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동욱 박사

김동욱 박사 정책제언

 

“DO 총량관리로 수질관리방식 개선 시급”

현행 BOD 총량관리, 과다 설정된 목표수질 달성에 막대한 재원낭비 초래
도시·본류하천서 조류오염 심각…향후 수질관리시 영양염류 고려 필요

 

•한국환경평가전략연구소장
•본지 논설위원
•전 강원대 환경공학부 교수
•환경부 기획관리실장·상하수도국장·수질보전국장 역임
우리나라 목표수질 및 수질관리방식 재설정 필요

물속 DO 부족시 수질오염 유발

생물화학적산소요구량(BOD)은 물속에 있는 유기물이 자연 상태에서 생물화학적으로 분해될 때 소모되는 산소의 양을 말한다. 유기물의 양을 물속에 있는 산소의 소모량으로 표시한 것은 유기물이 물속에 들어갔을 때 물속에 녹아있는 산소를 소모하여 물속의 다른 생물들이 필요로 하는 용존산소(DO)를 고갈시키기 때문이다.

물속의 DO가 부족하면 수중생물들이 사멸하고 그 사체가 분해되면서 DO를 소모하게 되어 물이 점차 썩게 된다. 유기물이 수질오염의 원인이 되는 이유가 바로 여기에 있다. 다시 말해 물속에 유기물이 있더라도 DO의 농도가 높으면 유기물에 의한 수질오염문제는 없다고 할 수 있다.

우리나라의 수질환경기준을 보면 Ⅰa등급 물의 용존산소 농도는 7.5㎎/L 이상이고 5.0㎎/L 정도면 수중생물에 별다른 영향이 없는 것으로 되어 있다([표 1] 참조).

 
수역마다 유기물·DO 농도 관계 상이  

BOD는 DO의 지표이며 BOD와 DO는 역비례한다. 물속 유기물의 농도와 DO의 농도는 서로 표리의 관계를 가지지만 수역에 따라 유기물의 농도와 DO 농도의 관계는 일정하지 않다.

예를 들어 팔당댐의 경우 BOD 농도가 1.2㎎/L이고 DO 농도가 10.9㎎/L으로 Ⅰa등급보다 훨씬 좋다. 팔당댐으로 유입되는 경안천 하류지점은 BOD 농도가 4.5㎎/L이고 DO의 농도는 9.2㎎/L이다. 팔당댐은 물론 경안천의 경우에도 DO의 농도는 Ⅰa등급을 넘어서고 있어 DO의 농도에 관한 한 팔당댐과 경안천은 아무런 문제가 없다.

한강본류의 주요 수질측정지점에서의 BOD와 DO의 관계를 살펴보면 DO Ⅰa등급에 해당되는 BOD 농도의 상한선은 4.0㎎/L이고 Ⅰb등급에 해당되는 BOD 농도의 상한선은 6.0㎎/L이다. 즉, 한강수계에서 DO Ⅰa등급을 유지하기 위해서는 BOD 농도를 4.0㎎/L 이하로만 유지하면 된다는 것을 보여준다([그림 1] 참조).

 
한강유역 지천 BOD 총량 과대 설정

한강유역 지천의 경우 본류보다는 수심이 얕고 유속이 빨라 상대적으로 높은 BOD 농도에 대해 DO의 농도도 높게 나타나고 있다. DO Ⅰa등급에 해당되는 BOD 농도의 상한선은 7.0㎎/L이고 Ⅰb등급에 해당되는 BOD 농도의 상한선은 11.0㎎/L이다. 즉, 한강수계의 지천에서 DO Ⅰa등급을 유지하기 위해서는 BOD 농도를 7.0㎎/L 이하로만 유지하면 된다는 것을 알 수 있다([그림 2] 참조).

 
한강본류는 물론이고 한강유역 지천의 DO 농도는 특별한 경우를 제외하고는 대부분 Ⅰa등급을 유지하고 있다. 이와 같은 분석결과는 현재의 BOD 총량관리가 불필요하게 높게 설정된 목표수질을 달성하는 데 자원을 낭비하고 있다는 것을 말한다. 팔당호에 대해 앞서 언급한 BOD와 DO의 관계를 적용하면 팔당호의 BOD 농도는 3㎎/L까지 허용될 수 있을 것이다.

이러한 BOD 허용농도를 기준으로 팔당호 상류의 점오염원 및 비점오염원에 대해 동일비율로 BOD 배출량 증가를 허용할 경우 현재보다 2.3배에 달하는 BOD 배출이 가능하다. 따라서 BOD 총량관리보다는 DO 총량관리가 더 과학적·환경적이고 운영하기에도 효율적이다.

향후 수질관리시 영양염류 오염 고려

한편, 최근 부영양화로 인한 녹조현상이 호소뿐만 아니라 하천에서도 흔히 목격되고 있다. 하천과 호소의 부영양화의 원인물질로 영양염류가 꼽히는데, 영양염류는 총인(T-P), 총질소(T-N) 등 생물의 생육에 필요한 영양소이다.

문헌에 따르면 바다의 연직혼합(바닷물이나 대기가 난류에 의해서 수직방향으로 뒤섞여 원래 가지고 있던 물리·화학적 성질이 바뀌는 것)이 잘 일어나는 극지방 심층수에 영양염류가 많고, 그렇지 못한 적도역 표층수에 영양염류가 적다. 또한 하천의 유입 등에 의해 연안부에서 영양염류가 풍부하다.

하천 중 도시하천의 영양염류 오염은 회갈색의 혐오성 조류에 의한 오염이다. 서울의 도시하천인 탄천과 중랑천의 총인의 연평균 수질은 각각 Ⅲ등급과 Ⅳ등급을 보이고 있다. 한강본류의 경우에도 하류의 총인 수질이 Ⅳ등급 이하로 떨어져 녹조현상이 발생하는 경우가 많아지고 있다.

영양염류로 인한 조류오염은 도시하천과 본류하천 모두에서 발생하고 있으며, 한강뿐만 아니라 4대강 유역의 모든 지천과 본류에서 발생하고 있다. 이제 영양염류오염은 우리나라 수질관리의 가장 중요한 과제 중 하나가 됐다.

▲ 하천 중 도시하천의 영양염류 오염은 회갈색의 혐오성 조류에 의한 오염이다. 사진은 중랑천(왼쪽)과 탄천에 나타난 회갈색 조류 모습.

▲ 한강본류의 경우 하류의 총인 수질이 Ⅳ등급 이하로 떨어져 녹조현상이 발생하는 경우가 많아지고 있다. 사진은 한강 성산대교 남단(왼쪽)과 잠실수중보 하류에 나타난 녹조류 모습.

영양염류의 주요 발생원은 생활하수와 축산분뇨다. 생활하수로 인한 영양염류 관리는 △하수관거 등 수집체계의 개선 △방류수 수질기준의 강화 △하수도 사업성과보증지표에 영양염류 포함 등이 주요 과제이다.

축산분뇨로 인한 영양염류 관리는 △축산분뇨의 비점오염원화 방지 △정화처리시설의 방류수 수질기준 강화 △생활하수처리장과 연계처리 △액비 등 재활용에 따른 영양영류 오염물질 누출 방지 등이 주요 고려사항이 된다.

BOD 총량관리 추진방식 개선 필요

현재 추진 중인 BOD 총량관리 사업은 차선책으로 현재 상태를 그대로 유지하는 것이고 최선책은 ‘BOD 총량관리’를 ‘DO 총량관리’로 변경하는 것이다. 이러한 변경은 목표수질을 달성하면서 낭비를 방지할 수 있게 한다.

예를 들어 현재의 BOD 총량관리 체제에서는 팔당호의 BOD 농도를 현재의 1.3㎎/L에서 1.0㎎/L으로 개선해야 한다. 그러기 위해서는 상류에 위치한 모든 하수처리장 등의 BOD 배출량을 23% 삭감해야 하는데 이에 드는 비용은 연간 수천억 원으로 추산된다. 이는 막대한 재원의 낭비다. 반대로 팔당호의 BOD 목표수질을 3.0㎎/L 수준으로 낮추면 연간 수천억 원의 재원을 절약할 수 있다.

팔당호의 BOD 목표수질을 1.0㎎/L로 설정하는 것은 애초에 불필요한 데다가 기술·경제적으로도 달성이 불가능하다. BOD의 지표인 DO를 기준으로 할 때 팔당호의 수질은 Ⅰ등급이다. 물속의 유기성 부유물질 등 심미적인 것을 고려할 때 팔당호의 BOD 수질환경기준은 2∼3㎎/L 수준이면 충분할 것으로 판단된다. 

[『워터저널』 2017년 3월호에 게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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