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esk Column


‘제7차 대구·경북 세계물포럼’
국내 물산업 세계시장 진출 도약대


▲ 배 철 민 본지 편집국장 겸 글로벌물산업센터장
‘물의 올림픽’으로 불리는 ‘2015 제7차 세계물포럼’이 이달 12일부터 17일까지 6일간 대구와 경북(경주) 일원에서 열린다. 세계물포럼(World Water Forum)은 세계물위원회(World Water Council, WWC)에서 3년마다 개최하는 물 관련 국제행사로 각국 정부 수반을 비롯해 국제기구, 기업, 학계, NGO 등 170여 나라에서 3만5천여 명이 참석해 물 문제의 심각성과 해결 방안을 모색한다.

‘제7차 세계물포럼’ 약 2천600억원의 경제효과 유발

국토연구원에 따르면 ‘제7차 세계물포럼’ 대구·경북 유치 및 개최로 인해 발생되는 경제적 파급효과는 약 2천600억 원에 이르고, 2천500명 이상의 고용창출 효과가 발생하는 등 경제적으로도 긍정적인 효과를 얻을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특히, 행사 주관기관인 2015 세계물포럼조직위원회 등은 이번 세계물포럼을 통해 한국 경제성장의 밑바탕이 된 물관리 경험과 기술을 소개하여 국내 물산업 기업들의 해외 진출 기회로 적극 활용한다는 계획이다.
물산업은 산업화, 인구증가, 기후변화에 따른 물 부족 심화, 수질오염 등으로 21세기를 선도할 블루 골드(Blue Gold) 산업으로 부상하고 있다. ‘물산업’이란 수자원을 확보하고 오염된 물을 정화하는 영리행위를 총칭하는 것으로써, 물을 취수해 정수처리한 후 공급하고, 물 사용 이후 하·폐수를 이송 처리하는 데 관여하는 제조 및 서비스업 일체를 의미한다.

물산업, 연평균 5∼6.5% 성장…2025년 약 952조원 규모

부문별로는 생활과 공업에 필요한 용수를 생산해 공급하는 상수도 사업과 발생된 하수와 폐수를 이송 및 처리하는 하·폐수처리 사업, 빗물 및 하수를 처리하여 재사용하는 물 재이용 사업 등 서비스, 건설, 운영관리업과 먹는샘물(생수) 사업, 해수담수화 사업 등으로 구분된다.

영국의 물 전문 리서치 기관인 GWI(Global Water Intelligence)에 의하면, 세계 물산업 시장은 2007년 3천650억 달러(약 401조5천억 원, 1달러 1천100원 기준), 2010년 4천828억 달러(531조800억 원)에서 오는 2018년 6천890억 달러(757조9천억 원), 2025년에는 8천650억 달러(951조5천억 원) 규모로 연평균 5∼6.5% 성장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부문별 성장률은 수처리 사업이 연평균 7.6%로 가장 높으며, 이 가운데 담수설비와 물 재사용 시장의 성장률이 각각 10.8%, 14.5%에 달해 성장세를 주도할 것으로 예상된다. 세계 물시장의 분야별 규모는 상수도가 43.3%로 제일 크고, 하수도 33.5%, 생수(먹는샘물) 12.2%, 수처리 시설 5.8%, 사용시설 및 관개설비 등이 5.2%를 차지하고 있다.

연간 1천만 명 이상에게 물을 공급하는 전 세계 물기업 수는 22개로 유럽이 9개, 미국 1개, 브라질 9개, 중국 2개, 필리핀 1개 등이 있다. 그 중 자국 내 공급비율이 100%인 기업의 수는 10개, 50% 미만인 기업은 6개로, 자국시장을 중심으로 성장하는 기업들이 대다수를 차지하고 있다.

BRICs, 상하수도 인프라 구축에 9천조원 이상 투자

수처리 양과 공급 인구수에서는 프랑스 기반의 글로벌 물기업인 베올리아(Veolia)와 수에즈(Suez)가 각각 1, 2위를 차지하고 있다. 2011년을 기준으로 베올리아는 상수 및 하수를 포함해 연간 135억7천500만㎥를, 수에즈는 76억7천300만㎥를 공급하고 있다. 민영기업들에게 상수 공급 및 하수 처리를 포함한 전반적인 물 서비스를 제공받는 인구는 2012년 기준 9억6천800명이다. 이는 전 세계적인 민영화 바람을 타고 꾸준히 증가해 올해에는 11억9천700명으로 전 세계 인구의 약 16%가 민영기업을 통해 물을 공급받을 것으로 예상된다.
향후 세계 물시장은 선진국의 경우 관망 노후화에 따른 교체비 등에 미국 500조 원, 영국 128조 원, 이탈리아 60조 원 등이 투자될 것으로 전망되며 특히, 브라질·러시아·인도·중국·남아프리카공화국 등 신흥 강국인 BRICs 국가는 상하수도 인프라 구축에 약 9천조 원 이상 대규모 투자가 예상된다.

또, 도시화 진전과 인구밀집형 메가시티의 부상으로 인한 물 재이용 시장도 연간 17%씩 빠른 속도로 성장할 것으로 전망되며, 먹는샘물(생수)도 매년 10% 성장이 예상된다. 지역별로는 동아시아와 중동, 아프리카 시장이 연간 10%씩 성장하고 있으며, 13억 인구의 중국이 세계 물 시장의 주요 국가로 부상하여 세계 최대 시장이 될 것으로 전망된다.

특히, 물산업은 플랜트, 화학, 소재 관련 산업에도 상당한 파급 효과를 지니고 있으며, 전기와 가스, 통신, 교통 등 다양한 지역 공공서비스 분야와 접목해 종합서비스 산업으로 발전하고 있는 추세이다. 프랑스 베올리아(Veolia)는 수도공급회사로 시작해 수처리, 운송, 에너지 공급, 건설, 부동산, 폐기물 처리 등 복합적인 기업으로 성장하고 있다.

국내 물시장, 2018년 11조7천억원…정부 지원 강화

이처럼 세계적으로 물산업이 빠르게 성장하고 있는 가운데 우리 정부도 2006년 ‘물산업 육성 방안’, 2007년 ‘물산업 육성 5개년 추진계획’을 발표한 데 이어, 2010년에는 ‘물산업 육성 전략’을 수립하는 등 정책적 지원을 강화하고 있다. 특히, 이명박 정부에서는 미래 17개 신성장동력을 지정하면서 해외 물산업 진출, 해수담수화 상용화 기술개발, 하수처리수 재이용 등 고도 수처리 산업을 녹색기술산업 분야에 포함시켰다.

2013년 기준 국내 물시장 규모는 91억 달러(약 10조100억 원)이며, 2018년 106억 달러(11조 6600억 원) 시장을 형성하여 연평균 3%씩 성장할 전망이다. 2013년 기준 상수시장 규모는 18억 달러로 2018년까지 현재 수준을 유지할 것으로 예상되며, 하수시장의 경우 2013년 30억 달러에서 2018년 38억 달러 규모로 대폭 성장할 것으로 전망된다. 특히, 하수시장은 하수 처리율을 높이기 위해 하수처리 시설과 관망정비 부분에 연 5% 이상 투자를 늘려 물시장 중 가장 산업 기회가 많을 것으로 예상된다.

정수장, 하·폐수처리장 등 운영시장은 2013년 42억 달러에서 2018년 50억 달러 규모로 성장할 것으로 예상되며, 산업용 운영시장은 2013년 5억 달러 규모였으나 2018년에는 7억4천만 달러 규모로 연 5% 이상의 성장세를 이어가고, 산업용 폐수시장도 높은 성장률을 기록할 전망이다.

해외 물산업 수주실적, 건설·해수담수화 분야 편중

2011년 기준 국내 기업들의 해외 물산업 수주실적은 13억 달러였으며, 2001년부터 2011년까지 누적 수주액은 126억 달러를 기록했다. 같은 기간 해수담수화 누적 수주액은 76억6천 달러로 물산업 누적 수주액의 61% 중 가장 큰 비중을 차지하고 있다. 상·하수도 수주액도 증가하고 있으나,  해외 물산업 수주 실적은 여전히 건설과 해수담수화 분야에 편중되어 있다.

수주 지역별로 보면 중동지역이 전체 수주량의 86.2%를 차지하고 있으며, 유가(油價) 강세로 인한 중동국가들의 인프라 투자 수요가 지속적으로 증가하여 현 추세가 당분간 지속될 전망이다. 또한, 걸프만 지역 국가들은 2015년까지 약 150억 달러(16조5천억 원) 규모의 하·폐수 처리시설 건설을 계획 중에 있어, 향후에도 관련 프로젝트 발주가 증가할 것으로 예상된다. 분야별로는 해수담수화 시설 부문이 지난 10년간 수주 실적의 60%인 76억 달러(8조3천600억 원)를 차지하고 있다. 플랜트 사업 발전에도 불구하고 물산업에 대한 국내 기업들의 진출은 더딘 편이나, 담수화 플랜트 부문은 국내 물산업 중 해외진출이 가장 활발한 분야이다.

대구·경북, 글로벌 물산업 중심도시로 부상

이번 ‘2015 세계물포럼’ 개최로 대구·경북 지역이 글로벌 물산업의 중심도시로 거듭나는 계기가 될 것으로 기대를 모으고 있다. 대구는 낙동강, 금호강 등이 있어 타 지역에 비해 수자원이 풍부할 뿐만 아니라 IT(정보기술)·BT(생명공학기술)·ET(환경기술) 등 연관 산업이 발달되어 있고 지역 대학으로부터의 전문인력 확보가 용이하다. 특히, 대구국가산업단지에는 2017년까지 총 사업비 3천519억 원을 투자하여 물산업 클러스터가 조성되고 단지 내에 물산업진흥지원시설과 종합 수처리 실증단지, 물기업 전용집적단지도 들어선다. 이를 위해 대구시는 이번 ‘세계물포럼’을 계기로 물산업과 관련된 지역 내 기업을 육성하기 위해 물산업육성추진단과 물산업육성자문단을 구성, 운영 중이다.

경상북도에도 코오롱, 도레이케미칼 등 국내 대형 수처리 멤브레인 업체와 다양한 물 관련 기업체가 도내에 입주해 있고, 물 관련 기술의 수요처도 많다. 특히, 하수재이용 사업, 동해안 염지하수 개발 등을 추진하고 있어 경상북도가 장래 물산업의 최대 수요처가 될 수 있다.

물산업 강국 부상 위해 물산업 역량 강화 필요

이번 ‘2015 대구·경북 세계물포럼’ 개최로 우리나라가 물산업 강국으로 부상하기 위해서는 물산업 역량 강화는 물론 해외진출 확대를 위한 정부와 지방자치단체에서 지속적이고 체계적인 제도적 지원이 필요하다.

또, 네덜란드, 프랑스, 일본 등 선진 물 강국처럼 정부를 비롯해 물 관련 기업, 학계, 시민사회가 함께 참여하는 ‘워터 파트너십’을 구축하여 국제사회에서의 위상과 물산업 세계시장 점유율을 동시에 높여 나가야 한다. 이와 함께 해수담수화, 상하수도, 수처리 기술 등 국내 물산업 기술의 우수성을 체계적으로 홍보하고 전략적인 마케팅을 통해 물 강국 이미지를 부각시켜야 한다.

‘2015 제7차 세계물포럼’ 개최를 계기로 대구·경북은 물론 국내 물 기업들의 세계시장 진출을 위한 도약대가 될 수 있기를 기원한다.

 

[『워터저널』 2015년 4월호에 게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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