환경의 날 특집  Ⅱ. 상하수도관리 선진화 및 물산업 세계화 전략①


“물산업 활성화, 물시장 개방보다 국내기업 육성이 우선”


국내 물기업 중 70%가 영세…수도사업 광역화·통합화 통한 구조개편 시급
이스라엘·네덜란드, 물산업클러스터 구축·물기업 육성 통해 해외 물시장 공략
민간기업 적극 육성 위한 법제화·물산업클러스터 해외성공사례 벤치마킹 필요


▲ 김 길 복
한국수도경영연구소장
공인회계사
[특강] 국내외 수도사업·물산업 동향과 전망

국내 물산업 시장 인프라 포화 단계

우리나라는 물관리 측면에서 과도한 담수 취수율과 물 수요량으로 OECD 국가 중 유일하게 심각한 ‘물 스트레스 국가’이다. 또 댐 용수에 지나치게 의존(74%)하고 있고 가뭄에 취약한 구조를 갖고 있다. 정수장, 관망 등 상하수도시설 노후화는 나날이 심해지고 있으며, 이로 인한 수돗물 손실량은 6억9천만㎥, 손실액은 6천억 원에 달한다(2014년 기준). 관리체계 또한 지역별(광역·지방), 부처별(환경·국토·농림), 용도별(생활·공업·농업), 기능별(R&D·산업·수출)로 분산돼 있다.

물산업 측면에서 시장은 가격경쟁 위주의 저수익 구조를 형성하고 있다. 인프라 포화 상태로 신규시장은 정체돼 있으며, 최저가 낙찰제 발주로 신기술 채택 기피현상이 이어지고 있다. 기업들은 기술집약, 자본축적보다는 단가 중심의 내수 시장에 안주하고 있다. 파이프, 밸브, 펌프 등 일부 제품에서 잠재력을 보유하고 있는 기업도 있으나, 대부분 영세한 규모로 국제경쟁력은 취약한 편이다. 또 대·중소기업, 기업-발주처 간 네트워크가 부족한 실정이다.

 
기술경쟁력은 글로벌 기업 대비 72∼76% 정도로 낮다. 물기업 연구개발비 비중은 2.6%로 제조업 평균에도 못 미치는 수준이며, 핵심 장비는 대부분 수입에 의존하고 있다. 그러다 보니 연구개발의 지속적 투자에도 성과 확산에 한계가 있다.

이에 환경부는 물산업클러스터(진흥시설, 실증화시설) 등 물기업 지원 인프라를 통해 물산업 기술경쟁력 강화 및 해외진출 지원을 적극 추진하고, △물재이용 활성화 △인프라 혁신(ICT) △해수담수화 전략화 △물-에너지 연계 등 새로운 산업·시장 창출에 주력할 방침이라고 밝혔다.

새로운 산업·시장 창출방안 필요

그러나 정작 기업들의 물산업클러스터에 대한 시각에는 정부와 차이가 있다. 실제 몇몇 기업 관계자들은 “시장수요 연계형 R&D를 집중 지원하겠다고 했지만 시장수요를 그때그때 반영하지 않으면 결과물이 아무리 우수해도 시장에서 외면한다”, “맞춤형 실증인프라 및 성능확인체계를 구축한다고 했으나, 테스트베드 확보 등으로 2년 과제 중 연구는 8개월 밖에 하지 못했다”, “해외 규격·인증에 대한 부담이 크고 정보는 부족하다”, “우수한 기술을 개발해도 지자체 등 수요처에서는 값싼 제품을 선택하는 현실이다”, “해외 물시장이 아무리 넓다고 해도 성공가능성이 높은 지역과 분야는 제한적이다” 등의 의견을 밝혔다.

이처럼 지금의 국내 물산업 여건은 상하수도 등 기존 인프라가 포화단계에 진입해 획기적인 성장은 기대하기 어려운 상황이다. 높은 상하수도 보급률(2014년 기준 상수도 보급률 98.6%, 하수도 보급률 92.5%)만 봐도 알 수 있다.

최근에는 오히려 해외에서 현장 수요에 따라 시장을 창출한 성공사례가 많이 나오고 있다. 물재이용 사업(이스라엘), 해수담수화·분리막 사업(싱가포르), 대심도터널·계측기 사업(미국 시카고) 등이 대표적 예다.

이제는 우리 정부도 새로운 산업·시장 창출에 눈을 돌릴 때다. 마침 환경부는 국내시장의 여건과 해외 성공전략을 토대로 미래 수요를 반영한 ‘물 재이용’을 활성화하는 ‘REWater 프로젝트’를 추진한다는 전략이다. ‘REWater 프로젝트’는 △순환(REuse) - 물재이용 활성화를 통한 연관 산업 육성 △혁신(REnovation) - ICT와 연계한 상하수도 인프라 혁신 △대체(REplacement) - 해수담수화 수출전략 산업화 △연계(RElation) - 에너지·자원 연계 물관리 모델 수출 등을 주요 방향으로 한다.

▲ 지난 5월 10일 저녁 휘닉스 제주 아일랜드볼룸에서 한국수도경영연구소 김길복 소장이 ‘국내외 수도사업 및 물산업 동향과 전망’이라는 주제로 특강을 하고 있다.

물산업 육성 관련 법제정 시급

현재 정부의 물산업 육성 정책동향은 크게 △물관리 일원화 △물산업 육성 관련 법제정 △국가 물산업클러스터 등 세 가지다. 물관리 일원화에 대한 논의는 사실 지난 1996년 김영삼 정부 때 처음 시작됐다. 노무현 정부 들어 상하수도 업무 통합방안을 논의했으나 실패했고, 이는 이명박·박근혜 정부에 들어서도 지지부진했다. 그러던 중, 지난해 5월 대통령이 물관리 업무를 환경부로 일원화하는 조직개편을 지시하면서 탄력을 받게 된 것이다.

물산업 육성 관련 법제 또한 그간 많은 국회의원들이 필요성을 주장하며 입법발의 했으나 정치적 쟁점으로 번번이 좌초됐다. 수많은 전문가 세미나, 포럼 등에서 그토록 많은 논의가 오고 갔지만 여전히 오리무중이다. 지난 4월에는 한국물환경학회와 대한상하수도학회가 공동 주관한 ‘물산업 육성을 위한 법 제정 국회세미나’에서 물산업 발전을 위한 다양한 전문가 제언이 있었다.

고려대 윤주환 교수는 우리나라 물산업 내수시장의 가장 큰 문제는 ‘민간기업 육성의 실패’이자 ‘공기업 주도(主導)의 시장’이며, 환경부와 국토부, 양 부처 모두에 책임이 있다고 비판했다. 그러면서 하루빨리 국회에서 물관리 일원화에 대한 합의를 이루고 「물산업기술법」을 통과시킬 것을 촉구했다.

또 최인종 물산업클러스터 입주기업협의회장은 물산업클러스터가 오는 12월 준공을 앞두고 있는 가운데 물산업 관련 법이 국회 공전으로 입법이 미뤄지고 있다 보니 운영주체 확정이나 예산확보에 어려움이 따르고 사업의 불확실성이 커져가고 있다며, 법 제정이 시급함을 강조했다.

하수재이용·에너지 융합 활발

이러한 가운데 환경부는 올해 상수도정책으로 △먹는물 공급 및 안전관리(물공급기반 확충, 먹는물 안전관리 강화, 취약지역 물복지 향상) △물 분야 인프라 운영관리 효율성 제고(기술혁신 기반 조성, 자산관리 기반 구축) △상수도 재난관리(항구적 가뭄대책, 상수도시설 지진 등 관리 강화) △국민참여에 기반한 환경정책 추진(수돗물 신뢰도 제고, 주민참여형 태양광 발전) 등 4대 분야 9개 중점과제를 선정했다.

또 하수도정책은 △하수도 재난관리 강화(도시침수 및 지반침하, 하수도 지진 대응 강화) △물환경 개선 기능 강화(처리장 무단방류 금지, 도심 비점오염 저감) △스마트 인프라(자산관리 로드맵 마련, TOC 기준 도입) △순환체계 강화(하수처리 및 빗물이용 촉진, 찌꺼기 감량 및 에너지화) 등으로 방향을 잡았다.

이 밖에도 환경부는  ‘하수처리장 에너지 포지티브(Energy Positive) 시대’라고 하여 하수찌꺼기 에너지화를 추진하고 하수처리수 재이용사업을 적극 추진하는 등 하수도 순환체계 강화를 추진할 방침이다. 블리필드 리서치(Bliefield Research)에 따르면, 올해 물재이용 시장은 2017년 대비 규모가 72% 증가할 전망이다.

이에 환경부는 정수·하수처리 사용에너지의 15%를 태양광으로 생산하는 ‘주민참여형 태양광 발전사업’을 오는 2022년까지 추진할 계획으로, 올해 「수도법」·「하수도법」 개정을 통해 지자체 신재생에너지 도입을 촉진하는 법적 근거를 마련할 계획이다.

 
 
이스라엘, 메코롯 중심 물산업 육성

한편, 물산업클러스터의 해외 성공사례 중 하나로 이스라엘이 있다. 이스라엘은 물산업 기술 분야의 ‘실리콘밸리’를 목표로 세계 최초로 물산업 기술 육성에 착수한 국가로, ‘메코롯(Mekorot)’이라는 수자원 공기업을 중심으로 물산업을 육성하고 있다. 1993년부터 물 전문 벤처캐피탈 ‘킨롯(KINROT)’을 설립해 신기술 사업화를 지원하고 있으며, 2001년부터는 격년으로 세계 최대 규모의 물산업 기술 엑스포 ‘와텍(WATEC)’을 개최하고 있다.

메코롯을 중심으로 한 물산업클러스터를 통해 이스라엘은 현재 350여 개의 중소벤처기업이 전 세계 100여 개 국가에 연간 2조2천억 원 정도의 수출 성과를 내고 있다. 글로벌 시장을 상대로 첨단 물산업 기술 분야를 육성해 8천 명 이상의 고용 창출을 이루고 있으며, 2020년에는 200억 달러 수출을 목표로 하고 있다.

메코롯이 육성한 주요 벤처기업은 아쿠아퓨어(Aquapure), 데잘리테크(Desalitech), 아틀란튬(Atlantium) 등으로, 이들은 수처리, 수질 모니터링, 멤브레인, 담수화 등의 분야에서 각자 보유한 독특한 기술을 세계시장에 공급하고 있다.

일찍이 이스라엘 정부는 국가 물산업 기술 육성을 위해 메코롯을 공기업으로 존치시키는 것이 훨씬 가치가 크다고 판단하고 분할·민영화 방침을 철회했다. 이에 2000년 국가 공기업 중 마지막 민영화를 대상으로 메코롯을 선정했으며, 결과적으로 현재 다양한 글로벌 물 벤처기업을 육성해 내고 있다. 우리나라도 이스라엘 메코롯처럼 앵커 역할을 할 물기업을 육성하고 이를 통해 중소·벤처기업을 발굴해 나가는 방향으로 나아가야 한다.

▲ 이스라엘은 메코롯(Mekorot)을 중심으로 한 물산업클러스터를 통해 현재 350여 개의 중소벤처기업이 전 세계 100여 개 국가에 연간 2조2천억 원 정도의 수출 성과를 내고 있다.

네덜란드, 수도사업 광역화 지속 추진

또다른 사례로 네덜란드가 있다. 네덜란드는 ‘Private Business, Public Owners’라는 독특한 수도사업 모델을 토대로 수도회사들의 자유로운 국내 기업활동을 보장하되, 100% 정부 소유구조를 유지하고 있다. 1938년 229개였던 수도사업자를 지속적으로 통합하여 2010년 기준 10개의 지방공사 형태로 운영하고 있다.

네덜란드의 ‘네덜란드 워터 파트너십(NWP)’은 국가 물산업 기술의 중장기 국제경쟁력 강화전략 실행을 주관하며 회원기관들과 협력해 물산업 지식기반 혁신 및 클러스터 구축을 추진하고 있다. NWP의 2020년 목표는 전 세계의 ‘워터밸리(Water Valley)’가 되는 것이다.

네덜란드는 신기술 개발·글로벌 사업화를 위해 물산업클러스터 ‘워터 캠퍼스(Water Campus)’ 구축에 착수했으며, 북부 리우와르던 지역의 반경 15km 내에 물산업 기술혁신 체인 집적을 추진 중이다. 연구기관인 웨수스(Wetsus)가 앵커역할을 담당하고 워터얼라이언스(Water Alliance)와 지역투자청이 지원하고 있다. 워터캠퍼스는 △시장 수요 △아이디어 △리서치 △실험실 △실증센터 △테스트베드 △제품출시 △해외수출 등을 주요 컨셉으로 하고 있으며, 150개 업체, 50개의 대학·연구소 등이 협력하고 있다.

네덜란드는 NWP 중심의 네덜란드 역량 결집으로 물산업 해외진출 확대에 성공했다. NWP 주도로 치밀한 전략 수립과정을 거쳐 물산업을 국가 신(新)성장동력으로 선정해 육성한 결과, 2005년부터 2014년까지 연평균 7.7%의 해외수출 증가율을 기록하고 있다.

EPA, 15개 물클러스터간 협력 주도

물산업클러스터 성공사례는 중국, 미국, 일본 등지에서도 찾아볼 수 있다. 중국 이싱시(市)의 경우, 클러스터 단지 내에 1천800여 개의 환경기업이 상주하고 독일, 일본, 미국 등 해외의 우수 환경기업 및 중국기업의 실질적인 기술거래가 이뤄지고 있다. 특히, 이싱 환경과기공업원이 관리하는 환경기술 및 상품 전시장은 중국 최대 규모의 환경산업단지 내 전시장으로, 중국 고위공무원, 환경산업계 담당자 등이 거쳐가는 필수 시찰지역이 됐다.

미국은 환경보호청(EPA)이 국가 내 15개의 모든 물 클러스터를 운영하고 있는데, 각 물 클러스터 간 협력을 주도해 나가고 있다. 전국의 클러스터를 직·간접적으로 지원하고 연구개발 및 사업화를 지원하며, 새로운 기술의 승인·인증을 담당한다. 또 기업 및 이해관계자를 교육하고 연구자금을 지원하는 업무도 담당한다.

일본의 키타큐슈시(市)는 소규모 특정기술 개발에 특화된 테스트베드의 성공모형을 만들어 해외진출에 성공했다. 도레이(Toray), 히타치(Hitachi) 등 주요 막기업 및 경제산업성 산하기관인 신에너지·산업기술개발기구(NEDO)와 함께 협력체계를 구축했다. 이를 통해 해외수출용 막 소재, 펌프, 저에너지형 장치 개발을 위한 테스트베드를 구축·운영한 결과, 해외진출에 성공할 수 있었다.

중국, 물산업 최대 무역흑자 대상국

이처럼 물산업은 장기에 걸쳐 목표를 달성한다는 점에서 장기적인 관점에서 접근해야 한다. 우리나라 물산업 시장은 국내 수자원 공급능력 부족, 정부의 물 분야 재정지출(글로벌 경쟁력 강화, 민간참여 확대, 물재이용 설치대상 확대), 중국 물산업 성장의 수혜 등에 힘입어 지속 성장할 것으로 예상된다.

세계 물시장 조사기관 GWI(Global Water Intelligence)에 따르면 우리나라 물시장은 지난 2011년 이래로 꾸준히 성장해 왔으며, 올해 시장규모는 2017년 대비 2.8% 성장한 1천60억 달러로 전망된다.

특히 우리나라는 중국을 눈여겨볼 필요가 있다. 중국은 우리나라 물산업 교역의 30%를 차지하는 최대 교역국이자 물산업 최대 무역흑자 대상국이다. 특히, 중국 물산업 부품 및 소재 분야의 성장은 국내 물산업 성장의 원동력이 될 수 있다.

한국무역협회에 따르면, 우리나라에서 중국으로 이온정수기, 선박평형수 처리장치, 밸브 부품, 액체여과기 등의 수출이 증가하고  있으며, 이러한 부품들은 일본, 대만, 미국, 독일 등 타 경쟁국에 비해 우리나라가 중국에서 높은 시장 점유율을 차지하고 있다.

최근에는 또, 하수처리시장의 성장여력이 클 것이라는 전망이 나오고 있다. 국내 하수처리시장 규모는 2013년 30억 달러에서 올해 38억 달러로 매년 확대되고 있으며, 특히 민간기업의 참여가 높다는 점에서 상수처리시장보다 더 큰 성장잠재력이 있다고 분석된다.

게다가 정부는 하수처리율을 높이기 위해 하수처리시설 및 정비 부분에 연 5% 이상의 투자를 늘릴 전망이다. 미래에셋대우 리서치센터에 따르면 국내 물산업은 상장기업보다 비상장기업 중심으로 물산업 성장이 예상되며, 2015년 이후 국내 대기업들의 물 관련 사업수주 내용을 분석해 본 결과, 상장기업은 수자원 관련 사업이 주력사업이 아닌 것으로 드러났다.

 
세계 물시장, 연평균 3% 성장 전망

국제적으로도 물산업은 △인구 증가 및 도시화 △기후변화 △타 산업과의 연계성 △공공재에서 소비재로의 사회적 인식변화 등으로 21세기에 가장 빠르게 성장할 거대산업으로 전망되고 있다. 한국수출입은행과 미래에셋대우 리서치센터의 조사에 따르면, 글로벌 물산업은 석유, 자동차, 전력, IT 분야에 이어 다섯 번째로 규모가 큰 산업으로 분류되고 있다.

GWI에 따르면 세계 물시장은 2016년 기준 7천139억 달러 규모로 연평균 3%의 성장이 예상된다. 이는 곧 급격한 인구증가, 도시화, 기후변화로 인해 물부족 시대에 임박했다는 것을 의미한다. 20세기 동안 전 세계 인구는 3.7배 증가한 반면, 취수량은 6.7배 증가했으며, 오는 2030년에는 전 세계 수자원 수요의 60% 정도만 안정적 공급이 가능할 전망이다.

또 세계자원연구소(WRI)와 국제금융공사(IFC)의 공동 조사자료에 따르면, 연간소득 3천 달러 미만 계층의 BOP(Bottom of Pyramid) 시장이 점차 확대되는 추세로, 이들의 물수요가 상당히 커질 전망이다. 또 하이테크 물시장이 4차 산업혁명과 맞물려 급격한 성장이 예상된다.

현재 세계의 물 선진국과 산업계에서는 전 지구적 물문제를 새로운 사업기회로 인식하고 물사업 분야에 적극적으로 진출하고 있다. 이에 따라 물산업은 기존 소규모의 로컬산업에서 첨단기술 기반의 대규모 글로벌 산업으로 성장 중이다. PHO, GCW, PIO, FIW 등 세계 물기업 주식들로 구성된 해외펀드(ETF)도 높은 수익률을 기록하고 있다.

 
세계 물시장 민간기업에 개방 증가

오는 2025년에는 민영화 인구가 16억7천200만 명(세계 인구의 21%)에 달하고 세계 물산업의 민간 개방은 세계적인 추세로 확산될 전망이다. 상수보다는 하수 분야에서, 선진국보다는 개도국에서 더욱 빠르게 성장할 전망이다. 특히, 자국 기업과 글로벌 기업 간의 경쟁이 한층 심화되고, 정부와의 관계가 가장 큰 경쟁력 요소가 될 것으로 예상된다.

또 글로벌 물시장은 민간에 개방은 되지만 글로벌 기업보다는 자국 기업에 더 많은 기회를 주는 추세이다. 2000년 초반까지만 해도 자본과 기술력을 바탕으로 글로벌 물기업들이 민영화 된 시장의 상당수를 차지했으나, 최근 들어 그 추세가 변하고 있다. 실제로 베올리아(Veolia), 수에즈(Suez) 등 글로벌 상위 5대 물기업의 민영화된 물시장 점유율은 지난 2001년 73%에서 2012년 34.6%로 절반 가까이 줄었다.

기존 정부나 공공기관에서 직접 담당하던 물관리 부문은 인프라 건설 능력 및 운영기술 부족, 대국민 서비스 향상 등 사회적 필요에 의해 점차 자국의 물시장을 개방하는 나라들이 증가할 것으로 예상된다.

아울러 세계 주요 국가들은 지자체 중심의 중·소규모의 영세성과 비효율성을 해소하기 위해 광역화를 추진하고 있으며 상하수도 통합을 통해 운영효율화를 도모하고 있다. 이는 글로벌기업을 견제하고 자국 기업에 기회를 부여하기 위한 것이다.

 
국내 물기업 육성 전략 필요

세계 최대 물산업 규모를 자랑하는 미국은 향후 IoT(사물인터넷) 솔루션이 급증할 것으로 예상된다. 2017년 미국은 초특급 허리케인의 영향으로 상하수도 설비의 대규모 정비 필요성을 체감했다. 이에 파이프 등 설비 투자가 57% 이상 확대되고, 관망상태 평가 및 점검, 유수율 관리 등에 스마트워터 투자 예산이 급증할 전망이다.

또 2027년까지 물재이용 시장이 급성장할 것으로 예상됨에 따라 기업체들은 에너지·물 단가경쟁력 확보에 사활을 걸고 산업체들은 지자체 등과 파트너링을 통해 신기술 개발에 총력을 기울일 것으로 예상된다. 또한, 기존의 보수적 요금부과 관행에서 벗어나 소득수준별 요금차등부과제도가 확산될 전망이다. 필라델피아에서 처음 시작된 이 제도는 현재 시민들의 폭발적인 호응을 얻어 점차 미국 전역으로 퍼지는 분위기다.

▲ 국내 물기업은 70%가 영세한 규모로 정부의 적극적이고도 지속적인 관심과 지원이 필수적이다. 따라서 세계 물시장의 민간 개방 압력으로 외국기업에 내주기보다는 국내기업을 육성하는 전략으로 가야 한다.
또 지방상하수도와 산업용수 부문에서 M&A(인수합병)가 대대적으로 확대되고 신규 진입자가 늘 것으로 분석된다. 특히 가스·전기 등과 물의 융합사업이 활발히 추진될 것이며, 기술 통합·서비스 통합·시설 통합 등 규모와 방식 측면에서 큰 진화가 예상된다.

미국의 수도산업 규모는 연간 114조 원 수준으로, 거대한 내수시장 경쟁력으로 세계 상하수도 기술시장 1위를 점유하고 있다. 그러나 중앙정부와 지자체 중심의 사업체계를 유지하고 있어 세계 10위권 물기업이 없었는데, 미국 정부의 지속적 지원으로 최근 아메리칸워터(AW)가 7위권까지 진입했다.

이처럼 우리나라도 국내기업에 대한 지원과 투자가 절실하다. 국내 물기업은 70%가 영세한 규모로 정부의 적극적이고도 지속적인 관심과 지원이 필수적이다. 따라서 세계 물시장의 민간 개방 압력으로 외국기업에 내주기보다는 국내기업을 육성하는 전략으로 가야 한다.

이에 수도사업의 광역화·통합화로 구조개편이 시급하며, 민간기업 육성 및 물산업 진흥을 위한 법제와 정책이 필요하다. 또, 물산업클러스터 해외 성공사례를 벤치마킹하여 국내 실정에 맞는 물산업 해외진출 전략을 하루빨리 마련해야 한다. 

[『워터저널』 2018년 6월호에 게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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