류재근 박사

 류재근 박사 칼럼


“섬진강유역 통합물관리대책 마련 위한 연구 필요”


▲ 류 재 근 박사
·본지 회장
·㈔한국시니어과학기술인협회 연구위원
·㈔한국환경학술단체연합회장
·(전)국립한국교통대학교 석좌교수
·㈔한국환경분석학회 명예회장
·(전)한국물환경학회장(현 고문)
·(전)국가과학기술자문위원(6,7대)
·(전)국립환경과학원장
·(전)한국환경산업기술원장
섬진강 유역은 전국에서 드물게 서에서 동으로 흐르는 보성강과 고운 모래로 유명한 깨끗한 섬진강을 중심으로 때묻지 않은 자연 그대로의 모습을 간직한 생태계의 보고(寶庫)다.

그러나 섬진강 유역은 섬진강댐과 주암댐의 건설로 갈수기에는 하천유지용수가 부족해 수질악화가 심화되고 있으며, 장마철에는 댐 방류로 강 주변 마을이 침수되고 현수교가 붕괴되는 등 인근 주민들이 극심한 고통을 겪고 있다.

지난 여름 섬진강 유역에 60일간 지속된 유례 없이 긴 장마로 불어난 강물과 섬진강댐 방류가 겹쳐 곡성읍, 구례군, 화개장터가 물에 잠기고 섬진강 주변 농경지, 가축농장이 침수되어 가축이 떠내려가는 등 큰 수해 피해가 발생했다.

이러한 수해 피해를 예방하기 위한 근본적인 물관리 대책으로 영산강물환경연구소를 통해 통합물관리방안을 도출할 수 있도록 예산 및 인력 지원을 통해 ‘팔당상수원종합대책연구사업’과 같은 대규모 사업을 추진하는 방안을 고려해야 한다.

특히, 섬진강은 우리나라 4대강 중 하상계수(河狀係數)가 가장 높을 뿐 아니라 홍수에 취약한 지형 및 지질 조건을 가지고 있다. 섬진강 유역은 지질 구조상 단단한 암반으로 구성되어 있고 토사 생산량이 적다. 뿐만 아니라 전반적으로 강 너비가 좁고 V자형 계곡 형태를 띠고 있어 유량변동계수가 커 홍수에 취약하다. 이런 지질학적 특성상 홍수 발생 시 유속이 빨라 강바닥에 토사가 잘 쌓이지 않고 산림이 훼손되는 경우가 많이 발생한다.

지리적으로 구례나 화개장터는 계곡 내에 위치해 있어 홍수 시 침수가 발생하기 쉽다. 역사적으로 보면 1960년대 농경지 정비로 물길을 변형한 것이 지난 여름 수해를 키운 측면도 크다. 남원 금지면의 제방이 붕괴된 장소는 농경지 정비 이전에 지류가 합류하던 장소였다.

극심한 지구온난화 현상으로 기후가 크게 변화해 홍수피해가 급증하는 지금, 홍수관리가 특히 어려운 섬진강의 경우 댐 방류량을 관리하고 제방을 개선하는 방안만으로는 수해 예방에 한계가 있다. 선진국 사례를 참고해 하천관리뿐만 아니라 홍수에도 대응할 수 있는 새로운 하천관리기법을 도입할 필요가 있다.

이를 위해 영산강물환경연구소를 통한 ‘지역단위 맞춤식 현장대응형 홍수대책’을 수립해 추진할 수 있는 체계를 마련하는 일이 시급하다. ‘팔당상수원종합대책연구’와 같이 수리수문·수질·생태계·댐관리모델 분야 등 각 분야 전문가들이 종합연구를 통해 대책을 수립할 수 있도록 전문인력과 예산을 지원해야 한다.

하루속히 ‘지역단위 맞춤식 현장대응형 홍수대책’을 수립하고 추진해 섬진강 통합물관리체제를 정착시켜야 한다. 섬진강 고유의 지리적 취약조건을 감안한 과학 기반의 홍수관리대책을 마련해야 한다. 

 [『워터저널』 2020년 11월호에 게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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