녹색 밥상

세계적인 환경운동가이자 침팬지의 어머니로 불리는 영국의 제인 구달 박사는 ‘희망의 밥상’이라는 책을 통해 인간과 지구가 조화를 이루는 새로운 먹는 문화를 주창하고 있다.

그녀는 자본의 법칙이 우선인 이 시대에 우리의 밥상은 유전자가 변형된 농산물, 야만적인 환경에서 사육된 축산물로 점령당하고 있으며, 이로 인해 우리의 건강이 무차별적으로 공격받고 있다고 설명하고 있다.

그러면서 유기농 음식을 먹고 고기섭취는 최대한 줄이돼 꼭 먹어야 한다면 비인도적으로 사육되지 않은 방목돼 자란 고기를 먹자며 채식을 권장하고 있다.

사실 채식은 동양에서는 오래된 전통이다. 불교에서는 채식을 세상의 탐욕과 고통을 없앨 부처님의 가르침이라 했고, 맹자도 채식을 군자의 도리라 했다.

육식이 환경에 미치는 영향은 만만치 않다. 콩 1㎏을 생산하는 데는 2천 L의 물이 필요하지만 쇠고기 1㎏을 얻기 위해서는 무려 10만 L의 물과 16㎏의 곡물이 필요하다. 소의 트림이나 방귀에서 나오는 메탄가스도 지구 전체 발생량의 약 15~20%에 이르는 것으로 추정되고 있다.

또한 예로부터 ‘상다리가 휘어질 정도로’ 넉넉히 차리는 우리의 밥상 문화는 엄청난 자원낭비를 불러일으킨다.

우리나라에서 버려지는 음식물 쓰레기는 연평균 420만 톤, 이를 돈으로 환산하면 약 15조 원에 이른다. 이는 월드컵 경기장 70개를 지을 수 있는 금액이다. 지구 반대편 아프리카에서는 날마다 가난과 굶주림으로 수많은 이들이 죽어가고 있는데 말이다.

또한 수분이 많은 음식물 쓰레기는 땅에 묻으면 악취가 발생하고 파리, 모기 등의 해충번식과 쓰레기가 썩은 더러운 물인 고농도 침출수가 발생해 또 다른 환경오염을 유발한다.

22일은 지구의 날이다. 1970년 4월 22일 미국의 상원의원 게이로 닐슨의 주창으로 시작된 이래 지금은 세계 184개국에서 약 5억 명 이상의 시민들이 참여하는 지구촌 최대 규모의 행사이다. 우리나라에서도 1990년 첫 행사 이후 환경단체와 시민들이 참여하는 축제로 자리잡고 있다.

지구의 날 하루만큼은 육식을 삼가면서 소박한 녹색 밥상을 차려보자. ‘밥상이 변해야 지구도 사람도 산다’는 구달 박사의 말을 다시 한번 되새겨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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