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년특집]   Ⅲ. 2021 상하수도학회·물환경학회 공동학술발표회


“단일 원자 촉매, 향후 수처리 분야서 응용 가치 높아”
(Single Atom Catalyst)                                                                                 

거의 모든 원자가 반응에 참여할 수 있어 나노 촉매보다 효율성 커
물 속 특정 오염물질만 제거하는 ‘선택적 반응’ 가능한 것도 장점

 

▲ 김 재 홍
예일대학교 화학환경공학과 교수

 

[특별강연] 단일 원자 촉매의 환경 분야 적용을 위하여

향후 수처리·상하수도 분야 기술은 점차 모듈 형태(modular), 소규모 기술(small skill), 분산 시스템(distributed system)으로 발전할 것으로 예측된다. 이를 위한 기술이나 소재, 공정(프로세스) 연구가 활발히 진행되고 있으며, 최근 각광 받고 있는 연구 중 하나가 ‘단일 원자 촉매(Single Atom Catalyst, SAC)’다.

지난 20년간 기술이 발전하면서 나노물질은 큰 역할을 했다. 입자 크기가 작아 화학 반응하는 표면적이 크기 때문이다. 그런데 흔히 나노 촉매로 사용되는 팔라듐(Pd)이나 백금(Pt)은 수처리 분야에 적용하기에는 가격이 비싸다.

하지만 촉매 기질(substrate)을 나노 입자보다 더 작은 단일 원자 촉매로 사용하면 100g으로도 축구장 50개 면적을 덮을 수 있는 표면적을 확보할 수 있고, 비용 또한 획기적으로 줄일 수 있다.

단일 원자 촉매는 불균일 촉매(Heterogeneous Catalyst)와 균일 촉매(Homogeneous Catalyst)의 중간 형태에 해당하는 촉매로, 100%에 가까운 거의 모든 원자를 활용해 효율적으로 촉매를 사용할 수 있다는 것이 큰 장점이다. 또 리간드(ligand) 링커의 강력한 금속 기질 상호작용으로 전하 전달력이 높고, 활성화에 필요한 에너지도 적다.

물 속 특정 오염물질만 제거 가능

현재 단일 원자 촉매는 에너지 저감 및 화학합성 분야에서 각광 받는 화두로 다양한 연구결과가 발표되고 있다. 수소 생성이나 이산화탄소 저감, 산소 환원 등에서 단일 원자 촉매에 대한 연구가 활발히 진행되고 있는데, 나노 촉매보다 효율성이 높은 것과 더불어 선택적 반응이 가능하다는 것이 연구를 통해 밝혀지며 주목을 받고 있다.

선택적인 반응이 가능해지면 효율성이 높아지는데, 높은 효율성을 달성하는 일은 환경 분야에서 더욱 특별한 의미를 가진다. 물 속에 존재하는 많은 물질 중 오염물질만 제거할 수 있는 기술은 아직 없기 때문이다.
멤브레인 분야에서도 선택적 제거(selective rejection)는 가장 큰 화두로 연구가 진행되고 있다. 선택적 제거 기술은 향후 물기술이 모듈식, 소형화, 분산시스템 형태로 발전하는 데 중요한 기술적 토대가 될 수 있다.

나노 촉매보다 오염물질 분해력 탁월

 

▲ 미래 수처리·상하수도 분야 기술은 점차 모듈 형태(modular), 소규모 기술(small skill), 분산 시스템(distributed system)으로 발전할 것으로 예측된다. 최근 각광 받고 있는 연구 중 하나가 ‘단일 원자 촉매(Single Atom Catalyst, SAC)’다. 지난 2021년 2월 미국화학학회(ACS)가 발행하는 『ACS ES&T Engineering』표지에 SAC 관련 연구논문이 게재됐다. [사진출처 = ACS]

단일 원자 촉매를 만드는 방법은 나노 입자 합성 과정과 거의 비슷하며, 조건을 조금만 제어하면 가능하다는 것이 최근 연구를 통해 밝혀졌다. 과거에는 단일 원자 자체를 볼 수 있는 역량이 없었는데, 기술이 발전함에 따라 이러한 단일 원자를 생성하고 조정할 수 있는 연구가 급진전하고 있다.

직접 수행했던 연구 중 팔라듐(Pd)을 단일 원자 형태로 탄화규소(Silicon Carbide, SiC)에 붙이는 연구가 대표적 사례다. 팔라듐을 단일 원자로 붙이는 방법은 다양하다. 단일 원자를 고립된 형태로 붙일 수도 있고, 클러스터 형식으로 다른 단일 원자에 인접하게 붙일 수도 있다. 원자를 기질(substrate)에 하나씩 붙이는 것이다.

이렇게 붙인 단일 원자는 나노 입자와 효율 면에서 확연한 차이를 보인다. 클로로페놀(chlorophenol) 분해 실험 결과, 나노입자를 사용했을 때보다 단일 원자를 사용했을 때 클로로페놀이 훨씬 빠른 속도로 분해되는 것으로 나타났다. 또한 페놀 부분은 보존되고 염소만 제거됐는데, 이는 특정 물질만 제거할 수 있다는 장점도 있음을 보여준다.

이 같은 기술적 장점은 향후 수처리 분야에 응용 가치가 상당히 클 것으로 예상된다. 코발트(Co)는 일반적으로 펜톤 촉매(Fenton catalyst)로 사용된다. 멤브레인 중 산화 그래핀(graphene oxide) 레이어로 구성된 멤브레인에는 코발트 나노입자를 사용하기에 입자의 크기가 커 비효율적일 수 있다.

하지만 코발트 단일 원자를 사용하면 유기물은 크기 배제(size exclusion)하는 것은 물론이고, 친수성이 높고 크기가 작아 제거하기 힘든 1, 4-다이옥신(1, 4-dioxine) 같은 물질을 파괴할 수 있다.

 

환경 분야 단일 원자 연구 시작 단계

또한 단일 원자 촉매는 과산화수소(hydrogen peroxide)를 효율적으로 합성할 수 있다. 과산화수소는 수처리 공법 중 하나인 고도산화처리공정(AOP)에 사용되는데, 과산화수소를 만드는 방법은 화학물질을 사용하고 반응하기까지 높은 온도를 필요로 하기 때문에 탄소중립 실현을 위한 방법과 거리가 있다.

향후 수처리 기술은 화학물질을 사용하지 않는(chemical-free) 전기화학(electrochemistry) 기술로 발전해야 한다. 과산화수소의 산소는 전기화학합성(electrochemical synthesis)을 통해 환원이 가능하지만 반응이 느려 시간이 오래 걸리기 때문에 코발트(Co) 환원 촉매가 사용된다.

이때 에너지 분야에서는 전자 공여체(electron donor)로서 에탄올 따위를 사용하면 되지만, 물 분야에서는 그럴 수 없다. 결국 물분해(Water Oxidation)를 해야 하는데, 물분해는 과정 자체가 너무 느리다. 따라서 코발트 나노 입자와 같은 촉매를 쓰는 수밖에 없다.

문제는 산화 촉매와 환원 촉매를 같이 넣으면 서로 상쇄된다는 점이다. 이는 코발트 단일 원자를 사용하면 해결할 수 있다. 카본나이트라이드(C3N4)를 기초 물질로 삼고 여기에 안트라퀴논 촉매(Anthraquinone catalyst)를 붙인 다음, 카본나이트라이드의 공극에 코발트 단일 원자를 하나씩 집어넣어 촉매를 만드는 것이다. 이렇게 만들어진 촉매는 과산화수소 합성에 굉장히 높은 효율을 보인다.

단일 원자 촉매에 대한 연구는 이미 에너지나 화학물질 합성 분야에서 비교적 활발하게 진행되고 있는 데 반해 환경 분야는 이제 시작 단계다. 아직 알려지지 않은 물리화학적이고 전자적 특성들이 더 많기 때문에 머지 않아 나노 물질에서 단일 원자 쪽으로 학계의 관심이 이동할 것으로 예상된다. 국내 학회에서도 단일 원자 쪽에 많은 관심을 가져주길 바란다.

[『워터저널』 2022년 1월호에 게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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