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문가 기고


“수생태계 건강성 증진 위해 하천 연속성 개선 필요”

생물종 이동·회유에 대한 이해 바탕으로 훼손요인 파악 선행되어야
어류를 포함한 수중생물의 상·하류 이동에 적합한 어도 조성 고려해야
시설과 하천관리, 댐 및 기타 시설 운영관리 등 종합적인 접근 필요


▲ 황 길 순
㈔한국수생태복원협회 부회장
건국대학교 환경보건과학과 겸임교수
생태하천 복원을 위한 수생태계 연속성 확보와 어도

수생태계 복원의 필요성

인류의 생존이 위협받는 현실에서 수생태계 복원 논의는 일부에게 무의미하거나 한가한 소리로 들릴지 모른다. 설혹 그것이 오늘날의 ‘코로나19(COVID-19)’ 팬데믹(pandemic) 상황을 근본적으로 방지할 수 있는 대책이라고 해도 말이다. 그렇다고 할지라도, 사실 자연계의 항상성이 현재 지나치게 오염 및 훼손된 상태라는 점을 누구든 부인하기는 어려울 것이다. 자연계 중에서도 하천과 같은 수생태계는 다양한 직·간접적 훼손 외에도 육상에서의 인간활동에 의한 수질오염의 영향으로 이중고를 겪고 있다. 이러한 수생태계의 건강성 악화는 다양한 생물자원의 손실이라는 의미에서 중요하다.

수생태계의 건강성이라는 개념이 환경행정에 도입된 2007년 이후 하천의 생물다양성 확보를 위한 다양한 평가기술의 개발과 복원 노력이 지속되었다. 최근에는 생물측정망이 기존의 수질측정망에 추가되어 물환경측정망으로 확대되었다. 또한 하천의 생태유량 및 수생태계 연속성 평가기준을 작성하여 실질적인 하천 수생태계 건강성 회복 및 증진의 출발을 알렸다.  이러한 평가를 기반으로 수생태계 연속성 확보방안 마련을 위해 2021년부터는 관련 기술개발과 사업추진을 계획하고 있다. 하천 생태복원의 실질적인 목표달성을 위해 생태하천 복원시설의 효과 분석 및 기술표준의 마련을 위한 작업도 국립환경과학원을 중심으로 추진하고 있다. 환경부에서는 수생태계 복원을 위한 장기적인 종합계획의 수립으로 생태계서비스 증진의 실현을 목표로 하고 있다.

이러한 목표의 달성을 위해서는 지금까지 개별적으로 진행된 하천사업과 수생태계 복원사업의 통합 추진을 위한 로드맵 구축이 필요하다. 또한 국민적인 참여 방안 마련과 함께 수생태계 복원을 위한 새로운 사업모델도 필요하다. 최근 환경부는 ‘우리 강 자연성 회복’을 위한 선도사업으로 유역환경청, 한국수자원공사, 한국환경공단, 한국농어촌공사와 협약을 체결하였다. 이를 통해 한강과 금강 등에서 강 자연성 회복을 위한 다양한 사업을 시행하고 있다.

물론 지금까지의 하천 수생태계 복원도 많은 성과가 있었다. 하지만 우리는 하천 수변까지는 접근했어도 아직 흐르는 물 속을 마주하지 못하고 있는 실정이다. 향후에는 일반적으로 환경호르몬이라고 부르는 내분비계 장애물질(특정수질유해물질 등) 관리와 함께 멸종위기종을 포함한 다양한 국내 고유종의 서식지인 수생태계 복원이 중요하다. 한반도는 지구상에서 동위도 지역과 비교할 때 서식생물의 종수는 많지 않지만 고유종의 비율이 비교적 높다. 특히 수생태계를 서식지로 하는 어류 등에서 그렇다. 그만큼 지구물리화학적인 다양성에 기반하고 있다는 점을 잘 보여준다.

수생태계 복원에서의 연속성 확보와 어도

하천 수생태계 건강성 증진을 위해서는 무엇보다 하천 연속성 확보가 중요하다. 최근 수생태계 연속성 확보에서 가장 활발하게 논의되고 있는 주제는 방치 및 용도 종료된 보의 철거이다. 보는 농업용수의 취수를 위해 조성한 경우도 있지만 도시하천에서 경관을 위한 수면확보용으로 조성하기도 한다. 이러한 보는 연속성을 훼손하기도 하지만 하천의 지형을 변화시켜 유속분포를 왜곡하고 수질악화를 유발하기도 한다. 매년 노후화되거나 더 이상 취수용으로 사용하지 않는 보는 늘어나고 있지만 철거되는 경우는 매우 드물다.

따라서 보가 하천 수생태 및 물환경에 미치는 악영향이 지속되면서 필요없는 보의 철거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 하지만 나머지 대다수 사용하고 있는 보에 대한 철거를 주장하는 것은 비용과 시간을 고려할 때 적절한 방안은 아니다. 물론 보가 용수공급을 조절하는 기능이 없어 갈수기에 오히려 하천을 건천화하기도 하는 등의 문제를 고려하여 양수시설로 변경하는 등 용수이용의 적정화 방안을 도입하는 것도 수생태계 건강성 및 연속성 확보의 기초가 될 것으로 판단된다.

하지만 현실적으로 모든 보를 철거하지는 못하고, 하천에 양수장을 도입하는 것도 한계가 있기 때문에 이 경우에는 수중생물의 상·하류 이동을 위한 어도시설의 설치가 필요하다. 처음 국내에 어도설치를 위한 하천설계기준이 마련된 2005년 이후에 기술적인 개선은 거의 없었다. 2005년 당시에는 지나치게 작위적인 어도가 많아 세계적으로 널리 사용되고 기능이 우수한 4개 어도 형식에 대한 표준구조를 기준으로 제시하였는데, 현재까지 이 형식만을 표준이라고 생각하며 준수하고 있는 실정이다.

다른 어도 형식의 표준구조 기준을 제정할 노력도 하지 않고, 형식보다 더 중요한 어도의 배치와 수량을 포함한 구성 등의 기준 마련은 매우 미흡한 수준이다. 어도를 관할하는 해수부의 어도 개선사업도 일부 하천의 제한된 어도를 개선하는 데 그치고 있다.

수생태계 연속성의  훼손요인과 개선

하천의 수온과 유량, 수위 변동이 큰 우리나라에서 어류의 상·하류 이동은 생존에 필수적이다. 이러한 어류의 이동을 보장하기 위한 시설로 어도 조성이 필요하다. 일반적으로 어도를 구조물로만 고려하여 통로라고 생각하는 경향이 있는데 생태적으로는 어류의 이동로이자 서식지의 일부분이다. 일례로 4대강 사업으로 조성한 보의 어도 내부에서 서식하는 꾸구리가 일시적으로 관찰된 사례(한강, 2012년)가 있다. 아마도 어도 구간의 내부에 자갈이 퇴적되어 이곳에 정착한 개체가 조사된 것으로 보인다.

과거에는 꾸구리가 한강 팔당댐 하류의 모래와 자갈이 분포하는 구간에서 관찰된 사례가 있다. 팔당댐이 조성된 이후에도 부분적으로 관찰되어 이 지점에 멸종위기종 복원사업으로 방류사업까지 진행하였으나 최근에는 관찰되지 않고 있다. 이렇게 하천에서 생물상 변화를 유발하는 서식지 지형과 환경조건은 연속성의 훼손과 밀접하게 관련되며 이러한 훼손요인은 다양하다([그림 1] 참조).

 
이제는 수생태계의 연속성 확보를 위한 노력이 필요하다. 연속성 훼손을 지금까지는 주로 하천의 종적 단절에 한정하여 보나 하구둑, 댐 등의 수리시설물의 철거나 어도시설의 설치로만 접근하였다. 하지만 국내에서 수생태계의 연속성 훼손은 이러한 시설에 한정되지 않는다. 하천에서 어류의 이동을 제한하는 연속성 훼손요인을 요약하면 아래와 같다.
-수리시설물(하구둑, 댐·저수지, 보, 낙차공) 등 하천횡단 시설물에 의한 흐름 차단 및 변형과 그에 따른 서식지 물환경의 변화
 - 기수역의 축소, 댐 하류 냉수대의 형성, 불규칙적인 댐 방류, 댐호의 과도한 수위변동, 온배수 또는 오염수(하수처리장 방류수 등) 유입
-수변의 공원화 및 물놀이 등
-녹조발생 및 외래종의 증가 등

잠실수중보에는 북측에 수문이 조성되어 있는데, 홍수기 주 흐름은 남측으로 형성되지만 평시에는 흐름이 수문에서만 유지된다. 따라서 평시에는 남측 보 하류에 형성된 소가 정체상태에 있고 주 흐름을 따라 이동하는 대부분의 어류는 수문 쪽으로 방향을 전환해야 한다. 2006년에 남측에 어도를 신설하여 미약하지만 평시의 흐름을 유도하고 어류의 이동을 개선하였다([그림 2] 참조).

 
이처럼 수생태계 연속성에는 다양한 훼손요인이 있다. 한편, 수생태계의 연속성을 증진하기 위해서는 훼손요인의 제거 또는 개선만으로는 부족하다. 먼저 수생태계에서 생물의 이동(또는 회유, Migration)에 대한 이해를 바탕으로 접근할 필요가 있다.

 
수생태계에서 이동하는 생물은 주로 어류를 대상으로 하므로 어류를 중심으로 표현하면 회유공간의 범위에 따라 해양회유와 하천회유로 구분할 수 있다. 이러한 회유 이동에는 일정한 목적지를 경유하는 회귀형과 경유지가 반복되지 않는 유랑형이 있다. 해양과 하천을 왕복하는 회귀형 회유는 다시 소상회유(遡上回遊)와 강하회유(降下回遊)로 구분한다.

소상회유는 해양에서 하천으로 산란을 위해 이동하는 어류이고, 강하회유는 장어와 같이 하천에서 해양으로 산란 이동하는 어류를 의미한다. 특별히 기수역을 중심으로 해양과 담수구역을 이동하는 경우를 양측회유라고 한다. 물론 어류의 이동에는 산란 목적 외에도 먹이나 어린 치어의 서식지 확산을 위한 이동, 계절별 서식지 이동 등 다양한 원인이 있다. 이러한 이동을 회유라고 하는 이유는 대체로 집단적 행동양식의 특징을 보이고 있기 때문이다.

하지만 최근의 하천어도 조사결과를 보면 집단이동이나 산란이동이라는 특성 외에도 개체 수준에서의 이동 등 다양한 사례가 보고되고 있다. 따라서 이동하며 살아가는 생물이 어류만은 아니지만 어류의 이동 유형과 특징을 고려한 적합한 어도시설의 조성과 적정 운영관리로 수중생물의 이동이 달성될 수 있을 것이다.

생물의 이동과 연속성 훼손요인을 고려하면 하구에서는 하구둑의 개방 또는 어도설치로 어류의 이동경로가 완성되는 것이 아니다. 하구의 특징적인 환경은 하천의 규모와 비교하여 적정한 기수역 특성이 갖추어져야 달성될 수 있는 것이다. 특히 일정한 범위의 기수역 공간의 구성은 이동경로 및 서식지 환경으로써 매우 중요하다. 따라서 어도시설의 설치에만 국한되지 않고 시설과 하천관리, 댐 및 기타 시설의 운영관리 등 종합적인 접근이 요구된다. 이처럼 하구둑을 포함하여 앞서 제시한 하천에서의 어류 이동 장애요인의 개선사항을 열거하면 아래와 같다.
-하구둑 개선(+어도 설치 등)
-기수역 영역의 확대와 안정
-오염수역의 개선
-댐 및 저수지 개선(+어도 설치 등)
-댐하류 냉수대 개선(+축소)
-수리조건의 개선을 통한 서식지형의 확보(+개선)
-댐호 수위변동 관리(+수변습지 복원)
-하천 건천화, 육역화, 수표면적 감소 개선
-기타 보 및 낙차공 개선(+어도 설치 등) 등

최근의 연구에서는 국내 하천에서 어도를 이용하여 이동하는 하천 어류가 100종 이상에 이르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김동억, 2021). 여기에는 회유종 분포하천, 낙동강 및 고유종의 서식지 영역 등이 조사대상에 포함되지 않아 이러한 지역의 종을 포함하면 국내 담수어류 약 200여 종의 대부분이 생애기간 동안 이동 또는 회유할 것으로 보인다.

물론 이동 시기와 주기, 거리 등은 종별로 고유 생리특성에 따라 차이가 있을 것이다. 여기에서 수생태계 건강성 증진을 위해 우리가 관심을 가져야 할 부분은 산란을 위해 해양에서 하천을 찾는 어류(소상)나 해양으로 가는 어류(강하)가 아니더라도 하천어류 자체를 위해서도 어도가 필요하다는 점이다. 하구가 막혀서 회유어류가 없다거나 하천의 다른 곳에도 어도가 없기 때문에 어도설치를 미루거나 회피해서는 안 된다.

그동안 하천에 설치된 어도평가 사례를 보면 어류를 포함하여 다양한 수서곤충 등 저서무척추동물, 그리고 양서류와 파충류 등도 이동하는 모습을 보여주고 있다. 최근에는 하구와 인접한 국내 하천(거제도)에서 새우류의 상류 이동이 화제가 되기도 했다. 수생태계 연속성에 대한 논의가 어류에만 집중되어서는 안 되는 이유다.

하천회유는 국지성 회유라고도 불리며, 별로 중요하지 않거나 또는 산란만을 위한 이동으로 보는 경향이 있다. 하천어류의 회유에는 산란기 이동 외에도 다양한 이동이 있다는 것을 보여주고 있다([그림 4]와 [그림 5] 참조). 계절이동, 치어의 서식지 확산을 위한 이동, 홍수기 하류로 떠내려갔던 집단의 복귀를 위한 이동 등 다양하다. 이러한 어류의 이동에 적합한 어도의 조성과 운영이 고려될 필요가 있다.

[그림 4]는 두우쟁이와 피라미의 이동특성을 보여주고 있다. 두우쟁이는 짧은 산란기간 동안 집중적인 이동을 보여준다. 반면에 피라미는 이동에 참여하는 개체의 체장(전장)이 넓게 분포하여 치어부터 성어까지 모두 연중 이동하는 특성을 보였다. 이것은 하천에서 피라미가 비교적 넓은 분포범위를 보이는 생태적 특징과 관련된 것으로 해석된다.

 
[그림 5]는 국내 하천에서 어도를 이용하는 황어와 줄납자루의 이동특성이다. 황어는 초봄 산란기에 해양에서 하천으로 산란을 위해 이동하지만 부화한 치어는 성장하여 바다로 돌아갈 때까지 지속적으로 하천의 상하류를 이동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따라서 황어의 경우 치어의 연중 이동을 위한 대비가 필요하다. 줄납자루는 산란기로 알려진 5월과 6월이 아니라 9월과 10월의 이동이 월등히 많고 이동개체의 전장도 컸다. 지금까지 알려진 주요 어류의 서식 및 이동생태가 서식하천과 종에 따라 다양한 추가 연구가 필요하다는 점을 보여준다.

 
향후 연속성 개선의 방향과 제언

우리나라가 선진국과 비교하여 수생태 분야에서 부족한 부분이 수온과 탁도기준 및 그에 따른 관리다. 대표적으로 미국은 댐 방류수가 하천수온과 일정한 범위를 초과하여 차이가 나지 않도록 규정하고 있다. 우리나라는 이러한 규정이 없어 충주댐이나 소양강댐 하류는 여름에도 약 17℃ 이하의 냉수대가 수 킬로미터(㎞) 구간에 형성된다. 이러한 구간은 국내 고유 어류의 서식을 제한하며 외래종의 침입에 더욱 취약하다.

최근 한국수자원공사는 하구에 인접한 대댐을 중심으로 댐어도 설치에 대한 타당성 검토와 신규 어도 조성을 위한 계획을 마련하고 있다. 그동안 군남홍수조절지댐(계단식 어도), 장흥댐 (트랩 및 트럭식 어도), 대청댐비상여수로 (볼랜드식 어도)  등에 댐어도를 조성하여 운영한 결과는 신규어도에 대한 조성과 운영계획의 마련에 기반이 될 것이다.

특히 대형댐은 수계의 연결성 확장에 대한 기여도가 소규모 보와 비교하여 월등하기 때문에 어도의 필요성이 더욱 높다. 또한 한국수자원공사는 수생태계 연속성에서 댐어도의 설치를 포함하여 댐호의 수위변동, 하루 중 방류수량 변동과 댐방류수에 의한 하류 냉수대 형성, 댐시설 관리 등을 통한 연속성 개선 노력이 필요하다.

국제적으로는 어도시설의 계획과 시공, 운영을 포함하여 수생태계 연속성 확보를 위한 다양한 교육과정이 있다. 하지만 아직 국내에서는 정규 또는 비정규의 교육과정이 전무하다. 따라서 어도시설의 운영관리 조직과 인력양성 등의 동반이 절실하다. 또한 어도 관련 행정 체계의 조정도 필요하다.

어도는 해수부의 내수면 관련 부처에서 수산업 관리의 일환으로 진행된다. 물관리 일원화로 수량과 수질관리의 효율성을 달성했다면 이제는 분산된 수생태계의 통합관리가 요구된다. 그런 의미에서 수생태계의 건강성 증진은 인류의 지속가능한 미래를 위한 생물다양성 확보와 생물자원 보전, 기후변화에 대응하는 탄소중립의 기반이 될 것이다.

[문의 = gilsonh@konkuk.ac.kr]

[『워터저널』 2021년 3월호에 게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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