류재근 박사

류재근 박사 칼럼
 

“안개(Fog)를 잡는 기술 개발이 필요하다”


▲ 류 재 근 박사
·본지 회장
·국립한국교통대학교 명예석좌교수
·㈔한국환경학술단체연합회장
·㈔한국환경분석학회 명예회장
·(전)한국물환경학회장(현 고문)
·(전)국가과학기술자문위원(6,7대)
·(전)국립환경과학원장
·(전)한국환경산업기술원장
21세기 들어 지구온난화가 더욱 가속화되는 가운데, 물이 부족할 때 안개를 이용해 먹는물 뿐만 아니라 생활용수를 만드는 기법에 대한 연구가 필요한 때다. 물산업 육성의 일환으로 사막지역에서는 안개를 이용해 물을 생성해내는 기술을 4차 산업의 기법 중 하나로 사용하고 있다.

요사이 우리나라에서도 해수담수화를 통해 먹는물을 만들고 공업용수를 처리해 다시 사용하는 등 물산업 기술개발에 관심이 높다. 이러한 기세를 몰아 남미나 중동, 아프리카와 같은 물부족 지역에 안개와 습도를 이용해 먹는물을 생산할 수 있는 기법에 관한 연구가 선진국보다 앞서 연구개발 되기를 기대한다.

인구 성장의 압력과 깨끗한 물에 대한 증가하는 수요를 충족시키기 위해서는 인습(因習)에 매이지 않는 수자원 개발이 필요하다. 정기적으로 비가 내리지 않고 강을 갖고 있지 않은 건조한 지역일수록 이러한 노력은 더욱 절실히 필요하다.

일부 건조지역에서는 담수의 수요를 해결하기 위해 안개를 이용했다. 알맞은 상황에서 안개수의 수집과 사용은 수자원을 확보하는 데 매우 적절한 해결책이 될 수 있다. 안개를 이용해 물을 생성하려는 계획은 주민의 하루 필요량의 물을 공급하기 위한 비용이 거의 8달러에 이르렀던 칠레 북부 천궁도라는 도시에서 시작되었다.

이 도시 사람들은 망가지고 바퀴 자국난 길로 물을 운송하는 데 큰 어려움을 겪었다. 게다가 물 값은 일반 주민들은 절대 감당할 수 없을 정도로 턱없이 높았다. 당시 일반 가구 한달 평균 수입의 40%에 맞먹을 정도였다.

1987년 11월 칠리안 대학과 국가 산림 연합은 안개 덫을 사용하여 산 근처를 덮고 있는 안개로부터 물을 모으는 사업을 시작했다. 각기 넓이가 48평방미터(㎡)에 이르는 50개의 수집기가 도시에 세워졌다. 이 기기에 사용된 물질은 칠레에서 만들어진 값싼 2중 폴리프로필렌 구조의 망사 그물이다. 수집기는 그 어떠한 에너지도 필요하지 않은 수동 기기들이다.

게다가 수집기들이 보통 거주 지역보다 높은 곳에 위치하기 때문에 물은 중력에 의해 흘러 옮겨졌다. 이 시스템을 통해 도시는 3년간 계속되는 가뭄에도 하루 평균 7천200리터(L)의 물을 얻을 수 있었다.

오늘날 지구온난화로 사막화가 진행되는 지역이 점차 늘고 있다. 그런데 이런 상황 속에서도 안개와 빗물을 잘 이용하지 못하고 있는 나라가 많다. 기술개발이 제대로 이뤄지지 않고 있다고 생각한다. 우리나라의 경우 빗물을 활용한 물생산 기술을 한무영 서울대 교수가 G-7 환경공학기술로 개발해 현재 국내 많은 지역이 이용하고 있다.

비가 오지 않는 지역이나, 오더라도 물관리를 잘 하지 못해 오염을 막을 수 있는 기술이 없어 수인성 전염병 감염률이 높은 국가들이 있다. 현재 그러한 국가들에 우리나라 물산업 기술을 수출하고 있으나 안개를 수집하는 기술과 습도를 이용하여 물을 만드는 정수기 기술을 개발해 수출하는 것도 4차 산업혁명의 한 분야라고 본다.

우리나라도 안개를 수집하여 먹는물로 만드는 기술을 개발하고 습도를 이용한 정수기를 개발하여 중동이나 아프리카, 남미 등 물부족 국가에 공급할 수 있도록 속히 연구·개발되기를 기원한다. 늦기 전에 이 분야 R&D사업에 투자하기를 바란다.

 [『워터저널』 2019년 10월호에 게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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