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동욱 박사

김동욱 박사 정책제언


“기후변화 일으키는 인위적 행위 줄여야 한다”

자연적 변화와 달리 인위적 기후변화는 생태계 교란·파괴에 치명적
특정 지역 고유의 강수형태 살펴 지역특성에 적합한 대책 마련해야


▲ 김 동 욱 박사
•한국물정책학회장
•본지 논설위원
•전 강원대 환경공학부 교수
•환경부 기획관리실장·상하수도국장·수질보전국장 역임
기후변화, 그리고 세계 평균 강수량

세계의 물 분포

세계 물의 총량은 137경7천27조㎥이며, 그 중 96.95%에 해당되는 133경5천40조㎥가 바닷물이다. 빙설과 지하수 형태로 있는 물의 양은 각각 2경6천350조㎥와 1경5천300조㎥로 총량의 1.91%와 1.11%를 차지한다. 강·호수, 토양에 있는 물의 양은 각각 178조㎥와 122조㎥로, 둘 모두 총량의 0.01% 수준이다. 그밖에 대기 중에 13조㎥, 초목에 2조㎥의 물이 있다([표 1] 참조).

빙설은 북극과 남극지역에 주로 분포하고 지하수, 강, 호수, 토양, 동토 및 식생은 육지지역에 분포한다. 대기는 해양과 육지지역을 포함한다. 세계의 물 분포에서 중요한 것은 육지지역의 물 분포다. 물이 없는 육지지역에서는 생물이 살 수 없기 때문이다.

세계의 물순환

세계의 물은 태양에너지의 작용으로 증발산과 강수에 의해 육지와 해양을 끊임없이 순환한다. 태양열을 받아 육지와 해양에서 증발산한 물은 수증기와 구름의 형태로 대기 중으로 떠올랐다가 그 자리에 강수의 형태로 떨어지거나 바람에 의해 이동하여 다른 장소에 떨어진다.

육지에서 증발산한 물은 강수의 형태로 대부분 육지에 떨어진다. 해양에서 증발산한 물은 대부분 해양에 떨어지지만 일부는 바람을 타고 이동하여 육지에 떨어진다.

 
육지에 떨어지는 강수는 그 절대량과 강수지역이 결정적인 중요성을 가진다. 강수량과 강수지역이 육지생태계에 결정적인 영향을 미치는 요소들이기 때문이다. 육지지역의 강수량은 지형 등에 의해 지역적으로 차이가 많다. 이는 열대우림지역, 초원지역, 사막지역, 온대지역, 한대지역 등은 기온과 강수량을 기준으로 한 지역구분이다.

세계의 물순환은 태양에너지에 의해 유발된 바다와 육지에서의 증발산으로부터 시작된다. 평년 바다에서의 증발산량은 426조㎥이며, 육지에서의 증발산량은 74조㎥이다. 바다의 증발산량 중 386조㎥는 바다에 그대로 떨어지고, 나머지 40조㎥는 바람에 의해 이동하여 육지에 떨어진다.

한편 육지의 증발산량 74조㎥는 전량 그대로 육지에 떨어진다. 이것은 연간 육지에 떨어지는 강수량이 114조㎥라는 것을 말한다. 육지에 떨어진 강수량 114조㎥ 중 74조㎥는 다시 증발산하고, 나머지 40조㎥는 지표수와 지하수 형태로 바다에 흘러들어간다. 이로써 세계의 물순환은 다시 시작된다([그림 1] 참조).

 
육지의 연평균 강수량은 765㎜

지구의 표면적은 5억1천6만5천285㎢다. 그 중 육지 표면적은 1억4천893만9천63㎢로 약 29.2%를 차지하고, 해양 표면적은 3억6천112만6천222㎢로 70.8%를 차지한다.

해양과 육지에서 증발산하는 물의 양은 연간 500조㎥이므로 해양과 육지를 포함한 지구 표면의 평균 강수량은 980㎜이다. 지구의 증발산 총량 중 해양에 떨어지는 수량은 386조㎥다. 해양 평균 강수량은 1천69㎜인데 반해, 육지의 평균강수량은 765㎜이다. 육지에 떨어지는 수량은 114조㎥다.

강수량이 의미를 가지는 것은 강수량과 생태계와의 관계에서 비롯된다. 생물은 물이 있는 곳에서만 존재할 수 있어 일반적으로 물이 풍부한 곳에 생물이 풍부하고 생태계가 다양하다. 해양에는 물이 항상 포화상태이므로 해양생물과 해양생태계는 강수량과 관계가 없다. 그러나 육지의 생물과 생태계는 필요한 물의 공급을 강수에 의존하기 때문에 강수량이 적거나 없는 곳에서는 생태계가 빈약하거나 거의 없다.

큰 편차 보이는 육지 지역별 강수량

지역별 육지의 강수량은 강수량이 거의 없는 사막지역부터 연간 수천㎜가 넘는 열대우림지역까지 그 편차가 매우 크다. 강수량이 거의 없는 사막지역에는 대체로 생물체가 살고 있지 않으며, 연간 강수량이 100㎜∼200㎜에 불과한 초원지역에서는 생물체의 밀도가 현저히 낮다. 기온이 낮은 극 지역에는 강수량에 관계없이 생육하는 생물체가 희소하다.

육지의 강수량을 기준으로 연간 강수량이 2천㎜가 넘는 열대우림지역, 1천∼2천㎜의 온대지역, 500∼1천㎜의 온대습윤지역, 250㎜∼500㎜의 초원지역, 250㎜ 미만의 사막지역 등으로 구분된다.

열대우림지역은 주로 적도 부근에 위치하고 있으며, 온대지역은 남북회귀선을 중심으로 그 부근에 위치한다. 사막지역은 주로 아프리카 북부, 아시아의 중북부와 북아메리카 중북서부, 그리고 남아메리카 서부에 위치한다([그림 2] 참조).

 
현재 육지의 지역적 강수형태는 오랜 시간에 걸쳐 정착된 것이며, 강수형태에 따라 지역적으로 특유한 생태계가 생성과 발전을 거듭해왔다. 인위적인 기후변화 등이 발생해 강수형태가 갑자기 변하면 그 여파로 기존의 생태계가 교란, 파괴될 수 있다.

새로운 강수형태에 의해 기존의 생태계가 파괴되면, 거기에 의존하여 왔던 인간도 치명적인 영향을 받을 수 있다. 새로운 강수형태에 의한 새로운 생태계의 생성은 그 다음의 문제다.

중요한 것은 지역 강수형태의 변화

세계 각 지역의 강수형태는 지역적인 특성을 가지고 있다. 특정 지역의 강수형태가 평균상태에서 크게 벗어나 극단적인 홍수나 가뭄이 발생하면 그 지역의 기존 생태계와 인간에게 큰 타격을 주게 된다. 자연 상태에서는 비교적 긴 시간을 두고 강수형태가 변화하기 때문에 그 지역 생태계는 그러한 자연적인 강수형태 변화에 적응할 수 있는 시간적인 여유가 있다. 그러나 인위적인 요인에 의한 급격한 기후변화로, 강수형태가 짧은 시간에 극단적으로 변할 경우에는 생태계가 크게 교란되거나 파괴될 위험이 있다.

인위적인 기후변화 등으로 인한 급격한 강수형태 변화를 막으려면 기후변화의 원인이 되는 인위적인 행위를 줄이거나 중지해야 한다. 그러한 인위적인 행위의 감축, 중단이 충분치 못할 경우에는 극단적인 홍수나 가뭄에 대해 그 지역특성에 적합한 대책을 세우는 것도 매우 중요하다.

대책의 한 예로, 댐, 저수지 등 인공적인 저수시설을 설치하는 것을 생각할 수 있다. 이러한 저수시설은 홍수 시에는 상류의 물을 저장하고, 가뭄 시에는 저장된 물을 공급할 수 있다.

육지에 있어서 강수형태는 현재의 강수형태가 중요한 의미를 가진다. 특정 지역의 강수량의 증가나 감소, 강수시기, 집중도 등의 변화는 그 지역생태계에 치명적인 영향을 미친다. 이와 같이 중요한 것은 지역적인 강수형태의 변화다.

세계 평균 강수량의 변화는 그다지 중요하지 않다. 기후변화로 인해 세계 평균 강수량이 증가할 경우에도 그 증가분이 주로 사막이나 초원지역 등 현재 강수량이 적은 곳에 떨어진다면, 그러한 기후변화는 나쁠 것이 없다.

강수량, 강수시기, 강수집중도 등 강수형태는 육지생태계에 절대적인 영향을 미친다. 지구 표면 전체의 평균 강수량은 980㎜이다. 해양 평균 강수량은 1천69㎜이고 육지 평균 강수량은 765㎜이다.

지금 흔히 사용하고 있는 ‘세계 평균 강수량’은 엄밀히 말하면 ‘육지 평균 강수량’이다. 그러나 중요한 것은 세계 평균 강수량이나 육지 평균 강수량이 아닌, 특정지역의 지역 고유의 강수형태다. 고유한 강수형태의 급격한 변화는 재해를 초래할 수 있다.

[『워터저널』 2019년 11월호에 게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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