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기술


고농도 비소 독성 저감 신종 박테리아 발견

국립생물자원관·제주대 박수제 교수진…특허출원 중


▲ 아비산염이 포함된 배지에서 비소 산화 미생물은 갈색의 콜로니(colony)를 형성하며, 미생물이 처리되지 않은 부분은 노란색을 띠게 된다. 콜로니는 박테리아 등이 고형배지에서 증식하여 육안으로 볼 수 있는 집합체이다.
국립생물자원관은 박수제 제주대 교수진과 함께 고농도 비소(As)가 함유된 광물찌꺼기로부터 비소의 독성을 저감시키는 신종 박테리아를 최근 발견했다고 밝혔다. 비소는 간, 신장, 피부 등에 암을 유발하는 독성 물질로 구리, 납, 아연 등의 금속을 제련할 때 부산물로 생기며 폐광지역이나 제련소 주변에서 검출되는 경우가 많다. 자연환경에서 주로 산화된 형태인 아비산염이나 비산염의 형태로 존재하며, 아비산염의 형태가 비산염보다 물에 녹는 용해도가 상대적으로 높고 독성도 20∼60배 이상 강한 것으로 알려져 있다.

이번에 발견된 신종 박테리아는 위해성이 높은 아비산염의 약 1천200㎎/L를 같은 양의 비산염으로 산화시키는 능력이 있으며, 고농도 비소에 대한 내성을 동시에 갖춰 비소에 내성이 있는 다른 박테리아보다 2배 이상의 높은 산화능력을 갖고 있다.

신종 박테리아는 여러 중금속의 수소이온농도(pH) 3.8인 극한 환경에서 분리한 우리나라 토착 미생물로 국립생물자원관과 박수제 제주대 교수진은 이번 신종 박테리아를 ‘헤르미니모나스 아르세니톡시던스(Herminiimonas arsenitoxidans)’로 명명하고 특허출원 중에 있다. 미국 펜실베니아주립대 연구진은 2009년 6월에 신종 박테리아와 같은 속(genus)인 극한 미생물 헤르미니모나스 글라시에(Herminiimonas glaciei)를 그린란드의 빙하 3㎞ 아래에서 발견한 바 있다.

▲ 전자현미경을 통해 촬영한 사진(SEM, scanning electron microscope)으로 간균의 모양을 나타낸다.

국립생물자원관은 이번 신종 박테리아가 비소의 독성이 강한 아비산염을 상대적으로 독성이 낮은 비산염으로 산화시키는 능력이 강해 비소가 함유된 토양의 독성을 낮추는 데 효과적으로 작용할 것으로 기대 중이며, 앞으로 신종 박테리아를 활용한 비소의 생물학적 정화 연구를 추진할 예정이다. 비산염은 생석회, 활성백토 분말 등의 흡착제를 통해 제거하는 방법이 있으며 이는 토양세척법, 산 용출 등 물리·화학적 비소 제거 방법보다 수월하다.   

김상배 국립생물자원관장은 “이번 신종 박테리아처럼 토착 미생물을 활용할 수 있는 생물학적 비소의 위해성 저감기술 개발은 매우 중요하다”면서 “국립생물자원관은 국가 생물자원의 발굴과 보전에 그치지 않고 확보된 생물 소재가 바이오산업의 핵심 소재로 사용되고 다양한 연구자들에게 실질적으로 활용될 수 있는 이용기술 개발 등을 계속 추진하겠다”고 덧붙였다.

 [『워터저널』 2016년 2월호에 게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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