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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책브리핑] 우리나라의 기후변화 -진단과 전망
2020년 02월 04일 (화) 09:39:24 워터저널 webmaster@waterjournal.co.kr

 정책브리핑   우리나라의 기후변화 -진단과 전망


“기후변화 문제 부각해 사회적 분위기·공감대 형성해야”

선진적인 정책 기반 마련했으나 이행점검 미흡해 가시적 효과는 미미
실현 불가능한 큰 목표보다 적은 양의 감축 목표로 좋은 결과 기대해야


우리나라의 기후변화 정책­진단과 전망

2019년 우리나라는 1959년 이후 60년 만에 가장 많은 태풍을 경험했다. 점차 잦아지고 강력해지는 태풍의 여파로 우리는 지구온난화에 따른 기후·기상 변화가 일상생활에 미치는 영향을 새삼 되새기게 된다. 기후변화 대응은 에너지 수급 및 가격, 산업구조, 미세먼지를 비롯한 대기관리 정책 등 다양한 관점에서 통합적인 접근이 필요한 주제다.

한국환경한림원은 우리 정부의 기후변화 정책에 대한 현황을 분석·진단하고 향후 나아갈 방향을 모색하기 위해 2019년 11월 28일 오후 4시 30분 서울 양재동 소재 스포타임 멜론홀에서 ‘제52차 환경리더스포럼’을 개최했다. 이날 토론회에서는 ‘우리나라 기후변화 정책 - 진단과 전망’이라는 주제로 황석태 환경부 기후변화정책관이 발표를 했다. 그 내용을 정리했다.

   

▲ 황 석 태
환경부 기후변화정책관

이상기후, 하나의 새로운 정상상태

지구가 점점 뜨거워지고 있다. 지난 10월 9일 영국 BBC 방송 보도에 따르면 올해 지구촌 폭염 최고기록은 396차례나 경신됐다. 또한 세계 곳곳에서 유례 없는 가뭄과 한파, 폭우, 허리케인, 태풍, 산불 등으로 피해가 잇따르고 있다. 사람들은 이를 두고 ‘이상기후’라고 하지만 이제는 이 상황이 하나의 새로운 정상상태(new normal)가 된 것 같다. 이상기후가 더 이상의 이상기후가 아닌 상황이 온 것이다.

기후변화 대응을 위한 국제사회 동향을 보면, 1992년에 유엔기후변화협약(UNFCCC)이 채택됐고 1997년에 일본 교토에서 열린 기후변화협약 제3차 당사국총회(COP3)에서 교토의정서가 채택됐다. 이러한 체계가 지속적으로 이어져오다 2015년 열린 제21차 유엔기후변화협약 당사국 총회(COP21)에서 파리협정이 채택되어 신(新)기후체제로 변화했다. 파리협정의 주 내용은 ‘지구 온도 상승 폭을 산업화 이전 대비 2℃ 이하로 유지하고 더 나아가 온도 상승 폭을 1.5℃ 이하로 제한하기 위해 노력한다’는 것이다.

2019년 9월 23일 미국 뉴욕 유엔본부서 열린 유엔 기후행동정상회의에는 우리나라 문재인 대통령을 비롯해 앙겔라 메르켈 독일 총리, 에마뉘엘 마크롱 프랑스 대통령 등 65개국 정상들과 정부 대표, 산업계 및 시민사회 지도자, 국제기구 관계자 등이 참석했다. 이날 정상회의는 오는 2021년 파리 기후변화협정 시행을 앞두고 기후변화를 막기 위한 국가와 민간 부문의 행동 강화 계획을 발표하고 공유하기 위해 마련됐다.

   
 
국제사회, 2050년 ‘넷 제로’ 목표 설정

이날 정상회의에서는 ‘넷 제로(Net Zero)’가 큰 이슈가 됐다. 안토니오 구테헤스(Antonio Guterres) 유엔 사무총장은 “지구는 ‘멈추라’는 냉랭한 울부짖음을 내고 있다”면서 “기후변화를 막기 위해 우리가 협상할 때가 아니라 2050년까지 ‘넷 제로’를 위해 행동할 때”라고 강조했다. 넷 제로는 적극적인 온실가스 감축 활동과 더불어, 나무심기와 탄소배출권 구입 등 온실가스를 흡수하는 방안을 병행해 온실가스 배출량을 제로(0)로 만드는 것을 의미한다.

회의 결과, 우리나라를 포함한 65개국이 2050 탄소중립 목표에 참여하겠다고 밝혔으며, 87개 기업과 전 세계 은행의 약 3분의 1인 130개 은행이 1.5℃ 목표(지구온도를 산업화 이전 대비 1.5℃ 수준으로 제어) 동참을 선언했다. 또한 우리나라 포함 12개국의 녹색기후기금(GCF) 재정 기여 확대 등 각 국 정상 및 분야별 리더들이 기후행동 계획을 발표했다. 우리나라는 녹색기후기금 공여액을 1억 달러에서 2억 달러로 2배 늘릴 것이라 밝혔다.

프랑스나 독일 등 북구에 있는 나라들은 벌써부터 넷 제로를 선언했다. ‘제25차 유엔기후변화협약 당사국총회(COP25)’ 개최국인 칠레가 정상회의를 계기로 발족한 ‘Climate Ambition Alliance’의 2050 연대에는 영국, 독일, 프랑스, 아르헨티나, 뉴질랜드 및 남미 국가 등 65개국이 참여하고 있다. 유럽연합(EU) 또한 집행위 차원의 2050 탄소중립 목표 수립을 추진 중이며, 일부 회원국은 이미 목표를 설정했다. 영국은 2050년 탄소중립 목표의 법제화까지 완료했으며 프랑스나 독일 등 북구에 위치한 나라는 넷 제로를 선언하고 추진 중에 있다.

   
▲ 2019년 11월 28일 오후 4시 30분 서울 양재동 소재 스포타임 멜론홀에서 열린 ‘제52차 환경리더스포럼’에서 황석태 환경부 기후변화정책관이 ‘우리나라 기후변화 정책 - 진단과 전망’이라는 주제로 정책발표를 하고 있다.

세계 각국서 탈석탄 퇴출 움직임 보여

기후변화하면 빠지지 않고 등장하는 이야기가 온실가스와 탈석탄이다. 전 세계 온실가스의 45%가 석탄 등 연료 연소로 배출되고 있다. 2016년 11월 발표된 기후변화 보고서(Climate Analytics)에는 1.5℃ 목표 달성을 위해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국가는 2030년까지, 중국은 2040년까지, 나머지는 2050년까지 석탄 퇴출을 실현해야 한다고 나와 있다.

이에 영국, 독일, 미국, 중국, 일본 등 주요국은 탈석탄을 선언했으며 제23회 유엔기후변화협약 당사국총회가 계기가 되어 영국과 캐나다 주도로 ‘탈석탄 파트너십(Past Powering Coal Alliance)’도 발족했다. 이 기구에는 지난 2019년 9월을 기준으로 캐나다, 영국, 덴마크 등 30개 국가와 미국, 호주 주정부 및 우리나라 충청남도를 포함한 22개 지방정부가 가입했다.

   
 
기업들도 이에 적극 동참하고 있다. 2014년 뉴욕에서 열린 기후주간 행사에서 비영리 환경단체인 기후 그룹(The Climate Group)과 탄소정보공개 프로젝트(CDP)가 처음으로 ‘RE100’을 제시했다. RE100은 ‘Renewable Energy 100%’의 약어로 기업들이 사용 전력의 100%를 재생에너지로 충당하는 것을 목표로 하는 자발적 캠페인이다.

금융업계에서는 석탄발전에 대해 융자를 허용하지 않는다고 선언하는 기업들이 늘고 있다. UN 산하 책임투자원칙 주도기구 참여기관 1천900여 개 중 480여 개가 투자 결정에 있어 자발적으로 기후변화 관련 평가 지표를 도입한다고 밝혔으며, 소위 휘발유차와 경차를 퇴출하고 내연기관 전기차로 바꿔야한다는 이야기도 나왔다. 2025년부터 노르웨이와 네덜란드가 시행하는 내연기관 자동차 판매 금지를 시작으로 인도, 영국, 프랑스 등 많은 국가들이 관련 계획을 마련 중이다.

   
 
재생에너지 시장 흐름 놓쳐선 안 돼

신재생에너지 시장은 점차 확대되고 있다. 글로벌 신재생에너지 투자는 지속적으로 증가해 2016년 기준 약 2천416억 달러를 웃돌았다. 시장 점유율은 중국이 가장 높고 그 다음으로 미국, 영국, 일본, 독일 순으로 나타났다. 오는 2040년까지 신재생에너지 수요는 1차 에너지 소비 기준 2014년 대비 1.8배 성장할 것으로 전망되며, 에너지 수요의 20%를 신재생에너지로 충당 가능할 것으로 예상된다.

이에 비해 우리나라는 조금 뒤처져 있어 순위권에 없다. 아울러 재생에너지나 태양광에너지 시장에서 우리나라는 한 발 늦은 셈으로 지금부터라도 큰 흐름을 잘 잡아야 한다. 이에 우리나라는 앞서 언급한 9월 23일 기후행동정상회의에서 △저탄소경제로의 조기 전환 △녹색기후기금(GCF) 공여액 2배 늘리기 △제2회 P4G 정상회의 개최 △‘세계 푸른 하늘의 날’ 지정 제안 등 총 4가지 방안을 제시했다.

이날 회의에는 스웨덴 의회 앞에서 ‘기후를 위한 학교 파업’이라는 1인 시위를 벌여 전 세계적으로 화제가 된 만16세 환경운동가 그레타 툰베리(Greta Thunberg)가 참석했다. 툰베리는 기후변화의 심각성을 깨닫고 지난 2018년 9월부터 매주 금요일, 학교에 가는 대신 기후변화 대책 마련을 위한 시위를 시작했다. 이날 회의에서 그는 세계 정상급 인사들을 향해 “모든 미래세대의 눈이 여러분을 향해 있다”면서, “여러분이 우리를 실망시키기를 선택한다면 우리는 결코 용서하지 않을 것”이라고 목소리를 높이며 하루빨리 기후변화 대책을 마련할 것을 촉구했다.

국내 기후변화대응 기본계획 수립

2009년 우리나라는 2020년까지 온실가스를 배출전망(BAU) 대비 30%를 감축하기로 했지만 2018년 7월 2030년까지 BAU 대비 37% 감축으로 목표를 수정했다. 아울러 신기후체제에 대비하기 위한 범부처 기후변화대응 기본계획을 수립했다. 「저탄소녹색성장기본법」을 제정해 시행했으며 2012년에는 목표관리제를 통한 온실가스 감축활동을 시작으로 2015년 배출권 거래제를 도입했다.

부문별 기후변화대응 역량을 강화하기 위한 움직임도 있었다. 우리나라는 2009년 국가기후변화적응센터 지정을 시작으로 2010년에 국가온실가스종합정보센터(GIR)를 설립하고 2013년에 국가 녹색기술 연구개발(R&D)의 기획·수립지원 등을 수행하는 녹색기술센터를 설립했다. 아울러 녹색기후기금을 유치해 파리협정 비준 등 국제사회에서 기후변화 리더십을 발휘하고 있다.

또 배출권 거래제 참여업체가 2015년 524개사, 거래규모 573만 톤에서 2017년 592개사, 2천526만 톤으로 늘어나 점차 안정화 되어가고 있다. 이는 배출권 거래제에 따른 산업계 부담을 완화하기 위해 시작한 배출권 거래제 계획기간으로 제1차(2015년∼2017년), 제2차(2018년∼2020년)의 연장선인  3차 출범(2021년)을 앞두고 있다. 아울러 기후변화 적응대책 수립·이행을 위해 국제기후환경센터를 설립했으며, 2019년 세계 최초로 유엔 기후변화협약 적응 주간을 개최했다.

우리나라 온실가스 배출량 세계 11위

갖은 노력에도 불구하고 기후변화 관련 문제는 끊임없이 제기되고 있다. 문제는 온실가스 배출추이에 있는데 금융위기가 닥친 1998년도를 시작으로 온실가스 배출량이 계속해서 증가했다. 2014년도에 잠깐 주춤한 것을 보고 온실가스 배출의 정점이 2013년도가 아니었을까 추측했으나, 2017년도 기준 7억 톤이 넘는 온실가스 배출량을 기록해 최고치를 갱신했다. 2018년에는 더 늘어났을 것으로 보고있다.

   
 
온실가스 배출량은 연소연료를 따진다. 우리나라는 에너지 부문 연소연료비율이 87%로 높은 편에 속하며 성분별로는 이산화탄소(CO2)가 90% 이상을 차지한다. 우리나라의 온실가스 배출량은 세계 11위, 지난 2015년 기준 OECD 국가 중 연소연료에 의한 1인당 CO2 배출량으로는 6위에 해당한다.

이에 대비하여 2009년 ‘2020 온실가스 감축 로드맵’을 세웠지만, 국가 총 배출량 분석 결과 감축경로를 상회하고 있다. 목표 설정 이후 매해 최소 2.3%에서 최대 15.4%를 초과 배출했으며, 2010년부터 2013년까지는 배출실적이 배출 전망보다도 높았다. 온실가스 원단위 배출량은 전반적으로 감소 추세에 있다. 1997년까지는 온실가스 배출량 증가율과 경제성장률이 어느 정도 비례했으나, 1999년 이후 온실가스 원단위 배출량 실적을 지속적으로 개선해 2014년부터는 배출량 증가세가 둔화되어 현재까지 비슷한 수준을 유지하고 있다.

경제성장률과 온실가스 배출량의 상관성은 점점 낮아지고 있으며 아직까지 경제성장의 실질적 탈동조화(decoupling)는 발생하지 않고 있다. 그러나 국내총생산(GDP) 당 원단위 배출량은 감소하고 있어, 만약 온실가스가 감축된다면 GDP는 증가하고 온실가스는 줄어드는, 디커플링이 나타나는 긍정적인 효과를 볼 수도 있다.

   
 
정책에 비해 점검·가시적 효과 미흡

그러나 뒤집어 이야기하면 현재로서는 아무런 감축을 하지 못한 우려스러운 상황이 벌어지고 있는 셈이다. 부문별로 살펴보면 전환 부문에서 전원믹스 악화 및 전력수요 증가로 온실가스 배출량이 증가하고 있다. 가장 큰 원인은 원전예방 경비를 위한 석탄발전소의 신·증설과 액화천연가스(LNG) 소비 증가 등으로 인한 전력배출계수 악화다. 현재 우리나라는 석탄 화력이 늘어나고 있고 2023년도에 그 영향이 최대에 달할 것으로 보고 있다.

산업 부문에서는 저탄소 구조로의 전환이 미흡하고 감축기술 개발·보급이 부진한 것으로 평가됐다. 제철·석유화학·시멘트 등 주요 업종에서 온실가스 배출이 모두 증가하고 있다. 직접 배출량의 연평균 증가율은 점차 감소하고 있으나 목표대비 평균 9.9%를 초과한 실정이다.

건물 부문의 경우 최근 들어 폭염과 한파 등으로 에너지 사용량이 급속히 증가하고 있다. 건물 총 연면적 증가, 냉난방도일 증가 등의 영향으로 2015년 이후 총 에너지 사용량이 증가했다. 에너지 구성 비중의 경우 석탄과 석유는 감소하고 있으나 전기와 LNG 비중은 지속해서 증가하고 있다.

수송 부문에서는 저효율·고탄소 중심의 수송 수단이 확산되고 있다. 2014년까지는 목표를 달성했으나 2015년 이후 자동차 등록대수 및 중·대형차 비중 증가, 항공부문 증가 등의 원인으로 목표 달성에 실패한 것으로 드러났다.

종합해보면, 우리나라 온실가스 감축정책은 선진 제도 도입, 인프라 구축 등으로 정책기반이 마련되어 있긴 하나 정책의 가시적 효과를 나타내는 감축 실적은 미흡해 이행점검에 문제가 있음을 알 수 있다. 이에 이행점검 체계를 다시 만들고 적응할 수 있는 기반을 마련하는 등 지난 정책의 문제점을 보완하는 정책 설계가 필요한 실정이다. 기후변화 해결에는 거버넌스가 중요한데 남의 일처럼 생각하는 안일한 태도 개선도 시급하다.

제2차 기후변화대응 최상위계획 수립

이와 관련한 미래 기후변화 대응 정책 여건은 먼저, 파리협정 당사국으로서 자발적 감축목표 설정 및 이를 준수할 의무를 다하는 것이다. 세계 11위 온실가스 배출 국가로서 감축의무 상향에 대한 요구가 증대되고 있다. 온실가스와 동결의 양면성을 보이는 미세먼지와 관련해서도 전 분야에 걸친 근본적인 대안이 요구되는 상황이다.

지난 10월 환경부는 「저탄소녹색성장기본법」 제40조에 근거해 ‘제2차 기후변화대응 기본계획’을 수립했다. 2020년부터 2040년까지 20년의 계획기간을 두고 5년마다 수립·시행을 반복해 설정하기로 최종 확정했다. 이는 기후변화대응 최상위 계획으로서 기후변화 정책의 목표와 비전을 제시했다는 데 의의가 있다.

계획에는 녹색성장 전략을 비롯해 5개년 계획, 배출권거래 계획, 적응대책 등 거의 모든 것을 포함하고 있다. 핵심전략으로는 △저탄소 사회의 전환 △기후변화 적응 체계 △기반 강화 총 3개가 있다. 이를 두고 모든 것을 아우른 계획이라고 평하는 반면, 우리나라는 유난히 계획을 많이 세우는 느낌이라는 부정적인 여론도 존재한다. 물론 계획이 잘 되면 좋겠지만 이행되지 않고 행동하지 않는 계획은 무용지물이다. “계획을 위한 계획을 만들지 말자”라는 느낌이 강한데도 불구하고 이번 기본계획은 고민을 거듭해가며 만든 것이다.

국내감축 늘리고 해외 감축량 줄여

2030년까지 BAU 대비 37% 감축 목표로 정부가 만든 ‘2030 온실가스 감축 로드맵’은 2018년 7월 한차례 수정을 거쳤다. 25.7%가 목표였던 국내 감축목표 비율을 32.5%로 늘리고 해외 감축 목표량을 11.3%에서 4.5%로 줄였다. 이 또한 해외 감축 목표량을 늘려야 한다는 우려의 목소리도 나왔다.

   
 
산업 부문은 2017년 대비 온실가스 감축량이 절대화 기준 2.6%로 건물 14%, 수송 25%, 폐기물 34%보다 최소 5배 이상 차이가 난다. 이로 미루어 볼 때 약 1천만 톤 정도 줄여도 무방하다고 판단된다. 산업 부문 주요 대책은 보일러, 건조기, 모터, 전동기 등의 효율을 개선하는 것과 국제 기준에 맞는 친환경·배출계수가 낮은 연료로 교체 등이다.

건물은 기존 건축물을 녹색건축물로 전환하고 신규 건축물의 에너지 기준을 단계적으로 강화할 예정이다. 이는 모두 고효율을 추구하며 전기차를 수소차로 바꾸는 수송 부문도 이에 부합한다. 폐기물 부문은 △재활용 산업 활성화 △일회용품 금지 등 폐기물 발생 최소화 △매립가수 포집시설 확충 및 효율 증대 등의 계획을 담고 있다. 공공 부문은 학교 등으로 목표관리제 대상을 확대하고 연면적 1만㎥ 이상 건물 에너지관리시스템 적용 의무화, 2022년까지 LED 조명 보급 100% 달성을 목표로 한다.

이 밖에도 농축산 부문에 △교육·수리시설 확충을 통한 논물 관리 효율화 △가축 장내발효 메탄 저감기술 개발 및 저메탄 사료 확대 △2030년까지 가축분뇨 에너지화 및 자원화 시설  242개소 확충 등이 포함됐다.

전원믹스 파악해 배출권 경쟁 완화

현재 온실가스를 줄일 수 있는 방법은 크게 두 가지다. 하나는 전지화를 하는 것이다. 이는 석탄이나 석유와 같은 전통적인 화석연료를 쓰지 않고 전기를 쓰되 그 전기를 깨끗하게 만드는 것, 즉 재생에너지로 활용해야 한다는 것이다. 다른 한 가지는 수요관리인데 적용이 가능한지는 확실하지 않다. 전원믹스 개선량 5천700만 톤 중 아직 3천410만 톤의 추가감축잠재량이 확정되지 않아, 현재로서 3천410만 톤을 전원믹스로 줄이려면 석탄화력발전소 20기 이상을 셧다운(shut down) 시키고 재생에너지 사용을 늘려야한다.

사실상 온실가스 배출량을 이 같은 방향으로 줄이기 위해선 산업구조가 바뀌거나 경기가 안 좋아 생산량이 줄어야 한다. 그렇지만 두 가지 모두 실현가능성이 낮아 온실가스를 줄이기가 쉽지 않다. 온실가스 관련 비용 또한 1톤 당 10만 원이 넘는 비용을 지불해야 할 정도로 워낙 단가가 비싸 굉장히 어려운 상황에 직면해있다.

현재 우리나라 온실가스 배출권 가격은 3만7천 원을 돌파했으며, 4만 원까지 올라갈 전망으로 EU보다 높다. 거래량이 얼마 안 되지만 발전산업이 전원믹스를 맞추지 못하고 자꾸 구매해 가격이 계속 올라가고 있다. 전원믹스를 제대로 파악해야만 배출권 시장과 산업계 부담이 줄어들 것으로 보인다.

배출권 유상할당량 10% 확대 추진

환경부는 배출책임에 부합하는 방식으로 2021년부터 2025년까지 적용되는 3기 배출권 거래제 계획기간 중 유상할당 확대를 추진 중이다. 현재 배출권 유상할당량 비율을 3%에서 10%로 확대해 온실가스 다(多)배출 업체의 책임성을 강화하면서 국제 경쟁력을 확보할 수 있도록 하는 방안이다. 환경부 입장에서는 외부사업을 줄이기 위한 목적도 있다.

또한 과거배출량(GF) 대신 배출원단위(BM) 방식을 확대하고 할당 단위를 개편해 총 배출량 대비 BM 방식을 70% 이상으로 확대하는 방안을 추진하고, 시장 활성화도 꾀할 예정이다. 아울러 산업부에서 나오는 연도별 실적자료 및 월 또는 분기별 온실가스 배출량 명세서를  활용해 4개월 단위로 전년도 온실가스 배출량을 뽑아 모니터링하는 체계를 도입할 것이다. 이는 관련 범부처에도 △투명성 △적시성 △책임성 △환류 4대 원칙에 따라 매년 부처별 이행점검 및 평가를 실시하고, 관련 정보를 수시로 업데이트 해야 한다.

국민을 대상으로 한 저탄소생활 실천의 3가지 핵심은 홍보·교육을 통해 기후변화 인식을 제고하고, 저탄소 생활 지원 프로그램을 확대하며 산업계 지원을 강화하는 것이다. 이 밖에도 △지역사회 책임 강화 △2050 저탄소 전략 수립 △정보 투명성 강화 △기반 구축 등 총 4가지 중점사항을 두고 있다.

   
 
기후변화대응 공감대 형성이 핵심

2020년 유엔기후변화협약(UNFCCC)에 국가 의무로서 제출해야 할 것이 두 가지 있다. 하나는 5년마다 갱신해야 하는 국가결정기여(NDC) 2030 감축목표로, 2020년까지 최신 자료로 업데이트해 제출할 예정이다. 다른 하나는 2050년 장기 저탄소 발전전략(LEDS) 제출 건이다. 이것은 의무가 아닌 권고로 ‘2050 저탄소 사회 비전 포럼’ 운영에 포함된 중요한 과정이다.

2019년 4월 발족한 ‘2050 저탄소 사회 비전 포럼’은 총괄분과위와 개별분과위를 중심으로 기술작업반, 전체포럼이 합쳐진 구조다. LEDS에 관한 기술적 검토도 시행 중이다. 감축 시나리오(안)이 현재 5안까지 나왔고 이것을 저탄소비전포럼에서 정부에 권고할 것이다. 권고안은 정부 측 공론화 과정을 거쳐 UNFCCC에 보고서로 제출할 예정이다. 내년 공론화 과정을 눈여겨 봐주셨으면 한다.

   
 
마지막으로 말씀드리고자 하는 것은 ‘넷 제로(Net Zero)’에 관한 내용이다. 국제적 흐름이 넷 제로로 가고 있는데 우리나라는 넷 제로 실현이 도저히 불가능하다는 결론이 나왔다. 앞으로 더 많은 논의가 있겠지만, 여기서 중요한 것은 설사 넷 제로를 LEDS에 담아 만든다고 한들 그 내용이 잊혀지면 아무런 소용이 없다는 점이다.

현실적으로 불가능한 큰 목표를 세워 잘못을 되풀이하는 것보다 적은 양의 감축 목표라도 우리 사회에 죽어있는 기후변화 문제 이슈를 부각시키고, 많은 토론으로 아이디어를 창출해 국민의 생활, 마음가짐 등을 바꿀 수 있는 사회적 분위기와 공감대를 형성하는 것이 훨씬 중요하다. 물론 그 안에 ‘넷 제로’가 포함될 경우 더 좋은 결과를 기대할 수 있다.

   
▲ 조명래 환경부장관이 지난 12월 11일 오전(현지시간) 스페인 마드리드에서 열린 ‘기후변화협약당사국총회(COP25)’ 고위급 회의에 우리나라 수석대표로 참석, 기조연설하는 모습. 조 장관은 파리협정 이행의지를 적극 표명하고 국제탄소시장 지침의 적기 채택을 촉구했다. [사진제공 = 환경부]

[『워터저널』 2020년 2월호에 게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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