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동욱 교수 정책제언] 강원대 환경공학부 교수, 본지 논설위원, 환경부 수질국장·상하수도국장 역임, 서울공대 졸업/(『워터저널』7월호에 게재)

전국 하수처리장 방류수 소독 철저히 해야
대도시 하류 수역 분원성대장균 농도 급격히 높아져


   

 

 

“대도시 하수처리장 방류수 분원성대장균 농도 지금보다 대폭 줄이면 하류 수역 수질 크게 개선”

우리나라 4대강 주요 수역의 최근 5년간 분원성대장균 농도평균치는 수영과 같은 1차 적인 신체 접촉뿐만 아니라 유선행위와 같은 2차 적인 신체 접촉에도 위험할 만큼 높다. [그림 1]에서 보는 것과 같이 한강의 잠실 수중보 경우, 상류 수역의 분원성대장균 농도는 100mL당 38∼255개, 하류 수역은 843∼3천97개로 나타나고 있다(2002∼2006년 기간 평균치).

[그림 1] 4대강 주요 수역의 분원성대장균 농도(환경부, 2006년)

   

낙동강의 경우 봉화, 도산 등 상류 수역의 분원성대장균 농도는 50개 정도이다. 그러나 안동, 예천, 상주 등 중소도시를 지나면서 109에서 389개로 점점 높아지다가 구미, 대구 등 대도시를 지나면서 그 농도가 수천 개로 높아진다.

금강의 경우는 영동·옥천지점 등 상류 수역의 분원성대장균 농도는 두 자리 숫자를 나타내고 있으나 청원지점 227개, 연기지점 205개, 강경지점 251개 등으로 4대강 중 비교적 농도가 낮은 편이다.

영산강의 경우 담양·우치지점 등 상류 수역의 분원성대장균 농도가 세 자리 숫자로 측정되고 있으며, 광주천 바로 상류인 광주 1지점은 1천62개, 그 바로 하류인 광주 2지점은 4천877개로 나타나고 있다. 이러한 측정치는 하류지점인 광산(2천945개), 나주(1천503개), 영산포(558개), 함평(371개), 무안(528개) 등으로 감소하는 추세를 보이고는 있으나 전수역에 걸쳐 모든 친수활동이 불가능한 농도다.

   
▲ 우리나라의 모든 하수처리장 방류수의 분원성대장균 농도를 100mL당 200개로 낮춘다면 4대강 유역의 거의 모든 주요 수역이 분원성대장균 수질기준으로 최소한 ‘멱 감을 수 있는’ 물은 될 수 있을 것이다.
참고로 미국의 경우, 식용 어패류 서식 용수 수질환경기준은 30일 기간 중 동일간격으로 채취한 5개 이상 시료 분석치의 중위수가 100mL당 분원성대장균이 14개를 초과하지 않아야 한다고 정하고 있다. 국제적으로 합의된 상수원수의 수질환경기준 중 총대장균군수는 100mL당 100개 이하, 분원성대장균은 20개 이하이다. 수영용수의 분원성대장균 수질환경기준은 200개 이하이다.

[그림 2]는 대도시의 하수처리장 방류수의 영향을 받는 하류 수역의 분원성대장균 농도가 급격히 높아지는 현상을 나타내고 있다. 한강의 뚝도 하류 수역의 경우, 그 수질에 영향을 주는 중랑·탄천·남지·서남하수처리장이 있고, 낙동강 수역의 경우에는 구미시하수처리장, 대구시의 달서천·신천·서부·북부하수처리장이 하류 수역의 분원성대장균 농도에 큰 영향을 미친다. 영산강 수역 경우에도 광주 제1 및 광주 제2하수처리장이 하류 수역의 분원성대장균 농도에 미치는 영향은 100mL당 수천 개를 나타내고 있다.

[그림 2] 하수처리장방류수가 하류 수역의 분원성대장균 농도에 미치는 영향

   

대도시의 하수처리장 하류 수역의 분원성대장균 농도가 급격히 높아지는 이유는 하수처리장 방류수 중에 포함된 분원성대장균의 농도가 높기 때문이다. 전국의 총 294개 하수처리장의 방류수의 연평균(2005년) 총대장균 농도는 100mL당 최저 200에서 최고 31만5천 개로 나타나고 있다.

서울시의 탄천하수처리장 등 4개 하수처리장 방류수의 총대장균 농도는 6만3천400∼14만9천900개의 범위이며, 구미하수처리장 4만1천 개, 대구시 하수처리장들도 최고 11만7천700개로 나타나고 있다. 광주 제1하수처리장과 광주 제2하수처리장도 1만6천 개로 측정됐다.

이 같은 사실은 대도시의 하수처리장 방류수의 분원성대장균 농도를 지금보다 대폭 줄이면 하류 수역의 수질을 크게 개선할 수 있다는 것을 의미한다. 물론 도시에서 발생하는 분원성대장균 중에는 비점오염원으로 하수처리장에 유입되지 않는 부분도 있지만 대부분이 하수처리장으로 유입된다는 점에서 하수처리장 방류수의 살균처리를 강화해 분원성대장균 농도를 낮추는 것이 하천의 분원성대장균 오염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제1차 적인 대책이 되어야 한다.

또한 하수처리장 방류수의 살균처리가 가장 효과적이고 경제적인 방법이다. 비점오염원으로 변한 분원성대장균은 기술적, 경제적으로 잡기가 어렵지만 하수처리장에 유입된 분원성대장균은 ‘잡은 고기’로, 잡은 고기를 방류구에서 놓친다면 아까운 일이 아니겠는가.

우리나라의 모든 하수처리장 방류수의 분원성대장균 농도를 100mL당 200개로 낮춘다면 4대강 유역의 거의 모든 주요 수역이 분원성대장균 수질기준으로 최소한 ‘멱 감을 수 있는’ 물은 될 수 있을 것이다.

자외선소독법·염소소독법 원리

하수처리장에서 사용할 수 있는 살균방법으로는 자외선소독법, 오존소독법, 염소소독법, 과산화아세틸산법(Peracetic acid), 전자빔소독법(Electron beam) 등이 있다. 우리나라 하수처리장에서 사용하고 있는 살균방법은 염소소독, 오존소독 및 자외선소독 등 3가지가 있다. 전국의 총 294개 하수처리장 중 염소소독과 자외선소독 방법을 사용하는 하수처리장이 대부분이다.

자외선소독법은 염소나 오존소독법과는 소독기전이 다르다. 염소나 오존소독법은 미생물의 세포 구조를 파괴하거나 신진대사에 간섭하고 광합성과 성장을 방해해 미생물을 죽이지만, 자외선은 미생물의 핵산(DNA또는 RNA)을 파괴함으로써 그 번식능력을 제거한다. 미생물이 인체에 침입했을 경우 번식을 불가능하게 하여 질병에 걸리지 않게 하는 것이다.

[그림 3]과 같이 자외선은 그 파장의 길이가 200∼300㎚ 범위에서만 DNA 구성물질(nucleotides)에 흡수된다. 이러한 흡수율은 파장의 길이 260㎚에서 최대가 되고, 230㎚에서 최소가 된다. 저압 수은아크등은 그 빛에너지의 90%가 254㎚부근의 파장을 가지고 있다.

자외선소독에서 가장 중요한 것 중 하나가 자외선의 강도다. 자외선의 강도는 단위면적당 와트의 단위(W/㎡)로 표시된다(Halliday and Resnick, 1978). 자외선 투여량은 자외선의 강도에 노출시간을 곱한 것으로 정의된다. 일반적으로 사용되는 자외선 투여량 단위는 단위면적당 줄(J/㎡, 또는 mJ/㎠)과 단위면적당 밀리와트-초(mWs/㎠)를 사용한다.

일반적으로 자외선투여-반응관계는 자외선투여 전후의 표본의 미생물 농도비를 사용해 구한다. 자외선투여 전후의 표본 중 미생물의 농도를 각각 N0, N이라고 할 때, log 저감율은 log 저감율=log10 N0/N 식으로 표현된다. 예를 들어, 우변의 값이 3이면 ‘3 log 저감률’이라고 한다.

[그림 3] 핵산구성물질과 핵산의 자외선 흡수율(Jagger, 1967년)

   

자외선소독의 효율은 표본 중에 포함돼 있는 부유물질 등에 의해 큰 영향을 받는다. 그 이유는 자외선 투과시 미생물이 물 속에 있는 고형물질 안에 숨거나 차폐돼 노출을 피할 수 있기 때문이다.

이러한 은신 및 차폐현상이 자외선 살균처리에 있어 ‘감쇄효과(tailing-off effect)’의 원인이 될 수 있다. 자외선 투여량이 많은 데도 불구하고 상대적으로 미생물 농도가 변하지 않을 때는 고형물질에 은신한 미생물이 그만큼 많다는 것을 말한다.

[그림 4]는 부유물질 및 철의 농도와 자외선투과율의 관계를 나타낸 예를 든 것이고, [그림 5]는 자외선 투여량과 부유물질 및 방류수의 분원성대장균 농도의 관계를 나타낸 예를 든 것이다.

[그림 4] 부유물질 및 자외선 투과율의 관계

   

실험결과에 의하면 일반적으로 부유물질 농도 30㎎/L에서 65%의 투과율을 가진 자외선을 30㎽/㎠ 양만큼 투여하면 하수의 미생물을 4log 저감시킬 수 있다(USEPA, 1986). 그밖에도 몇 가지 예를 더 들면, 미처리하수와 방류수를 6대 4의 비율로 혼합한 표본에 75㎽/㎠ 양의 자외선을 투여했을 때 박테리아의 농도는 100개/100mL로 나타났으며, 2차 처리한 하수의 방류수에 55㎽/㎠ 양의 자외선을 투여했을 때 총대장균의 농도는 240개/100mL로 나타났다(WERF, 1995).

우리나라뿐만 아니라 세계적으로도 염소소독법은 널리 사용되고 있다. 염소의 소독능력은 시간경과에 따른 분원성대장균과 총대장균의 농도변화를 통해 평가된다. 소독 후의 지표생물종의 농도변화를 예측하기 위해 보통 수학식을 사용한다. 예를 들어, 콜린스(Collins) 모델은 Yt=Y0/(1+0.23CT)의 등식에 의해 잔류염소 농도와 접촉시간의 함수로서 지표미생물의 농도변화를 예측한다.

   
▲ 하수처리장 방류수의 처리목표는 최소한 기술근거기준에 적합해야 하고, 나아가 수용수역의 수질목표를 근거로 설정되어야 한다.
여기서, T는 접속시간(분)을 말하며, Yt는 시간(T) 경과 후 지표미생물의 농도(MPN/100mL), Y0는 당초 지표미생물의 농도(MPN/100mL), C는 시간 경과 후 잔류염소의 농도(㎎/L)를 의미한다.

염소소독법은 장점도 많지만 여러 가지 단점도 함께 가지고 있다. 염소로 소독된 물이 공공수역에 방류되면 잔류염소와 염소소독 부산물이 함께 방류된다. 잔류염소의 농도가 일정 수준 이상이 되면 수중생물에 독성물질이 될 수 있다. 잔류염소의 치명적인 효과는 염화아민보다 낮은 농도에서 급성으로 발생할 수 있다는 것이다.

염소는 물 속의 유기물과 반응해 트리할로메탄이라고 불리는 염화탄화수소를 생성한다. 트리할로메탄은 발암성 물질이다. 염소 내성이 있는 물고기의 경우에도 염소농도 0.2㎎/L의 방류수를 하루 2시간 이상 방류해서는 안되며, 내성이 약한 물고기의 경우에는 0.04㎎/L의 방류수를 하루 2시간 이상 방류해서는 안 된다(Brungs, 1973).

또 한 가지 주의할 점은 염소는 유입수역에서 알지 못하는 사이에 병원성미생물의 번식을 촉진하는 결과를 가져올 수도 있다. 염소는 큰 단백질 분자를 작은 단백질이나 아미노산으로 분해하게 되는 데 이것은 대장균의 좋은 먹이가 되기 때문이다.

총대장균 처리목표 재설정 시급

우리나라의 하수처리장의 방류수 소독 정책의 문제점의 하나는 지표미생물의 처리목표가 뚜렷하지 않다는 것이다. 하수처리장 방류수의 처리목표는 최소한 기술근거기준(Technology-based Effluent Limit)에 적합해야 하고, 나아가 수용수역의 수질목표를 근거로 설정되어야 한다.

현재 하수처리장 방류수 수질기준은 총대장균 농도 3천 개/mL(특정지역의 경우 1천 개/mL 이하)로 되어 있는 데, 이 수치가 무엇을 근거로 설정된 것인지가 확실하지 않다. 이러한 수치는 현재 사용되고 있는 경제적으로 무리가 없는 최선활용가능기술(Best Available Technology Economically Achievable, BAT)수준에서 현재의 하수처리장 방류수의 총대장균 농도를 정했다고도 볼 수 없다.

이는 현재 전국 대부분의 하수처리장 방류수의 총대장균 농도가 1천 개/mL 이하인 것을 보아도 알 수 있다. 예를 들어, 총대장균이나 분원성대장균의 총량관리를 하는 외국의 경우, 하수처리장의 방류수 중 총대장균 농도는 보통 100개/100mL 미만이고 분원성대장균의 경우 20개/100mL 미만이다. 우리나라도 하수처리장 방류수의 총대장균 및 분원성대장균 농도기준을 합리적으로 검토할 때가 됐다.

여기서 자외선소독과 염소소독에 대해 비교적 상세히 살펴본 것은 이 두 가지 소독방법이 우리나라에서 가장 많이 사용되고 있기도 하지만 이 소독방법의 기술적, 경제적인 문제와 생태계에 미치는 영향 등을 종합적으로 검토하는 것이 필요하기 때문이다.

대상 수역의 생태적 중요성, 용수목적, 규모, 위치, 수량 등이 가장 적합한 소독방법과 소독 정도를 결정하는 주요 변수가 될 수 있다. 예를 들어, 하수처리장 방류수 소독에는 많은 비용이 소요되기 때문에 경제적인 요인을 고려해 여름철과 겨울철의 방류수 수질기준을 달리 정하는 것이다.

아울러 상수원수로 사용되는 수역에 유입되는 하수처리장 방류수의 수질환경기준은 계절에 불구하고 일정하게 유지하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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