류재근 박사 칼럼

 

소규모 하수처리장 철저한 관리로 실개천 오염을 막자



▲ 류 재 근 박사·본지 회장
·국립한국교통대학교 명예석좌교수
·(사)한국환경학술단체연합회장
·UNEP 한국위원회 이사
·(전)한국물환경학회장(현 고문)
·(전)국가과학기술자문위원(6,7대)
·(전)국립환경과학원장
·(전)한국환경산업기술원장
얼마 전 북한강 상류지역인 화천 지역에 남조류가 크게 번성하여 문제가 되었으며, 북한강 상류지역 뿐만 아니라 전국의 많은 강들이 녹조로 몸살을 앓았다. 또한 해마다 강수량은 적고 기온은 상승하는 등 이상 기후변화로 인해 수질오염이 가속화됨에 따라 우리 강과 호수에 수많은 문제가 발생하고 있다.

하천 오염의 자연적 오염 외에 인위적 오염의 주요원인은 하수처리장에서 배출되는 질소·인의 과도한 유입이다. 특히 대도시 인근의 큰 강에 위치한 하수처리장보다는 실개천이 흐르는 농촌지역에 산재되어 있는 소규모하수처리장의 문제가 심각해 관리가 시급하다.

환경부 발표 통계자료를 보면 대도시나 중소도시에 있는 하수관거 및 5만㎥ 이상의 하수처리장 처리시설은 크게 개선되었으며 시설 면에서 큰 문제가 없다고 나타났다. 그러나 500㎥ 미만 또는 5천㎥ 미만의 소규모하수처리장은 대부분 농어촌 지역에 설치되어 무인으로 운영된다. 최근에 설치된 처리장은 생물학적고도처리시설로 질소·인을 제거할 목적으로 설치되었으나 운영관리 측면에서 많은 처리장이 후진성을 면치 못하는 실정이다.

첫 번째 문제점으로 지역적 특성을 고려하지 않은 질소·인을 처리하기 위한 고도처리시설의 도입이 지적된다. 고도처리시설은 처리 대상 지역의 면밀한 환경조사를 통해 유입유량과 유입성상을 파악한 후 지역에 적합한 처리공법을 선정해야 하지만 단기간에 걸친 획일적인 검토로 인해 지역 여건에 맞는 처리시스템 구축에 문제가 발생한다.

유입유량과 유입부하의 과소평가 및 과대평가는 처리장의 효율성뿐만 아니라 방류수질에도 큰 영향을 준다. 이에 처리시설의 설계과정에서 세심한 검토가 필요하다. 특히 농어촌 지역은 배출되는 하수의 성상이 도시지역과 분명히 다르므로 처리시설을 별도로 설치·운영하는 것이 매우 중요하다고 분석된다.

두 번째 문제점은 유지관리 측면에서 적정관리의 부족이다. 대부분의 소규모처리장은 설치된 후 무인화로 운영되는데 체계적이고 전문화된 통합관리가 실현되지 않는 경우가 많다. 전문가의 관리를 통해 주기적으로 시설 운전상태를 점검하고 모니터링해야 적정한 처리효율을 기대할 수 있다.

소규모처리장은 유입량이 거의 없거나 지나치게 많은 경우가 종종 발견되며, 생물반응조에 슬러지 및 미생물이 거의 없어 처리되지 않은 물이 하천에 그대로 방류되기도 한다. 또한 슬러지 배출이 적정한 시점에 진행되지 않음에 따라 생물반응조, 회수조 등이 오니로 꽉 차서 유입된 물이 그대로 방류되는 경우도 많다.

이러한 소규모의 하수처리시설을 체계적으로 관리하기 위해서는 전문적인 처리기관을 선정해 소유역별로 통합·관리하는 시스템을 구축한 후, 각 처리공정에 적합한 계절별 매뉴얼을 만들어야만 적정한 처리효율이 가능하다고 판단된다.

한편 수처리 인력의 전문화와 더불어 수처리에 종사하는 전문가의 처우개선이 실행되어야 한다. 현재 수처리 업종은 3D업종으로 분류되어 종사자들이 경제적으로나 사회적으로 낮은 대접을 받는 실정이다. 이에 대한 실질적인 개선이 없다면 수처리 전문가는 점차 사라지게 되어 실개천뿐만 아니라 우리 강과 호수의 오염이 점차 가속화 될 것으로 예상된다.

늦기 전에 중·소규모하수처리장 유지관리를 위해 정부는 지속적인 운영관리개선에 눈을 돌리고 현장에서 묵묵히 관리하는 전문가를 발굴해 실질적인 처우가 개선되도록 하자. 
 

[『워터저널』 2015년 11월호에 게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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