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슬기 한국기초과학지원연구원 박사팀, 미세플라스틱·질산화 미생물 상호작용 규명
미세플라스틱 생태영향 기작 새 해석…『Journal of Hazardous Materials』 게재

전 세계가 미세플라스틱 문제로 골머리를 앓는 가운데, 하·폐수처리 공정 효율 저하에 미세플라스틱도 영향을 미친다는 사실이 국내 연구 결과 밝혀졌다. 

한국기초과학지원연구원(원장 신형식, KBSI)은 서울센터 정슬기 박사 연구팀과 컬럼비아대학교(Columbia University) 카틱 찬드란(Kartik Chandran) 교수 연구팀이 공동으로 미세플라스틱이 질산화 공정의 효율 및 미생물 기능성 유전자 발현에 미치는 효과를 확인하는 데 성공했다고 지난 1월 12일 밝혔다.

생물학적 하·폐수 처리공정에 있어 미세플라스틱과 질소 제거에 관여하는 질산화 미생물의 상호작용을 규명함에 따라, 하수처리시설의 미세플라스틱 정화기술 개발에 탄력이 붙을 것으로 전망된다. 

정슬기 박사 연구팀은 회전 디스크 공초점 현미경(spinning disk confocal microscope)을 활용해 미세플라스틱과 질산화 미생물의 상호작용을 관찰했다. 

연구팀은 플라스틱의 크기에 따른 차이를 확인하기 위해 50㎚(나노미터)와 500㎚ 두 가지 크기의 폴리스티렌(PS)을 생물반응조에서 배양한 질산화 미생물에 노출시키고, 암모늄(NH₄+)에서 아질산염(NO₂-)→질산염(NO₃-)으로의 산화과정은 물론, 질산화를 일으키는 미생물이 갖고 있는 특정 암모니아 산화 유전자인 amoA의 발현 정도를 관찰했다.

그 결과 500㎚ PS에 노출된 미생물은 질산화 공정효율에 영향을 주지 않았으나, 더 미세한 50㎚ PS에 노출된 미생물은 질산화 효율에 영향을 주는 아질산염(NO2-)과 질산염(NO3-)의 생성이 500㎚ PS 노출군에 비해 저하되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하·폐수처리 공정에서 가장 어렵고 중요한 질소(N)와 같은 영양염류 제거에도 큰 영향을 줄 수 있음을 의미한다고 연구팀은 설명했다.

다만, 미세플라스틱이 특정 암모니아 산화 유전자(amoA)의 발현을 방해하지는 않은 것으로 관찰됐다. 연구팀은 공초점 현미경 관찰 실험을 통해 미세플라스틱 입자 대부분이 미생물 체내로 들어가지 않고, 주변에 별도로 분포하는 것을 확인했다.

정슬기 박사는 “이번 연구는 미세플라스틱이 질산화 미생물에 흡수되지 않아도 질산화 효율에 영향을 줄 수 있음을 확인한 결과로, 명확한 작용원리를 알기 위해서는 미세플라스틱의 전하와 같은 입자의 특성, 크기, 종류, 함유된 유해물질 등 다양한 조건에 따라 어떻게 영향을 주는지 살펴봐야 한다”며 “향후 미세플라스틱과 같은 미세입자들의 생태독성학적 영향과 환경에서의 거동분포 등 위해성 규명관련 후속연구를 계속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번 공동연구 성과에 대해 신형식 한국기초과학지원연구원 원장은 “최근 세계적으로 문제가 되고 있는 미세플라스틱 오염문제 해결을 위한 연구가 활발해지고 있는 가운데, 이번 연구결과가 미세플라스틱 정화를 위한 또 다른 연구방향을 제시한 성과가 될 것으로 기대한다”고 전했다. 

이번 연구결과는 환경과학 분야 학술지 『Journal of Hazardous Materials』 온라인판(논문명 : Size dependent impacts of a model microplastic on nitrification induced by interaction with nitrifying bacteria)에 게재됐다.

[『워터저널』 2022년 2월호에 게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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