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탄소중립 실현을 위한 ESG 경영·RE100 캠페인 등에 대한 사회적 요구가 거세지면서 에너지 효율을 높일 수 있는 친환경 데이터센터(Data Center) 건설이 중요한 화두로 떠오르고 있다. 초기의 데이터센터가 빅데이터 시대에 늘어나는 정보 수요를 감당하기 위해 규모의 확대에 초점을 맞췄다면 최근의 데이터센터는 지속성장과 탄소중립 관점에서 에너지 효율성에 초점을 맞추고 있다. 

전 세계적으로 인공지능(AI), 사물인터넷(IoT), 빅데이터(Big Data), 자율주행차, 메타버스, 전자화폐, 클라우드(Cloud) 기술 등 4차 산업기술이 비약적으로 발전하면서 데이터센터 수요가 급증하고 있지만 지가 상승에 따른 건설비용 부담과 지리 환경적 입지조건을 고려할 때 데이터센터 건설에 필요한 최적 조건의 부지를 확보하기는 쉽지 않다. 장비에서 발생하는 열을 식히는 데 사용하는 막대한 에너지를 절감하는 문제도 시급하게 해결해야 할 과제다. 

부강테크(BKT·Tomorrow Water)는 하수를 데이터센터에서 발생하는 열을 식히는 냉각수로 활용하고, 데이터센터 서버를 식히는 과정에서 온도가 상승한 냉각수를 다시 하수 처리 과정에 사용하는 Co-Flow(코플로) 솔루션을 해결책으로 제시했다. 획기적인 부지 집약기술인 Proteus를 적용해 하수처리장에 여유 부지를 마련하고 여기에 데이터센터를 건설하는 Co-Flow는 하수처리장과 데이터센터 간 열교환을 통해 냉각시스템에서 소모되는 많은 전력을 절감할 수 있는 친환경 데이터센터 구축 솔루션이다. 부강테크는 지난해 12월, 세계 최초로 Co-Flow 기술에 대한 특허 등록을 마치고 친환경 데이터센터 개발사업을 추진 중이다.

전 세계적으로 대형 하수처리장의 노후화가 급속하게 진행되고 있는데, 이들 노후 하수처리장은 대부분 대규모 부지를 필요로 하는 전통적인 1차 침전지를 운영하고 있다. 부강테크는 서울시 중랑물재생센터와 서남물재생센터 현대화 사업에 Proteus를 적용해 기존 중력식 침전지 부지를 85%가량, 전체 하수처리장 부지를 60% 이상 절감하고 지하화에도 성공했다. Co-Flow 기술은 이렇게 창출된 하수처리장 여유 부지를 활용하는 방안을 연구하는 과정에서 탄생했다.

부강테크 최봉철 Proteus 팀장은 “도심지 인근에 위치한 노후 하수처리장의 현대화 사업 과정에서 확보한 여유 부지가 데이터센터 건설에 최적의 입지 조건이 될 수 있다. 데이터센터를 건설할 때 사용자 접근성, 전력공급 용이성, 지방정부와의 상생을 핵심적인 요소로 고려해야 하고 사회·환경적 문제 해결방안까지 충족할 수 있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하수처리장 부지 내에 데이터센터를 건설하면, 부지를 찾는 데 어려움을 겪고 있는 데이터센터 개발 기업은 최적의 입지를 확보할 수 있고 지자체와 주민은 토지 장기임대로 수익을 창출할 수 있다. 또한 하수처리장과 데이터센터 간 열교환을 통해 소요 에너지 저감을 통한 탄소중립 실천으로 기업들의 ESG 강화에도 기여할 수 있다. 

지난 10월, 미국 루이지애나주 뉴올리언스에서 열린 ‘WEFTEC 2022’에서는 획기적인 부지집약 기술인 Proteus 적용으로 절감된 하수처리장 여유 부지에 데이터센터를 지을 수 있는 Co-Flow 신기술에 글로벌 테크 기업들의 많은 관심이 쏟아졌다. 

부강테크 미국 자회사 Tomorrow Water의 김재성 CFO는 “Proteus 전시관을 찾은 아마존 AWS의 한 관계자는 하수처리장 측에서만 동의한다면 지금 당장이라도 데이터센터 건설 프로젝트를 진행할 수 있다며 Co-Flow 기술에 관심을 보였다.   전 세계 하수처리장 운영자들과 설계사들은 한국에 이미 Proteus 기술이 적용된 대형 하수처리장이 여러 곳에서 가동되고 있을 뿐 아니라 이 처리장들이 부지 집약화 기술로 시설을 지하화하고 지상 공간은 공원이나 박물관 등을 지어 일반에 공개한 사실에 매우 놀라고 있고, 한국의 사례를 본받으려는 움직임이 있을 정도다”라고 말했다.

지난 1월, 글로벌 엔지니어링 기업 아르카디스(Arcadis)는 부강테크, Tomorrow Water와 업무협약을 체결하고 미국 내 데이터센터 1호 개발 프로젝트를 추진 중이다. 데이터센터와 하수처리장의 설계·컨설팅을 하는 우푹 어달(Ufuk Erdal) 아르카디스의 수석 부사장은 “데이터센터와 하수처리장을 함께 짓는 Co-Flow는 특히 물 부족지역에 사회적·환경적·경제적 이득을 동시에 제공할 수 있는 획기적인 솔루션이다”라고 평가하며 Co-Flow의 친환경성에 주목했다. 

국내에서도 지난 3월, ESG 강화를 통해 지속가능 성장을 추구하는 삼성물산과 하수처리장 내 데이터센터 국내 1호 개발을 위한 업무협약을 체결했다. 삼성물산, 도화엔지니어링, BNZ 파트너스 등은 이 협약에 따라 △데이터센터-하수처리장 개발사업 기회 발굴 △데이터센터 폐열-하수처리수 활용 탄소중립 전략 수립 △데이터센터-하수처리 관련 친환경 신기술 교류 시행(연 2회) 등에 협력하기로 했다. 

Co-Flow 기술이 기업들의 ESG 경영에 부합하는 혁신적인 아이디어로 평가되면서, 부강테크는 도심에 위치한 노후 하수처리장 현대화 사업에 Co-Flow를 접목함으로써 하수를 안정적으로 처리하고 각종 유기성 폐자원의 통합 소화를 통한 신재생에너지 생산을 극대화하면서 탄소중립을 실현하고 지방정부와의 상생 및 기업들의 ESG 강화에도 기여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워터저널』 2022년 12월호에 게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