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 준 양 포스코 사장

온실가스 가장 많이 배출하는 포스코
온실가스 줄이는 ‘청정개발체제’ 사업 적극적
   
 

   
▲ 온실가스를 가장 많이 배출하는 기업인 포스코가 에너지 절약과 효율 향상을 위해 많은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 포스코는 1999년부터 자발적 협약을 이행하여 2008년까지 총 285만TOE의 에너지를 절감했다. 이를 이산화탄소로 환산하면 712만 톤을 감축한 효과다.
포스코는 온실가스를 가장 많이 배출하는 기업이다.
국가 전체의 온실가스 배출량 중 포스코가 배출하는 양이 10% 이상으로 발전소를 제외하면 순위 1위다. 그러나 포스코는 온실가스를 줄이기 위해 가장 열심히 뛰는 기업이다.

기후변화 대응에 가장 선도적이어서 온실가스 배출 주범이긴 하지만 미움을 받기보다는 오히려 칭찬을 받고 있다.

포스코는 일찌감치 신·재생에너지의 중요성에 눈을 떠 국내 최초로 사업장 옥상에 태양광 발전기를 설치하는 등 다양한 시도를 하고 있으며, 청정개발체제(CDM) 사업에도 적극적이다.

   
▲ 정 준 양 포스코 사장
포스코의 기후변화 대응전략이 돋보이는 또 다른 이유는 사회적 공헌활동이 포함돼 있기 때문이다. 포스코는 올해부터 사회복지시설에 태양광 발전 설비를 설치해 온실가스 배출을 줄이고 난방비용 부담도 덜어주는 사업을 추진키로 했다.

정준양 포스코 사장은 지난달 7일 기후변화센터(이사장 고건)와 서울과학종합대학원(총장 윤은기)이 공동 운영하는 ‘기후변화 리더십 과정 1기’ 9회 강의에서 ‘포스코의 기후변화 대응사례’에 대해 강연을 했다.

서울 소공동 롯데시네마 에비뉴엘에서 열린 이날 강연회에는 대기업 총수, 전·현직 장관과 국회의원, 학계와 법조계 등 각계 유력 인사 80여 명이 학생 신분으로 참석했다. 이날 강의를 요약했다.    


제철소 지붕에 태양광 발전기 설치
연간 2천500㎿h 전력 생산 가능  
1999년부터 자발적 협약 이행 이산화탄소 712만톤 감축


   
▲ 지난달 7일 저녁 서울 소공동 롯데시네마 에비뉴엘에서 진행된 ‘기후변화 리더십 과정’ 강좌 참석자들이 ‘STOP CO2 지구사랑’이라고 쓰인 티셔츠를 들어 보이고 있다.
철은 적혈구에 헤모글로빈의 구성성분으로 폐에서 산소를 운반하고, 호흡작용을 하는 촉매역할을 수행하며, 우리 몸 속에는 3∼5g의 철이 존재한다. 철은 헤모글로빈을 통해 우리 몸 속의 모든 조직과 세포들에 산소를 공급하는 역할을 하기 때문에 철이 부족하거나 결핍되면 암과 같은 무서운 질병에 걸리거나 생명을 잃게 된다.

철은 자연 상태에서 산소와 결합된 산화물 형태로 존재하고 있다. 산소를 떼어내는 환원 과정을 거쳐야 소재로 활용 가능하다. 산소를 떼어낼 수 있는 물질 중 가장 값싸고 쉽게 얻을 수 있는 것이 바로 탄소(석탄 연료)라는 점이 문제다.

철은 자연 상태에서는 철광석의 형태로 존재하는데, 순수한 철을 얻어내는 과정에서 부산물로 나오는 물질이 바로 지구온난화의 주범인 이산화탄소인 것이다. 철광석을 정련해 쇳물을 만드는 ‘제선 공정’에서 탄소와 산소가 결합된 이산화탄소가 다량 발생할 수밖에 없다. 1톤의 조강(粗鋼, 가공되지 않은 강철)을 생산할 때 약 2톤의 이산화탄소가 발생한다.

철강산업이 배출하는 온실가스 양은 세계 온실가스 배출량의 3.2%를 차지한다. 국내에서는 철강산업이 국가 전체 온실가스 양의 12.5%를 배출한다. 2005년 기준으로 포스코의 온실가스 배출량(6천280만 톤)은 국가 전체 배출량(5억9천110만 톤)의 10.6%를 차지하고 있다.

철강산업, 국가 전략사업

   
▲ 포스코는 지난 6월 4일 광양제철소 4냉연 제품창고 지붕에 1MW급 태양광 발전설비를 준공한 데 이어 포항제철소 후판 제품창고 지붕에도 동일한 규모의 발전설비를 준공하는 등 본격적인 태양광 발전사업을 전개할 계획이다.
철강산업은 국가 전략사업으로서 국가 건설 및 중화학공업 성장에 결정적 기여를 하며, 자동차, 조선, 전자, 기계, 건설 등 모든 산업에서 기초 소재로 사용되고 있다. 각국 정부는 국가경제 번영을 위해 최우선적으로 철강산업을 육성하고 있다.

철강산업은 꼭 필요한 기초소재로 물보다 값싼 소재이며 비강도 가격도 가장 저렴하다. 또한 리사이클링 강도와 ECO 강도가 경쟁 소재 대비 가장 높다. 철강제품 리사이클 비율은 75.7%로 AI, 종이, 유리, 플라스틱 등 타 소재 보다 높다.

미래학자들은 철강이 향후 150년 이상 채광이 가능하며 향후 기술개발에 따라 채광 가능 연수는 급격히 증가할 것이라고 예측하고 있다.

철강은 소득 수준이 비교적 낮은 BRICs(브라질, 러시아, 인도, 중국)를 중심으로 수요량이 대폭 증가될 전망이다. 1995년부터 2003년까지 세계 평균 철강 수요 증가량이 12%인데 반해 중국은 166%에 달하고 있다.

자동차나 조선의 수요산업이 철강 등 소재산업의 생산량을 결정한다. 철강생산을 줄인다면 자동차, 조선 산업이 감소되고 국가 경쟁력이 저하된다. 자동차 수요산업의 경우 외국에서 수입해와야 한다. 중국에서 수입한다면 전세계적으로 봤을 때 이산화탄소는 증가하는 것이다.  
 
   
▲ 포항제철소 직원들이 출퇴근 시 카풀제를 적극 활용하는 등 에너지 절감에 동참하고 있다.
에너지 사용량 20.5% 줄여

포스코는 1999년부터 자발적 협약을 이행하여 올해까지 총 285만TOE(1 TOE는 원유 1톤 연소시 나오는 에너지양)의 에너지를 절감했다. 이를 이산화탄소로 환산하면 712만 톤을 감축한 효과다.

1998년 에너지 사용량을 100이라고 했을 때, 2008년 현재 20.5%를 절약한 셈이다. 복합발전, 제강 보일러 개선 등 2천100건의 과제를 수행한 결과다. 이를 위해 1999부터 2008년까지 에너지 회수 설비에 1조4천300억 원을 투자했다.

특히 포스코는 에너지를 절감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공장 굴뚝을 통해 그냥 버려지던 저온 폐열(350℃ 이하)을 활용해 전력과 열을 회수하는 ‘연돌 배열회수 발전 시스템’을 구축하고 있다.

펌프는 오래 쓸수록 닳고 변형돼 마찰력이 증가하면서 효율이 감소한다. 이에 따라 세라믹 등 내구성이 우수한 소재로 펌프의 날개를 코팅해 펌프의 효율을 3∼10% 정도 향상시켰다. 그 결과 수리 주기도 연장돼 정비비도 절감하는 효과가 있었다.

   
▲ 포스코는 사회공헌활동 및 환경정화활동에도 적극적이다.
슬러그 이용 환경 복원

원료의 사전 처리가 불필요해 에너지 효율이 높고 대기 오염물질의 배출을 획기적으로 줄인 새로운 제철 프로세스, 파이넥스(FINEX)를 구축했다. 기존 과정에 비해 황산화물의 배출 수준은 19%, 질소산화물은 10%, 먼지는 52% 수준이다.

이산화탄소 배출량도 대폭 줄일 계획이다. 지금도 아시아와 유럽 14개 제철소 용광로 공정의 이산화탄소 배출 평균 수준을 100%라고 할 때 포스코의 수준은 97%로 낮은 편이다. 여기에 추가로 새로운 기술을 적용해 90% 수준으로 더 낮출 계획이다.
발생한 이산화탄소를 처리하는 기술에도 관심을 쏟고 있다. 이산화탄소를 분리해 저장하는 기술, 이산화탄소를 CO가스로 환원시켜서 다시 활용하는 아주 어려운 기술개발에 도전하고 있다.

탄소 대신 수소를 활용해 아예 이산화탄소를 배출시키지 않는 기술개발도 구상, 추진 중이다. 공기 중에서 이산화탄소만 분리한 뒤 파이프라인이나 선박을 이용해 수송, 해양에 격리시키거나 땅 속에 저장하는 방안을 국토해양부와 공동 연구하고 있다.

쇠를 만들면서 나오는 부산물인 슬러그를 유용하게 활용하는 기술도 주목할 만하다. 바이오 슬러그를 이용해 블럭을 만들어 바닷속에 넣으면 조류가 살 수 있다. 포스코는 갯녹음 현상이 발생한 피해 해역을 복원하는 이 같은 기술을 개발해 지난해 11월 19일 국토해양부(당시 해양부)와 해양기후변화 대응협력 MOU(양해각서)를 체결했다.

또한 슬러그를 시멘트 생산에 활용하는 방안도 추진하고 있다. 생석회 대신 슬러그를 재활용하면 이산화탄소 배출량을 간접적으로 줄이는 효과가 있다. 2007년 수재 슬래그 776만 톤을 재활용해 이산화탄소 613만 톤을 감축하는 효과를 거뒀다.

신·재생에너지와 CDM, 사회공헌

   
▲ 포스코는 갯녹음 현상이 발생한 피해 해역을 복원하는 이 같은 기술을 개발해 지난해 11월 19일 국토해양부(당시 해양부)와 해양기후변화 대응협력 MOU(양해각서)를 체결했다.
포스코는 신·재생에너지에도 투자를 많이 하고 있다. 2007년 4월 광양제철소에 자연 낙차를 이용한 소수력 발전 설비를 준공했다. 이를 통해 연간 3천 톤의 이산화탄소 감축 효과를 내고 있으며 청정개발체제(CDM) 사업으로 등록되도록 추진 중이다.

제철소 지붕에는 태양광 발전기를 설치하고 있다. 포항과 광양에 각각 1㎿급 태양광 발전기를 설치했는데, 이를 통해 연간 2천500㎿h의 전력 생산이 가능하다. 이는 500가구가 사용할 수 있는 전력량이며 연간 1천540톤의 이산화탄소를 줄일 수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 강원 횡성에는 풍력발전소를 착공해 올해 12월 준공 예정이다. 영일만 배후산업단지에는 발전용 연료전지 공장을 착공했다.

연료전지는 1㎾h당 이산화탄소 배출량이 화력발전의 평균 63% 수준이다. 또한 CDM 사업을 통해 기회를 선점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4건의 사업을 유엔에 등록하도록 추진하고 있고, 계획 단계에 있는 사업도 4건 있다. 해외 조림을 통한 이산화탄소 감축 사업도 추진 중이며 탄소 펀드에도 100억 원을 출자했다.

사회와 함께 온실가스 감축을 실천하기 위한 공헌활동도 추진하고 있다. 올해부터 국제연합환경계획(UNEP, United Nations Environment Programme)과 함께 소규모 사회복지시설 6곳에 태양광 발전설비를 설치해 온실가스 배출을 줄이고 난방비용 부담도 덜어주는 사업을 실시할 예정이다.

환경재단 기후변화센터와 함께 ‘STOP CO2’ 캠페인을 벌여 저소득층 공부방 시설에 고효율 전구를 달아주고 이산화탄소 감축을 위한 도구를 나눠주면서 기후변화 관련 교육도 실시할 계획이다.

   
▲ 대기업 총수, 전·현직 장관과 국회의원, 학계와 법조계 등 각계 유력 인사 80여 명이 학생 신분으로 참석, 정준양 사장의 강연을 듣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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