류재근 박사 칼럼


늦기 전에 상수원 수질정화 위한 수초 제거 해야

 

·본지 회장
·국립한국교통대학교 명예석좌교수
·(사)한국환경학술단체연합회장
·(전)한국물환경학회장(현 고문)
·(전)국가과학기술자문위원(6,7대)
·(전)국립환경과학원장
·(전)한국환경산업기술원장
우리나라의 호소는 대체로 수심이 얕고 연안대가 발달한 곳이 많다. 이로 인해 팔당호, 대청호, 안동호, 충주 조정지댐 등 10년 전보다 수초가 과도하게 번성한 곳이 많으나, 최근까지도 수초관리를 위한 수생생물에 대한 인식이 적은 상태이며 문제를 개선하고자 하는 의지도 적은 것으로 판단된다.

수초 고사체는 부식과정 시 체내에 함유되어 있던 영양물질 총질소 및 총인을 재배출하여 호소의 유기물질(COD) 농도를 높인다. 또한, 부식과정에 산소를 소비함으로써 퇴적물의 혐기화로 유화수소, 메탄가스 등이 발생하고 퇴적물에서 인을 용출시켜 특히, 겨울철 이후 조류의 대량 발생을 야기한다. 이러한 경우 유역의 환경기초시설 설치만으로는 수질개선을 기대하기 어렵다. 이에 선진국에서는 이미 1970년대부터 수초 종류별 제거기술을 개발하여 실용화시켜 호소수질 보전에 크게 기여해 왔다. 특히 미국, 영국, 유럽, 일본 등지에서는 생태학적 관리기술 연구를 통해 가을철에 집중적으로 수초를 제거하면서 관리하고 있다.

우리나라에서도 1991년부터 팔당호에서 연구사업으로 수초 제거선을 사용하여 수초 종류별 제거속도, 최적 제거시기 결정, 수확량 극대화를 위한 부위별 절취 및 반복 절취방법 등을 개발한 바 있다.

이후 경기도 상수원관리사무소에서 수초 및 오래된 정치망 제거, 장마 시 떠내려온 쓰레기 수거 등 다목적으로 활용했으나, 28년이 지난 현재는 모든 호소에서 그 때보다 5배 이상 수초가 번식한 실정이다. 여름철에는 수초가 수질정화도 되고 미관상에도 좋았으나 가을철로 접어들어 이들이 고사하면서 물 속에 잠기는 양이 늘어감에 따라 수중에서 부식되어 호소 내 오염물질이 증가해 상수원의 가치를 떨어뜨리고 있다.

따라서 내년부터라도 계속 증가하는 내생산 유기물을 줄이는 대책을 강구할 때이다. 당장 수초를 제거하지 않으면 상수원에 COD가 증가하는 원인이 되고 부영양화를 촉진하여 마이크로시스트, 아나베나 같은 식물성 플랑크톤이 많이 성장하게 된다. 이 경우 상수원에 냄새나 맛을 일으키는 지오스민, MIB 등의 물질이 용출되어 정수처리에 어려움을 주므로 그 대책에 대한 연구가 시급하다. 늦기 전에 수초 제거 관리 정책을 실천하기 바란다.

[『워터저널』 2015년 1월호에 게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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