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문석 ㈜에코니티 대표이사

[Issue & Forum] 경기도 물산업 미래 전략


“미국·말레이시아 등 해외 수처리 시장 개척”

쿠알라룸푸르 하수처리통합 17만㎥ 규모 분리막 공정 시공중…공사비 1천억원
MBR 단점 기술적으로 극복한 ‘CF-E type’ 개발…경쟁사 GE 제품보다 월등
역량 높이고 우수한 기술 개발해 해외시장서 확실한 성과 내겠다는 의지 가져야

 

▲ 장문석 ㈜에코니티 대표이사
Part 04. 에코니티 분리막 기술 혁신을 통한 해외진출사례

독창적 자체 중공사막 제조기술 보유

㈜에코니티(www.econity.com)는 수처리용 분리막을 자체 생산해 판매하고 시공·유지관리 서비스를 제공하는 분리막 토털 솔루션 전문기업으로, 가운데가 비어있는 실가닥 형태의 분리막인 중공사막을 전문적으로 다룬다.

중공사막 제작 방법으로는 여러 가지가 있지만 에코니티는 PVDF 소재 등 직접 개발한 독창적인 중공사막 제조기술을 보유하고 있어 해외진출 시 지적재산권 분쟁 우려가 없다. 중공사막은 크게 가압식막과 침지식막으로 구분되는데, 국내에 인증 사례가 많은 가압식막과 달리 정수막 사업은 국내 사례가 거의 없어 오히려 해외에서 실적을 내는 중이다.

에코니티의 주력 사업은 하수 위주의 MBR(Membrane Bio Reactor) 사업으로 2006년부터 실적을 올리고 있다. MBR의 특징은 크게 처리수질과 부지 절감을 꼽을 수 있다. MBR 공법은 하수의 재이용이 가능할 뿐만 아니라 처리된 하수의 수질 면에서도 우수하며, 하수처리장 지하시설물을 지을 때 상당한 시공비가 절감된다는 장점이 있다.

 
GE·미쓰비시 등 글로벌 기업과 경쟁

현재 국내에 설치된 3만㎥/일 이상의 MBR 적용 하수처리시설 총 17개소 중 에코니티의 기술이 적용된 시설은 6개소다. 나머지 11곳에서는 미국 GE사의 시장 점유율이 가장 높고 일본 아사히카세이(Asahi-Kasei), 미쓰비시 레이온(Mitsubishi Rayon), 독일 지멘스(Simens) 등이 그 뒤를 잇고 있다.

에코니티는 주 경쟁사로 일본의 미쓰비시 레이온, 아사히카세이, 미국의 GE 제논(GE Zenon) 등 MBR 분야의 거대 글로벌 기업을 꼽으며 경쟁적인 기술력 보유를 위해 힘쓰고 있다.

MBR은 양호한 수질과 시공비 절약을 동시에 얻을 수 있는 반면, 세정 문제나 투과량 감소 현상이 발생하기도 해 불만사례도 나오고 있다. 이와 같은 유지관리 차원의 문제는 에코니티 분리막 뿐만 아니라 해외 기업 제품에서도 공통적으로 꼽히는 MBR의 단점으로, 에코니티는 이를 기술적으로 극복하기 위해 ‘CF-E type’ 신제품을 개발했다.

▲ 카자흐스탄 테리마투(Terimatu) 공장에 설치된 산업용수처리용 에코니티 분리막.

비용·에너지 효율 GE보다 우수

새로 개발된 ‘CF E66D’는 수직으로 배치되는 중공사막의 윗부분, 즉 물수집 부분을 없애고 끝단처리만 한 제품으로, 중공사막이 물 속에 있을 때 물이 에어레이션(Aeration)되며 위로 올라가 슬러지가 윗부분에 쌓이는 현상이 크게 줄었다.

에코니티의 주 경쟁사인 GE의 ‘Zee-Weed 5OOD’와 에코니티가 새로 개발한 ‘CF-E66D’를 비교한 결과 물투과량(Flux)은 에코니티가 0.6m/일로 GE의 0.55m/일보다 높은 수치를 기록했고, 프레임 당 생산수량은 기존 제품인 ‘CF C66D’(483㎥/일·cassette)보다 두 배 가까이 늘어난 910㎥/일·cassette를 기록해 GE(908㎥/일·cassette)와 대등한 수준이 됐다.

송풍에너지(Aeration Energy)는 3천400㎜Hg 조건에서 GE(0.09㎾h/㎥)보다 적은 0.05㎾h/㎥를 기록해 비용·에너지 효율성을 검증했다. 이들 항목은 기존 제품인 ‘CF C66D’ 대비 효율 면에서 크게 개선됐으며, 기존 대비 물투과량은 150%, 프레임 당 생산수량은 188%, 송풍에너지는 32% 향상된 것으로 확인됐다.

 
 
수직계열화로 뚜렷한 실적 향상 도모

에코니티는 새로 개발한 제품을 앞세워 현재 미국·말레이시아·중국에 지사 및 법인을 두고 해외사업 활동을 활발히 하고 있다. 국내에서 쌓은 다양한 경험을 바탕으로 해외시장 공략에 성공했다고 판단되며, 이제는 세계 시장의 판세를 파악하고 앞으로의 행보를 생각할 시점이다.

전 세계 MBR 시장의 강자는 여전히 GE사가 우위를 점하고 있고, 중국의 오리진 워터(OW)사가 그 뒤를 바짝 쫓고 있다. 최근에는 중국이 MBR 적용 시설 수가 훨씬 많고 사업도 주로 중국회사들에 의해 이뤄지고 있는 상황이나 미국, 중국, 유럽, 한국 등 여러 국가에서는 GE가 아직까지 굳건한 자리를 지키고 있다.

중국 오리진 워터는 수직 계열화를 통해 분리막 회사를 계열사로 보유하고 있으며, 이러한 구조는 자사 계열사의 실적 상승과 동시에 BOT 프로젝트 수행까지 가능케 한다. 싱가포르의 멤스타(Memstar)도 중국의 20개 회사에 인수돼 이와 같은 사업장을 보유하고 있다.

우리나라도 이와 마찬가지로 BOT 등의 형태로 프로젝트를 수주하는 대규모 시공사가 수직 계열화를 이룰 필요가 있다. 국내 주요 하수처리 기자재가 세계시장으로 진출하기 위해서는 기업의 수직 계열화를 통해 빠르고 뚜렷한 실적을 내야 한다.

▲ MBR 공법은 하수의 재이용이 가능할 뿐만 아니라 처리된 하수의 수질 면에서도 우수하며, 하수처리장 지하시설물을 지을 때 상당한 시공비가 절감된다는 장점이 있다.

대규모 투자 통해 미국 국가인증 획득

그러나 국내 시공사에게 자체적 기술 개발이나 계열화 등은 아직 먼 이야기처럼 보인다. 정부는 분리막 제조회사 간의 경쟁에만 급급하고, 제품은 저렴하게 구입하면서 제품에 대한 보증은 전부 제조사에 맡기는 실정이다. 사정이 이렇다 보니 국내에서 수직 계열화와 같은 운영형태가 나오지 않는 것은 당연한 일이라고 판단된다.

이러한 어려움 속에서 에코니티는 독자적 해외진출을 결심하고, 중국·미국 법인 및 말레이시아 지사를 세워 해외사업에 뛰어들었다. 2011∼2012년에는 정부에서 여러 지원을 받아 전시회, 로드쇼를 개최하는 등 해외시장 진출에 집중하는 기반을 마련했다.

특히 미국은 반드시 국가의 자체적 인증을 받아야 수출이 가능하기 때문에 1건 당 10억 원에 달하는 대규모 투자를 통해 인증을 획득했으며, 현재는 패키지 시스템과 같은 형태로 캘리포니아주 등 미국시장에서 실적을 올리고 있다. 미국에는 이미 설치된 공공하수 MBR 시설의 수가 많아 교체사업에도 관심을 가질 필요가 있으며, 에코니티는 조지아주의 공공하수처리장에서 기존에 설치된 GE 멤브레인 막을 교체하는 사업을 수주해 진행 중이다.

 
 
정부·기업 양측의 노력 모두 중요

말레이시아는 환경 부문에서 낙후된 국가였으나 최근 환경 분야에 투자를 시작, 수도인 쿠알라룸푸르(Kuala Lumpur) 주변의 강을 갱생하는 사업을 시행하고 있다. 빤따이(Pantai), 부너스(Bunus), 진장케퐁(Jinjang Kepong)과 같은 지역에서는 소규모로 산재돼 있던 하수처리장을 통합해 배관망을 구축하고, 하나의 거대 하수처리장을 짓는 프로젝트가 이뤄지고 있다.

특히 진장케퐁에서 진행 중인 프로젝트에는 국내 기술이 적용되고 있으며, 에코니티는 지난 2014년 7월부터 2017년 6월 완공을 목표로 17만㎥ 규모 분리막 공정을 시공하고 있다. 이 사업은 말레이시아의 KeTTHA(에너지녹색기술수자원부) 산하 JPP(물관리부처 하수도국)에서 발주하는 프로젝트로, 발주금액은 약 1천억 원 규모다.

▲ 에코니티는 조지아주의 공공하수처리장에서 기존에 설치된 GE 멤브레인 막을 교체하는 사업을 수주해 진행 중이다.
 
해외에서 얻은 성과는 정부의 재원 및 정책적 지원 덕에 가능했던 일이다. 특히 에코니티는 경기도 수자원본부 물사업지원팀의 도움으로 JPP를 방문하고, ‘제2회 말레이시아 폐수처리 컨퍼런스(Malaysia Wastewater Treatment Conference)’ 등 대규모 포럼에서 기술을 소개할 기회도 가졌다. 또한 환경부와 한국상하수도협회를 비롯해 대한무역투자진흥공사(KOTRA)에서도 기술화 사업을 통해 적극적인 지원을 받고 있다.

한편, 정부의 지원도 중요하지만 지원을 받는 기업의 태도 또한 중요하다고 판단된다. 스스로 역량을 높이고 우수한 기술을 개발해 해외시장에서 확실한 성과를 내겠다는 의지를 가져야 한다. 아울러 해외에서 실적을 올리기 위해서는 R&D, 마케팅, 재정관리 등 전반적인 차원에서 지원을 하는 정부, 지원을 받는 기업 모두 노력해야 함을 유념해야 한다.

[『워터저널』 2016년 8월호에 게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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