류재근 박사

류재근 박사 칼럼

 

미래를 여는 자연재생 정책으로 수자원 확보 노력하자

 

▲  류 재 근 박사·본지 회장
·국립한국교통대학교 명예석좌교수
·(사)한국환경학술단체연합회장
·UNEP 한국위원회 이사
·(전)한국물환경학회장(현 고문)
·(전)국가과학기술자문위원(6,7대)
·(전)국립환경과학원장
·(전)한국환경산업기술원장
생태계 복원 실현 정책으로 전 세계에서는 다양한 자연재생 프로젝트가 실현되고 있다. 일례로 미국 플로리다주에서는 광대한 에버글레이즈(Everglades) 습지를 재생하기 위한 유역 전체의 대규모 자연재생 사업이 진행되고 있다.

이와 같은 실천의 역사가 19세기 말부터 시작된 영국에서는 광산 개발 등으로 벌거숭이산이 확산된 지역을 녹지가 풍부한 전원 풍경으로 복원시키고 있다. 일본 나가노현 시나노(Shinano)의 아판(Afan) 숲을 자연재생시킨 것으로 유명한 영국인 작가 C.W.니콜(Clive Williams Nicol)의 고향 웨일즈는 19세기 산업혁명 시절 석탄 채굴과 돌산개발 등으로 황폐해진 지역이었지만, 오랜 노력 끝에 골짜기에서 산 정상까지 숲이 되살아났다.

일찍이 대기오염과 템즈강(Thames River)의 오염이 심각한 런던도 이러한 문제들을 해결하기 위해 넓은 공원에 밤나무, 느티나무, 수양버들 등의 수목을 심고 가꾸어 강가에는 건강한 생태계를, 사람들에게는 휴식공간을 제공하고 있다.

우리나라도 이러한 점을 본받아 석탄광산, 채석장으로 사용된 지역을 푸르른 산으로 만드는 운동을 적극적으로 펼치고 자연재생 정책을 체계적으로 추진하여 전국적으로 벌거벗은 산과 석탄재로 덮인 산을 영국이나 일본처럼 복원시킬 수 있기를 기대한다.

그렇게 되면 빗물도 저장되고 시골 산의 풍경도 아름답게 될 것이다. 우리나라는 토석을 채취하는 곳이 800여 곳에 이르고 개발이 완료되어 절토지(도로·철도·수로 등을 놓기 위해 지표면을 절취한 지역)나 나대지로 방치 중인 폐석산이 상당수에 이른다. 현재 전국적으로 크고 작은 폐석산이 100여 개 이상인 것으로 파악된다.

그러나 이처럼 산의 형태가 제대로 되지 않은 산을 푸른 산으로 만든 사례가 있다. 익산시에서는 폐석산을 하수슬러지 고화처리물 등의 품질 및 고화토(Biosolid)로 만들고 풀과 나무를 심어 본래 녹색의 산으로 바꾸었다. 앞으로도 이러한 기술을 활용하여 전국 곳곳의 폐석산을 옛날 아름다운 동산으로 만드는 생태복원 및 자연재생 정책이 시급히 요망된다.

일본의 한 현에서는 가을철 추수 후 논에 물대기 운동을 하여 큰 효과를 얻고 있다. 가을철 논에 물대기를 하면 겨울철 논의 생태계도 살아난다. 특히 논에 5㎝ 깊이로 물을 대면 전국적으로 약 5억㎥의 물을 저장할 수 있으며 10㎝ 깊이로 물을 댈 경우 10억㎥ 가량의 물이 저장된다. 이 경우 생태계도 살아나고 어린 아이들이 스케이트, 썰매를 타는 놀이공간도 조성된다.

물을 관리하는 방법에는 여러 가지가 있지만 자연재생 정책이 자연과 물을 동시에 보존하여 봄철 가뭄 예방은 물론, 실개천과 지하수를 살리는 지름길이라고 본다. 물 관련 정책을 다루는 각 담당 부서는 과학적 방법을 토대로 새로운 물관리 정책을 마련해 추진해야 한다. 

[『워터저널』 2017년 2월호에 게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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