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중기획] 물로 인한 재해를 예방하자/Ⅲ. “‘매미’·‘루사’급 태풍 언제든지 올 수 있다”


400∼500mm 폭우 동반 강력 태풍 매년 한반도 강타
 
인명·재산피해 막대…2006년 강원지역 1조5천억원 피해 발생
올 여름, 장마 길고 대기 불안정으로 8∼9월 국지성 폭우 예상


   
▲ 지난해 7월 9∼10일 남부지방을 강타한 태풍 ‘에위니아(EWINIAR)’의 진로. ‘에위니아’의 영향으로 남해안의 경우 이틀동안 401㎜의 기록적인 폭우가 내렸다.
지난 2월 발표된 UN 정부간기후변화위원회(IPPC) 4차 보고서 WGI 요약보고서에 따르면 1906년 이후 100년간의 지구평균기온은 0.74℃ 상승하고 최근 12년 중 11년이 최고 기온을 기록해 지구온난화는 논란의 여지가 없을 정도로 명백하다고 밝혔다.

우리나라 역시 지난 94년간 1.5℃가 상승해 지구평균의 2배를 상회하는 기온상승추이를 보이고 있으며 기온뿐만 아니라 강수량 역시 변동폭이 크기는 하나 장기적으로 증가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최근 10년간 우리나라 기후 특성

기상청 산하 국립기상연구소 권원태·부경온 박사 등이 ‘최근 10년간(1996∼2005년) 우리나라 기후변화 특성’ 연구결과에 따르면 우리나라는 평균기온이 과거 30년(1971∼2000년) 대비 0.6℃ 상승한 것으로 밝혀졌다. 계절별로 봄은 평년대비 0.7℃, 여름은 0.4℃, 가을은 0.6℃, 겨울은 0.7℃ 상승해 봄과 겨울의 상승폭이 가장 크게 나타났다. 연강수량은 30년 평균대비 최근 10년 강수량은 11% 증가했고 특히 여름은 증가폭이 커 18% 정도 증가했다.

계절에 따라 다양한 기상현상의 변화도 나타났다. 3월 이후에 나타나는 늦서리의 종료일은 평균적으로 3월 말경에 나타나나 최근 10년에는 3월 중순으로 2주 앞당겨졌고 늦서리의 발생일수도 평균 4일정도 줄었다. 이 추세는 특히 1993년 이후 뚜렷하게 두드러졌다.

또한 하루평균기온이 20℃ 이상인 날이 평년에 비해 최근 10년 동안 약 2일 증가해 여름시기가 빨라지고 있으며, 하루최저기온이 25℃ 이상인 열대야도 평년대비 최근 10년간 1.3일 증가했으나 하루최고온도 35℃ 이상인 날은 오히려 감소하는 추세를 보였다.

권은태 박사는 “이는 여름철 강수량이 증가하고, 호우발생도 특히 8월의 강수일수가 증가하고 있다는 것과 밀접한 관련이 있다”고 주장했다.

또한 기온상승으로 인한 태풍·집중호우의 발생이 증가하고 있어 이로 인한 경제적인 피해규모가 1960년대 매년 1천억 원에서 1990년대에는 6천억 원이었으나 2000년 이후에는 2조7천억 원으로 확대됐다.

   
▲ 2006년 7월 강원도 인제(사진)·양양·평창지역에 내린 집중호우로 산사태에 의한 토석류가 하천을 메우고 수목 등이 교량에 걸려 하천범람 및 제방붕괴로 이어져 하천 주변 주택, 취수장, 농경지, 도로유실 등의 피해가 발생했다.
지난해 기상청이 발표한 ‘최근 10년간(1996∼2005년) 자연재해 피해현황’에 따르면 태풍 및 집중호우 등 자연재해로 인한 경제적 손실이 46조 원(피해액 18조1천700억 원, 복구비 27조8천600억 원)에 달했고 인명피해도 사망 1천309명, 이재민 28만4천963명이나 되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연평균 131명의 사망자와 2만8천여 명의 이재민, 4조6천억 원의 경제적 손실이 발생한 수치이다.

원인별 피해액을 보면 10년 동안 태풍으로 인한 피해가 10조4천억 원으로 가장 많았고, 집중호우 피해 4조800억 원, 호우 피해 1조9천억 원, 폭풍설(雪) 9천100억 원, 대설 6천700억 원, 폭풍 394억 원 순이었다.

또 소방방재청이 발표한‘최근 10년 간 여름철(5∼10월) 재난발생 현황’에 따르면 15회의 태풍과 50회의 집중호우가 발생했으며, 연평균 강수량(1천283㎜, 세계평균 1.3배) 대비 여름철 우기가 2/3를 차지해 풍수해 피해가 여름에 집중 발생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또한 남부지역 등에 259∼379㎜의 많은 비가 내리는 6∼7월 장마기간보다는 오히려 8∼10월 초순사이 국지성 집중호우 및 태풍으로 인한 피해가 막대한 것으로 드러났다.

연도별로는 기록적인 집중호우가 발생했던 1998년 이후 점차 줄어드는 추세이나, 대형 태풍 ‘루사(Rusa)’ 및 ‘매미(Maemi)’, ‘메기(Megi)’ 등이 우리나라에 직접 영향을 미쳤던 최근 3년간(2002∼2004년) 피해가 증가하는 모습을 보여주고 있다. 특히 인구가 밀집하고 하천유역이 넓은 경기지역 및 산간계곡과 급경사가 많은 강원지역, 태풍의 진행상에 위치한 경남, 경북, 전남지역에 피해가 집중된 것으로 나타났다.

또한 한 조사보고서에 따르면 우리나라는 대부분 도서지역 저지대에 인구 및 자산이 집중되어 있고 하천주변의 도시화 집중으로 인해 침수면적 당 피해액이 1970∼1980년대에 비해 약 7배나 높고 2003년을 기준으로 과거 30년간 재해로 인한 연평균 재산피해액이 10년마다 3.2배씩 증가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1995∼2004년까지 최근 10년간 도시지역의 집중호우 및 홍수 등 자연재해로 인한 피해액은 총 19조5천652억 원으로 도시규모별로 보면 군(郡)급 도시가 10조2천100억 원으로 가장 컸고, 시(市)급 도시 8조3천300억 원, 광역시 자치구 876억 원, 특별시 자치구 149억 원 순이었다.

도시 수를 고려한 도시 당 연평균 피해액을 살펴보면 군 지역이 약 120억 원, 시 지역이  약 110억 원, 특광역시 자치구가 약 15억 원의 피해를 입은 것으로 나타났다. 또한 특광역시 및 시급 이상의 도시에서 10년간 발생한 풍수해 총액은 17조5천455억 원으로 전체 자연재해 피해액의 90%를 차지한 것으로 나타났다.

최근 5년간 주요지역 수해 현황

   
▲ 2002년 발생한 태풍 ‘루사’로 인해 강원도 정선군 북평면 나전리에 있는 북평교가 완전히 유실된 당시 모습.
우리나라의 경우 홍수 원인은 크게 두 가지로 나눌 수 있는데, 첫 번째는 주로 기압이 불안정한 여름철 장마기간에 생기는 집중호우이며, 두 번째는 7∼9월 한반도를 통과하는 태풍으로 인한 국지성 호우 등으로 인해 발생한다. 우리나라에서 집중호우로 인한 피해는 거의 매년 발생하고 있으며, 발생지역은 특정 지역에 국한돼 있지 않다.

■ 2002년 태풍‘루사’ 강원도 피해
2002년 최대의 자연재해는 단연 태풍 ‘루사(Rusa)’였다. ‘루사’는 2002년 8월 31일부터 9월 1일까지 한반도를 강타하며, 입힌 피해로 전세계를 놀라게 했다. ‘루사’는 특히 1904년 국내 기상 관측 이래 강수량 역대 순위에 큰 변화를 줄 정도로 엄청난 양의 폭우를 쏟아부었다.

‘루사’가 한반도를 관통한 2002년 8월 31일 하루동안에만 강원도 강릉에 870.5㎜, 대관령에 712.5㎜의 비를 내려 각각 역대 1일 강수량 1·2위 기록을 경신했다. 이전까지 1일 강수량 최고 기록은 1981년 9월 2일 장흥에 내린 547.4㎜였다.

태풍 ‘루사’로 인한 피해액은 중앙재해대책위원회가 집계한 결과, 인명피해는 사망 124명, 실종 60명 등 모두 184명에 달했고, 재산피해 금액은 무려 5조4천696억 원에 이르렀다. 또한 이재민은 모두 2만7,천619세대 8만8천625명으로 집계됐으며 침수피해는 건물 1만 7천46동, 농작물 피해 14만3천261ha로 나타났다.

또한 전국의 철도와 도로 등 주요 기간교통망 역시 일거에 붕괴됐다는 보도가 나올 만큼 피해가 컸으며 침수지역의 전기·통신·상수도 등 생활기반시설 역시 마비되다시피 한 피해를 입혔다.

특히 ‘루사’가 강원도 영동에 많은 비 피해를 입힌 것은 태백산맥과 한반도 주변의 기압 배치 때문이다. 태풍이 반시계 방향으로 돌면서 강원도 동쪽으로 내뿜은 수증기가 태백산맥에 가로막히며 상층부의 찬 공기와 부딪쳐 엄청난 비구름대를 형성, 강릉·속초·대관령·정선 등에서는 큰비가 내려 많은 피해를 입혔다.

■ 2002년 김해 한림면 집중호우
2002년 8월 4∼17일 14일간 김해시 한림면 일대에 각각 611㎜와 503㎜의 많은 비가 내렸다. 평균강우강도는 작았으나 장기간 많은 양의 강우로 인해 화포천 유역에 큰 침수피해를 초래했다.

8월 10일 오후 화포천 범람에 의한 제방붕괴로 장방·시산·가산·가동리 일대 500여 가구가 침수, 2천500여 명의 주민이 인근 한림중학교 등 3곳으로 긴급 대피했으며 경전선 열차운행 전면중단, 930세대 가옥 침수, 200동 공장 침수, 농경지 720ha 침수, 도로 16개소 5천852m 침수, 하천제방 11개소 2천650m 유실 등의 피해가 발생했다.

화포천 제방붕괴는 낙동강 수위상승에 따라 역류 방지를 위해 배수문을 폐쇄해 화포천 유역 홍수량의 자연배제가 불가능하게 됐으나 낙동강 수위가 내려갈 때까지 홍수량이 하도 내에 장기간 체류됨에 따라 제방이 붕괴된 것으로 보고 있다.

주요 피해원인은 설계강우를 초과한 집중호우로, 직접적인 원인은 화포천 제방붕괴로 나타났다. 또한 화포천 하구에 위치한 (구)한림배수펌프장의 침수로 펌프가동이 중단되면서 홍수피해가 가중됐고 중·하류부는 지형적으로 완경사 저지대로 내수배제가 어려워, 중류부의 하도습지에서부터 하류부로 갈수록 하도단면이 축소돼 홍수 배제가 원활하지 못했다.

■ 2003년 태풍‘매미’ 마산시  피해
2003년 9월 11일 제주도 및 남해안지방이 태풍전면에 들면서 비가 오기 시작해 9월 11∼13일 오전 9시까지 전국적으로 10∼450㎜의 강수량이 발생했다. 남해를 비롯한 남해안지방과 대관령을 비롯한 강원도 영동지방은 시간당 47∼79.5㎜의 집중호우가 내렸으며, 일일 강수량도 400㎜정도로 많은 양을 기록했다.

   
▲ 2003년 9월 11∼13일 남해안을 강타한 태풍 ‘매미’는 통과시 최대 순간풍속은 제주 60m/s(제주, 고산)의 바람과 하루 157㎜의 폭우를 동반, 남해안 만조와 겹쳐지면서 마산만 일대의 폭풍과 해일을 일으켜 마산시 중심부인 월영동의 상가와 주택 등 3천795개소가 침수됐고 360여 척의 선박이 육지로 떠밀려오는 등 피해가 두드러졌다.
태풍 ‘매미’ 통과시 최대 순간풍속은 제주 60m/s, 고산 60m/s으로 우리나라 관측(1904년)이래 최대 순간풍속 극값(종전 : 58.3m/s, 2000년 8월31일)을 경신했다. ‘매미’는 순간최대풍속 38.8m/s의 바람과 157㎜/일의 강우를 동반한 채, 9월 12일 20시경에 마산시 서쪽 50㎞에 위치한 사천 해안에 상륙, 만조(20시30분 경)와 겹쳐지면서 마산만 일대의 폭풍과 해일로 발전했다.

사망 17명, 실종 1명 등 총 18명의 인명피해와 약 5천800억 원의 재산피해, 2천974가구 7천204명의 이재민이 발생했다. 특히 마산시 중심부인 월영동의 상가와 주택 등 3천795개소가 침수됐고 360여 척의 선박이 육지로 떠밀려오는 등 해일 피해가 두드러졌다. 주요 피해원인은 집중호우 이외에 강풍에 의한 피해, 해일로 인한 피해 등으로 보고 있다.

엄청난 위력의 강풍과 바람에 의한 폭풍해일, 만조가 겹친 최악의 상황에서 큰 해일피해를 입었으며, 특히 부두가에 야적해 놓은 원목이 해일로 인해 해안가와 저지대를 덮쳐 피해를 가중시켰다.

■ 2004년 경북지역 집중호우
2004년 7월 12∼17일 서해 상에서 발달한 저기압이 우리나라로 진행하는 가운데 장마전선에 많은 수중기가 지속적으로 유입돼 경북지역에 시간당 30∼40㎜의 집중호우가 2∼3시간 지속적으로 발생했다. 이 기간 경북지역에서는 평균 129㎜의 강우가 발생했고 문경시에서는 최대 223㎜의 강우량을, 상주시는 16일 7시 1시간 최대강우량 62㎜를 기록했다.

경북지역은 2∼3시간 동안 지속된 집중호우로 인해 하천 상류지역에 산사태가 발생해 유출된 토사가 하천으로 유입, 통수단면이 부족해지면서 수위가 급상승하고 수충부 제방이 유실되는 등 구조적 취약 시설인 소하천, 소규모시설 등에서 많은 피해가 발생했다.

노후된 주택이 파손되고 저지대에 위치한 주택이 침수됐으며 하천의 급류로 인해 농경지가 유실되기고 했다. 또한 하천범람으로 인접도로가 유실되고 집중호우로 절개지 사면이 붕괴되면서 도로 및 교량이 파손됐다.

집중호우로 인한 인명피해는 없었지만 주택 61동 파손 및 침수, 농경지 136ha 침수, 도로, 교량파괴 32개소 등 총 242억 8천900만 원의 재산피해가 발생했다. 주요 피해원인은 설계강우를 초과한 강우로 보고있으며, 기타 집수시설 미비 및 내수배제시설 불량으로 나타났다.

■ 2005년 태풍‘나비’ 울릉도  피해
2005년 8월 29일 21시경 미국 괌 동북동쪽 약 1천210㎞ 부근 해상에서 발생한 제14호 태풍 나비는 9월 6∼8일 기간 중 강풍과 함께 시간당 50㎜의 집중호우를 동반한 많은 비를 내렸다.

이 기간 중 울릉군은 평균 386㎜와 최대 467㎜의 강수량을 나타냈다. 특히 서면은 시간 최대강우량 58㎜의 집중호우 및 순간최대풍속 47.3m/s(시속 170㎞)의 강풍으로 인해 태하리 태하천과 남양리 남양천, 남서천 등 3개의 둑이 터지거나 범람해 3명의 실종자가 발생했으며, 동서를 잊는 일주도로의 파괴, 주 상수원인 도동취수장의 황톳물 유입으로 인한 수돗물 공급 중단, 주택 210여 개소 침수 등 총 400여 억의 재산피해를 입었다.

특히 인구 1만 명도 되지 않는 곳에 주택 210여 개소의 침수와 수돗물 및 전기 공급 중단, 전화 불통 등 태풍 나비로 인한 피해는 사실상 울릉도의 생활 기반이 무너졌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주요 피해원인은 집중호우와 강풍으로 인한 피해로 태하천, 남양천, 남서천의 제방의 붕괴가 피해를 가중시킨 것으로 보고 있다.

■ 2006년 국지성 폭우 피해
기상청에 따르면 지난해 장마는 장마전선이 한반도를 중심으로 정체하면서 평년(1971∼2000년 평균 32일)보다 약 2주정도 길어진 46일 이었다. 장마기간(6월 14∼7월 29일)동안 전국적으로 758.0㎜의 비가 내렸으며, 이는 평년 강우량인 346.2㎜보다 두 배 이상 많은 양으로 1973년 전국 관측망이 갖추어진 이래 가장 많은 강우량이다.

   
▲ 태풍이 몰려오기 직전의 하늘 모습.
중부·남부·제주로 나누어 살펴보면 중부지방은 785.4㎜, 남부지방은 653.1㎜를 기록해 관측이래 가장 많은 비가 내렸고, 제주지방은 596.8㎜로 관측이래 일곱 번째의 강우량을 나타냈다. 이 기간 내린 비의 양은 우리나라 평균 연 강우량 1천300㎜의 약 60%를 차지하는 것으로 장마기간 많은 비를 내리게 했던 원인으로는 장마기간 동안 3개 태풍의 직·간접적인 영향으로 많은 양의 수증기가 우리나라에 유입돼 장마전선을 활성화 시켰기 때문으로 보고 있다.

특히 7월 9∼10일에는 제3호 태풍 ‘에위니아(EWINIAR)’영향으로 남부지방에 많은 비가 내려 남해의 경우 이틀동안 401㎜의 기록적인 폭우가 내렸으며, 제4호 태풍 ‘빌리스(BILIS)’와 제5호 태풍 ‘개미(KAEMI)’는 중국에 상륙해 열대 저압부로 변질된 동아시아 지역에 습윤한 공기를 지속적으로 공급하면서 장마전선을 더욱 활성화 시켜 7월 14∼20일 한반도에 집중호우를 유발했다.

이 기간 누적강수량이 홍천 563㎜, 인제 476㎜, 서울 389㎜에 달했으며 이 기간 동안만 48명의 인명피해가 났고 3천600여 개 동의 주택이 침수돼 집계된 이재민이 2천600여 명을 넘었다.

또한 7월 26∼29일에는 중국 화남으로 상륙한 태풍 ‘개미’에 동반된 다량의 수증기가  확장하는 고기압 가장자리를 따라 우리나라에 유입, 서울·경기, 강원, 충청 및 경북북부지방에 집중호우가 발생했다.

26일에는 전북, 충남 중부 및 서해안, 경북 북부지역에 27일과 28일에는 서울·경기, 충청 및 경북 북부지역에 호우가 발생, 이 지역 일부에서는 29일 낮까지 강수가 이어지면서 100∼530㎜의 많은 비가 내렸다.

7월 한달 간 태풍 및 집중호우로 인해 16개 시·도, 213개 시·군·구에서 63명(사망 49, 실종 13)의 인명피해와 1천87세대 2천790명의 이재민이 발생했고 전국적으로 1조5천여 억 원의 재산피해가 발생한 것으로 파악됐다.

특히 지난해 전국피해액의 95.4%를 차지한 강원도의 주요 피해 현황을 살펴보면, 강원도는 7월 14일 강우가 시작해 20일까지 지속적으로 많은 비가 내렸다. 이 기간 강원도에 위치한 각 관측소의 총누가강우량은 봉평 694㎜, 횡성 650㎜, 청일 612㎜, 서곡 554㎜, 인제(설악) 441㎜, 양양 325㎜, 평창 344㎜ 등으로 봉평, 인제, 양양, 평창, 한계령관측소의 경우는 지속기간 1시간 최대강우량이 83㎜, 97㎜, 103㎜, 82㎜, 113.5㎜로 200년 빈도의 규모를 나타냈다.

특히 7월 15∼16일에는 집중호우가 발생, 양양 한계령관측소의 경우 15일 8∼11시까지 3시간 동안 231㎜가 내렸으며, 평창 신리관측소의 경우에는 15일 11시∼16일 14시까지 429㎜가 내렸다.

이 같은 집중호우로 인해 덕산천, 평창지역에 많은 산사태가 발생했으며, 소하천과 2급 이상의 중규모 하천 합류점에서 급격한 유량 및 수위증가에 따른 역류로 인한 월류 및 제방붕괴로 신천리 농경지 7.2ha, 남면 연당리 일대 56가옥 및 농경지 45ha, 방절리 일대 31가옥 및 농경지 24ha 등이 침수됐다.

   
강원도는 7월 14∼24일까지 내린 비로 인한 피해액은 총 1조4천189억5천300만 원으로 같은 기간 전국피해액(1조4천869억5천900만 원)의 95.4%를 점유했으며, 그중 인제(4천565억 원), 양양(1천626억 원), 평창(4천492억 원), 정선(1천290억 원), 영월(458억 원) 지역의 피해액은 1조2천431억 원(전국대비 83.6%)으로 이 지역의 피해가 엄청났음을 짐작할 수 있다.

   
▲ 사회봉사단체 및 군인들이 수해복구에 비지땀을 흘리고 있는 장면.
인명피해도 하천급류 9명, 하천범람 19명, 산사태 13명, 기타 3명으로 총 44명의 인명피해가 발생, 이는 같은 기간 전국 인명피해(52명)의 84.6%에 해당하는 수치이다.

이와 같이 강원도 지역의 홍수 피해가 큰 이유는 강원 산간계곡의 집중호우로 산사태에 의한 토석류가 발생해 산간오지마을이 유실 및 매몰 등의 피해가 집중됐고, 유출된 토석류가 하천을 메우고 수목 등이 교량에 걸려 하천범람 및 제방붕괴로 이어져 하천 주변 주택, 농경지, 도로유실 등의 피해가 집중했기 때문으로 파악되고 있다.

특히 산간지역의 도로의 경우 절개지, 계곡 등에서 유출된 토석류와 산사태 등으로 국도, 지방도의 붕괴 및 매몰피해가 극심했고 평창의 경우 농경지 객토가 하천으로 유입, 홍수범람을 가중시켰다.

또한 7월 10일 대풍 ‘에위니아’의 상륙으로 인해 남강댐 하류부에 위치한 진주지역의 경우 7월 8일부터 10일까지 306.5㎜의 강우량이 발생했다. 이 기간 남강지역에 위치한 각 관측소의 일 최대누가강우량은 진주AWS 203㎜, 대곡면 222㎜, 문산읍 233㎜, 금곡면 200㎜, 영헌면 326㎜, 영오면 272㎜, 개천면 324㎜, 대가면 252㎜ 등이었으며 영헌면, 개천면의 경우는 약 200년의 발생빈도를 나타냈다.

집중호우로 인해 진주시 관내에는 가옥침수 및 반파 533동, 농경지 및 시설하우스 침수 3천452ha, 도로8개소 169m, 하천 35개소 3천885m, 소규모시설 8개소 563m, 학교시설 5개소, 문화재(진주성)1개소, 문산하수처리장 기계실 침수, 산사태 및 조경수 41.5ha가 피해를 입었으며, 남강댐 유입량이 급격히 늘어나 남강 본류쪽으로 초당 380톤의 물을 방류함으로써 영천강물이 갑자기 불어나 영천강 유역인 문산읍, 금곡면 및 영현면에서는 제방 월류 및 붕괴로 주택 및 농경지 침수 등 총 210여억 원의 막대한 재산 피해가 발생했다.


올 여름철 기상 전망

올 여름엔 무더위가 예년보다 빨리 시작되고 장마기간도 예년보다 더 길어질 것으로 보인다. 특히 대기 불안정으로 인해 지역에 따라 큰비가 쏟아질 가능성이 높기 때문에 폭우로 인한 피해가 우려된다.

기상청은 지난달 23일 발표한 올 여름철(6∼8월) 기상예보에 따르면, 최근 가속화되고 있는 지구온난화와 우리나라 남쪽에 위치한 북태평양고기압이 평년보다 다소 강하게 발달하면서 올 여름철 날씨의 변동폭이 커질 것으로 내다봤다.

장마는 예년보다 3∼4일 빠른 이 달 20일쯤부터 시작, 7월 하순에 끝날 것으로 기상청은 전망했다. 장마기간이 길어지면서 강수량도 평소보다 많아질 것으로 보인다.

태풍은 여름철 동안 약 10개가 발생하여 우리나라에는 2∼3개(평년 2.4개)가 영향을 줄 것으로 전망됐다. 월별로 보면 6월에는 북태평양고기압이 점차 확장하면서 남서류 유입에 의하여 기온이 평년보다 높고 기압골의 영향과 이른 장마의 시작으로 평년보다 강수량이 많겠다고 예상했다.

또 7월 전반에는 장마전선이 일시적인 소강상태를 보이고, 후반에는 장마전선의 영향권에서 벗어나 무더운 날씨를 보이겠으나 기온과 강수량은 평년과 비슷하며, 8월에는 기온은 평년과 비슷하여 무더운 날이 많고 대기불안정으로 인한 국지성 호우의 가능성이 높다.

기상청 관계자는 “장마가 끝난 8∼9월에도 대기 불안정으로 인해 지역에 따라 폭우가 쏟아질 가능성이 높기 때문에 주의가 요구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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