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물 산업은 미래를 먹여 살릴 첨단산업”, 산업규모 2015년엔 1천597조원 예상 석유시장 육박

   
▲ 이치범 환경부 장관
물 산업은 우리에겐 다소 생소한 말이다. 우리나라에서 상하수도 등 물 관련 산업은 그간 사회간접자본이나 공공재 성격의 행정서비스로 인식되어 왔기 때문이다. 그러나 최근 산업적 측면에서 그 중요성이 크게 부각되고 있다.

미국의 경제전문지 포춘(Fortune)은 21세기는 물 산업이 석유산업을 추월할 것이라고 예상했으며, 전문가들은 세계 물 산업의 규모가 2004년 886조 원에서 2015년 1천597조 원으로 커져 석유시장에 육박할 것이라는 전망을 내놓고 있다.

세계은행 부총재인 이스마엘 세라젤딘(Ismail Serageldin)도 “20세기의 전쟁이 석유를 차지하기 위한 전쟁이었다면, 21세기의 전쟁은 물을 차지하기 위한 전쟁이 될 것이다”라며 물 산업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주요 선진국들은 물 산업을 환경보전과 경제성장의 두 마리 토끼를 잡을 수 있는 핵심 산업으로 인식하고 있다. 그러나 우리는 국가나 지자체가 직영하거나 공기업 형태로 운영했기 때문에 민간의 참여기회가 적었고, 국제경쟁력이 떨어지는 요인이 되었다. 현재 우리나라의 한해 수출실적은 5천800억 원으로 프랑스의 대표적인 물 기업 베올리아가 수출하는 금액의 20분의 1에 불과한 수준이다.

지난 3월 22일 세계 물의 날을 맞아 육군 102여단 장병들이 양양남대천에서 쓰레기를 수거하는 등 자연정화활동을 펼치고 있다. 


물 산업, 2015년엔 석유시장 규모 육박할 것

물 산업은 상하수도 시설 자동화와 원격감시, 생물경보(Biomonitoring) 등 정보기술(IT), 생명공학(BT), 나노기술(NT)과 같은 첨단기술과 연관성이 크며 다른 산업에 비해 고용창출 효과도 크다. 현재 외적으로는 중국·인도 등 주변 개도국에서 상하수도 인프라 구축을 위한 투자가 빠르게 확대되고 있어 수출 유망산업으로 부상하고 있으며, 내적으로는 물 산업의 시장개방 압력이 강화되고 있다. 이에 물 산업을 활성화하고 경쟁력을 강화할 필요성이 점점 높아지고 있다.

물 산업을 활성화하려면 먼저 공공부문 상하수도 서비스업을 공익성을 유지하는 가운데 효율성을 높이는 운영체계로 개편하고 선도적인 물 전문 기업을 육성하는 일이 필요하다.

이를 위해 환경부는 다양한 이해관계자의 참여와 협의를 통해 올해 말까지 우리 실정에 적합한 몇 가지 모델을 설정할 것이다. 아울러 물 산업의 내수기반을 안정적으로 유지하기 위해 하수관거 정비 등 기반시설 구축과 개선사업에 예산을 지속 투자하려고 한다. 특히, 상하수도 서비스의 지역적 양극화를 줄이기 위해 농어촌지역의 급수 개선사업에 투자를 확대할 계획이다.

선진국 대비 52% 수준에 불과한 기술수준을 끌어올리기 위해서는 지능형 정수처리 기술, 유비쿼터스 기반 상하수도 관리기술, 에너지 완전순환형 하폐수 처리기술 등을 집중 육성하려 한다. 국가 환경기술 정보센타, 대한무역투자진흥공사(KOTRA), 한국플랜트산업협회 등을 활용해 해외 물 산업 관련 정보를 원활히 제공하고, 공적개발원조(ODA) 시 물 산업 분야에 대한 지원을 확대해 국내 기업의 해외진출을 지원할 예정이다.

100년 이상 브랜드 가치를 키워온 에비앙, 볼빅, 비텔 등의 생수업체와 같은 세계적인 수준의 브랜드를 육성하기 위해 국제적인 수준의 품질관리시스템을 마련해 고품질의 제품생산을 유도하고 해양심층수를 이용한 상품을 조기에 상업화할 수 있도록 제도적인 기틀을 마련하려고 한다.

물 산업 육성을 위해서는 물 산업구조 개편, 기술개발 등의 난관들이 놓여 있다. 그러나 환경부·건교부 등의 관계부처, 상하수도 서비스를 직접 제공하고 있는 지자체, 산업체, 전문가 및 이해관계자 간에 서로 머리를 맞대고 지혜를 짜낸다면 좋은 결실을 얻을 수 있을 것이다. 물 산업의 경쟁력이 강화되면 우리 국민은 수돗물 등 최상의 서비스를 받을 수 있고, 기업체는 날로 커지는 외국 시장에 진출함으로써 국가경제에 큰 도움을 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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