류재근 박사

류재근 박사 칼럼

“산과 하천 오염시키는 인공 조화(造花) 사용을 자제하자”


▲ 류 재 근 박사
·본지 회장
·㈔한국시니어과학기술인협회 연구위원
·㈔한국환경학술단체연합회장
·(전)국립한국교통대학교 석좌교수
·㈔한국환경분석학회 명예회장
·(전)한국물환경학회장(현 고문)
·(전)국가과학기술자문위원(6,7대)
·(전)국립환경과학원장
·(전)한국환경산업기술원장
전국 추모공원, 수목장, 납골당 등에 헌화된 조화(造花)가 강산 오염의 주범이 되고 있다. 조화의 주원료는 플라스틱 원료, 납, 카드뮴인 데다가 화려한 색을 내기 위해 화학물질이 사용되기 때문에 처리 시 유해물질이 나오지 않도록 주의를 기울여야 한다.

조화는 오랫동안 햇빛을 받으면 자외선으로 인해 산화된다. 이때 미세플라스틱으로 쪼개지면서 하천을 오염시키고 해양 생태계에 악영향을 미칠 뿐만 아니라 그 오염물질을 먹은 어류가 식탁에 올라와 사람도 미세플라스틱을 섭취하게 된다.

조화뿐만 아니라 성묘 시 가져간 음식물이나 막걸리병, 소주병도 마찬가지다. 환경오염을 막기 위해 음식물 폐기물은 버려져 빗물에 떠내려가지 않도록 30㎝ 깊이에 묻어야 한다. 또한 조화나 플라스틱 제품은 되도록 산소에 가져가지 말아야 하며, 부득이하게 사용할 경우 사용 후 다시 집으로 가져와 재활용해 자연을 보전해야 한다.

최근 기사에 따르면, 전국 공원묘지에 헌화된 조화에서 환경호르몬 및 중금속이 검출돼 묘지 주변 환경 오염과 성묘객들의 건강에 악영향을 끼칠 것이라는 우려가 제기됐다.

한국절화협회가 지난 8월 부산, 대전, 경기, 전남 지역에 위치한 공원묘지와 인근 꽃집에서 조화를 수거해 한국화학융합시험연구원에 성분 분석을 의뢰한 결과, 환경호르몬 디에틸헥실프탈레이트(DEHP)와 중금속 카드뮴(Cd)이 검출됐다. 특히, 카드뮴은 인체에 축적되면 중독 증상을 야기하며, 이타이이타이병 등 여러 질병의 원인이 되고 있다.

문제는 이런 플라스틱 조화들이 전국 공원묘지 주변에서 제재 없이 판매되고 있다는 점이다. 대부분의 조화는 중국에서 수입되어 품질표시나 유해성을 알리는 안내가 없고, 공원묘지 반입 후에는 인근 토양에 묻히거나 계곡, 하천 등으로 유입되고 있는 상황이다.

이에 대해 홍영수 한국절화협회 국장은 “플라스틱 꽃의 환경호르몬과 중금속 성분이 사람과 환경에 악영향을 줄 수 있는 데 이에 대한 제재조치가 없는 것은 말이 안 된다”며 “게다가 전국의 공원묘지 주변에서 판매되는 플라스틱 꽃은 묶음 당 3∼5천 원으로 생화 국화 1본당 평균가 1만 원대보다 매우 저렴하게 팔리면서 절화농가에 경제적인 타격을 주고 있는 만큼 화훼 농업인의 권익보호와 소득안정을 위해 플라스틱 꽃의 공원묘지 반입금지를 요청할 것이다”라고 강조했다. 특히 색깔을 화려하게 내려고 사용하는 중금속과 플라스틱 재료는 하천·해양오염을 유발하며, 먹이연쇄에 따라 우리 인간이 섭취하는 수산물에도 영향을 끼친다. 따라서 근본적인 대책은 자연에서 분해가 잘 되는 생화(生花)를 사용하는 것이다.

해외의 경우, 독일은 성묘나 추모공원 방문 시 조화 사용을 금지시키고 생화를 갖다놓는 것을 의무화하고 있으며, 미국이나 EU국가는 생화를 사용하도록 법으로 제정했다. 프랑스에서는 기념식수를 할 때 생화를 사용하고 조화를 사용하지 않는 것이 문화로 자리 잡았다. 반면 우리나라는 언제부터인지 조화를 사용하는 관습이 이어지고 있다.

앞으로는 묘지 주변에 생전 고인이 좋아하던 식물을 심어 환경 정화에 앞장서야 한다. 더 늦기 전에 산과 하천이 조화, 폐비닐 등으로 오염되어 자연이 파괴되는 일이 없도록 하루빨리 헌화용 꽃에 대한 관습 개선과 관련 제도 구축이 시급하다. 

 [『워터저널』 2020년 10월호에 게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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