개선시킬 수 있도록, 먹는샘물 제조업체의 경영진 및 종사자에 대한 정기교육을 의무화해야 한다.
여섯째, 먹는샘물 관리시스템 구축중에서 가장 중요한 것중의 하나는 상시운영관리 체계를 구축하는 것이 무엇보다도 필요하다. 먹는샘물의 지하수 고갈 방지와 지하수환경 보존, 그리고 안정적인 관리를 도모하기 위해서는 취수정 및 감시정에 자동계측기기를 설치하고, 제조업체와 중앙관리소간에 상시운영관리 체계를 구축하는 것이 필요하다.
취수정에 설치된 유량계 시설과 감시정에 설치된 연속자동기록기 등 측정기기에서 측정한 수량, 수위, 전기전도도, 수온, pH 등의 자동측정 항목을 온라인을 통하여 실시간대로 전송받아 중앙관리소에서 측정결과를 취합하고, 이를 지속적으로 검토·분석하여 데이터베이스를 구축함으로써 지하수자원의 안정적인 관리를 도모할 수 있다. 온라인을 통한 상시운영관리 체계로 수량과 수질의 이상시 신속한 대응이 가능하다. 또한 계측기의 이상작동 혹은 수질변화에 신속하게 조치를 취함으로써 업체를 효율적으로 관리하고 제품의 품질관리에 기여할 수 있다.
지속적인 수질분석과 관리로 업체별 수질 특성을 파악하여 제품화에 반영함으로 국제 물시장에서의 경쟁력을 제고시킬 수 있다. 상시운영관리 체계를 통한 수량·수질의 안정성확보로 기업의 합리적인 경영을 도모할 수 있으며, 정확한 취수량 산정 및 원수에 대한 과학적인 관리로 적정한 생산규모와 합리적인 관리시스템을 도모하여 생산력 제고가 가능하다.
그러나 먹는샘물의 종합적인 관리체계를 구축하기 위해서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정부의 적극적인 관심과 먹는샘물 수질개선부담금 활용방안 등을 위한 법적 제도적 장치마련이 시급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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