류재근 박사

류 재 근 박사
·본지 회장
·㈔한국시니어과학기술인협회 연구위원
·국립한국교통대학교 연구교수
·한국환경한림원 원로회원
·(전)한국물환경학회장(현 고문)
·(전)한국분석학회장(현 명예회장)
·(전)국립환경과학원장(현 자문위원)
·(전)한국환경산업기술원장
​​​​​​​·(전)국가과학기술자문위원

21세기 들어 전 세계적으로 가뭄이 일어나는 지역이 점점 확대되고 대형 산불의 발생빈도가 잦아지고 있다. 이에 가뭄에 대비하기 위해 빗물이나 하수를 재이용하는 등 물재이용 시스템을 잘 활용해 가뭄대책에 일조하는 지자체가 늘고 있다.

하수재이용시설은 응집, 여과 활성탄 흡착, 염소 소독 및 오존 살균 등의 처리를 통해 재이용수를 만들고 연못, 하천, 공원 등에 물을 방류하거나 농업용수로 활용해  물부족을 많이 해결하고 있다. 

특히 우리나라 최초 도시 지천 살리기 운동으로 청계천이 성공적으로 개선됨에 따라 전국 도시하천의 지천에 하수의 처리수를 방류하여 선진국 수준의 수질이 되도록 하는 등 큰 효과를 보고 있다. 이 밖에도 하·폐수의 재이용수를 가로수나 정원수 등 관개용수로 공급하거나 도로 노면에 뿌림으로써 비산먼지를 제거하고 있다.

최근 가을철 이후 서울의 주요 산의 계곡수가 과거에 비해 부족해졌다. 선진국에서는 도시 하·폐수처리시설의 처리수를 도수해 산꼭대기에서 흐르게 하는 정책을 시행하고 있다. 최근 스웨덴이나 핀란드는 가뭄과 산불이 많아짐에 따라 하·폐수처리시설의 처리수를 이용해 산지에 웅덩이를 만드는 대책을 마련했다. 

우리나라도 이를 도입하여 청계천 정책처럼 수질도 개선하고 산속 계곡에 사는 한국산 개구리, 가재, 송사리, 우렁이 등이 살 수 있도록 하는 등 생태계를 잘 보전할 수 있도록 하는 정책을 시행할 것을 제안한다. 이를 통해 도시 산의 계곡이 갈수기에도 물이 흐르게 되므로 지하수 함양도 이루어지게 된다.

지하수함양이란 지상의 물이 지하에 침투하여 지하의 대수층에 저류하는 것을 말한다. 일부 나라에서는 인공적인 지하함양에서는 하수처리수나 재이용수, 빗물 등의 물을 연못이나 늪에 저류하고 지하에 침투하게 하여 깨끗한 지하수로 활용하고 있다.

하·폐수재이용의 이점으로는 다음 4가지의 장점이 있다.

첫째, 토양이 가진 자원의 힘으로 전환하여 양질의 지하수자원이 확보된다.

둘째, 지하수위의 저하에 의한 지반침하를 방지한다.

셋째, 게릴라폭우 등에서 하수도가 넘치는 등의 침수피해를 방지한다.

넷째, 해수침입에 의한 지하수로의 고염농도화나 해수오염에 의한 수질악화를 방지한다.

위와 같은 네 가지의 장점을 잘 활용만 한다면 많은 효과를 얻을 수 있다. 다만, 지하수위의 상승이나 얕은 우물에서 지하수의 수질이 악화되는 등의 문제가 있어 그에 대한 철저한 관리정책도 필요하다고 본다. 늦기 전에 현재보다 기후 온난화에 대비하기 위한 하수재이용 정책을 잘 추진하여 지하수도 잘 확보하고 가뭄이 없는 나라를 만들자.

[『워터저널』 2023년 2월호에 게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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