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장저수지, 전국 및 지역적 가뭄 해결책”

홍수기 강수량 저장 위한 저수시설 충분히 확보해 가뭄 대응해야
저장저수지, 산림 생태계 다양성 증대 및 정수 기능 등 부수 효과 있어 

• 한국물정책학회장• 한국환경평가전략연구소장• 본지 논설위원• 전 강원대 환경공학부 교수• 환경부 기획관리실장· 상하수도국장· 수질보전국장 역임
• 한국물정책학회장• 한국환경평가전략연구소장• 본지 논설위원• 전 강원대 환경공학부 교수• 환경부 기획관리실장· 상하수도국장· 수질보전국장 역임

2022년의 남부지방 가뭄

2023년 1월 18일자 『동아사이언스』 박정연 기자(hesse@donga.com)의 ‘지난해 남부지방 기상가뭄, 1974년 이후 최장 기간 지속’ 기사에서는 “지난해 남부지방의 가뭄이 1974년 이후 가장 오랜 기간 지속된 것으로 나타났다. 반세기 내에서 최장 기간 지속된 것이다. 기상청은 ‘2022년 연 기상가뭄 발생 특성’ 분석 결과를 지난 18일 발표했다. 기상가뭄은 기상학적 가뭄의 줄임말로 특정 지역의 최근 6개월 누적 강수량이 과거 같은 시간 평균 강수량보다 적어 건조한 기간이 일정 기간 이상 지속되는 현상을 의미한다. <중략> 지난해 남부지방 기상가뭄은 발생일수 227.3일로 1974년 이후 역대 가장 오래 지속됐다. 특히 광주·전남 지역이 281.3일을 기록했다. 전국 기상가뭄 발생일수는 156.8일로 2015년 168.2일에 이어 두 번째로 많았다. <중략>

남부지방 가뭄 원인은 2022년 봄철 이동성고기압의 영향으로 맑은 날이 많아 전국적으로 강수량이 적었기 때문이다. 여름철에는 주로 북태평양고기압이 동서로 발달하고 유지돼 중부지방에서 저기압 및 정체전선의 영향으로 강수가 중부지방에 집중됐지만 남부지방에는 충분한 양의 비가 내리지 못해 가뭄이 지속됐다. 또 지난해 겨울철과 봄철 전국적으로 적었던 강수량으로 5월 초순에는 전국으로 기상가뭄이 확대됐고 기상가뭄 단계도 심화됐다. 2021년 겨울부터 이어진 적은 강수량과 여름철 중부지방에 집중된 강수로 인해 남부지방은 2022년 기상가뭄이 연중 지속됐다. <중략>

역대 기상가뭄 발생일수 순위는 전국 기준 2015년 168.2일, 2022년 156.8일, 2017년 134.9일이다. 남부지방은 2022년 227.3일, 2017년 162.3일, 2008년 152일 순으로 가뭄 기간이 길었으며 중부지방은 2015년 217.1일, 2014년 185.4일, 2019년 183일 순으로 오랜 가뭄이 지속됐다”라고 보도했다.

가뭄은 물공급이 부족한 현상을 말하는 것으로, 일반적으로 강수량이 그 해의 전국평균 강수량이나 평년의 전국평균 강수량 이하인 지역에서 발생한다. 2022년의 강수량의 전국평균은 1천150.4㎜로 평년의 86.7%에 불과했다. 특히, 가뭄이 심했던 광주·전남지역의 강수량은 854.5㎜로 평년의 60.9%에 그쳤다([표 1] 참조).

우리나라 물문제는 지역적 가뭄

1993〜2022년 기간 중 우리나라 연간강수량 평균은 1천330㎜이었다. 같은 기간 중 최대 연간강수량은 2003년의 1천883㎜이었고, 최소 연간강수량은 1994년의 919㎜이었다. 남부지방은 2008년, 2017년 및 2022년에 가뭄이 들었으며, 중부지방은 2014년, 2015년 및 2019년에 가뭄이 들었다. 남부지방 가뭄해인 2008년, 2017년 및 2022년의 전국평균강수량은 각각 1천28㎜, 982㎜ 및 1천150㎜이었고, 중부지방 가뭄해인 2014년, 2015년 및 2019년의 전국평균강수량은 각각 1천189㎜, 960㎜ 및 1천184㎜이었다([그림 1] 참조).

이와 같이 남부지방과 중부지방의 지역적 가뭄은 전국평균강수량이 1천㎜ 전후인 해에 발생하는 것으로 나타나고 있다. 그러나 남부지방 가뭄의 경우 가뭄기간이 가장 길었던 해는 연간강수량이 1천150㎜인 2022년이었으며, 중부지방 가뭄의 경우 연간강수량이 982㎜인 2015년이었다. 이것은 우리나라의 지역적 가뭄은 강수량이 평년보다 적은 해에 발생하기는 하지만, 지역 간 강수량의 편차의 크기에 따라 가뭄의 강도가 달라진다는 것을 말한다. 우리나라의 물문제의 하나는 이와 같은 지역 간 강수량의 편차에 대한 대책을 마련하는 것이다.

연간강수량 650㎜면 연간 총 물사용량 공급 가능

2020년 우리나라의 생활·공업용수, 농업용수 및 하천유지용수 사용량은 각각 93.7억㎥, 154.6억㎥ 및 121억㎥, 총 369.3억㎥이었다. 2030년 우리나라의 용수 사용량은 2020년 대비 생활·공업용수 사용량은 4.4억㎥ 증가하고, 농업용수는 경지면적의 감소로 9.1억㎥로 감소하며, 하천유지용수는 2020년의 수준을 그대로 유지할 것으로 각각 예상된다([표 2] 참조). 이와 같이 우리나라의 용수사용량은 장기적으로도 연간 370억㎥ 수준일 것으로 예상된다.

전체 강수량 중 43%가 증발산에 의해 대기 중으로 사라지고 나머지 57%가 지표에 떨어져서 이용 가능한 강수량으로 유출된다고 할 경우, 우리나라의 연간 용수 수요량 370억㎥을 공급하기 위해 필요한 최소한의 연간 강수량은 650㎜가 된다. 그러나 이러한 최소한의 강수량에 의해 우리나라의 연간 물수요량을 공급하기 위해서는 강수량이 전 국토에 고르게 분포되어야 하고, 홍수기 강수량의 저장을 위한 댐, 저수지 등 저수시설이 충분히 확보되어야 한다는 전제가 충족되어야 한다.

저장저수지, 가장 효과적인 우리나라 물문제 대책

강수량이 전 국토에 고르게 분포되는 것은 인위적으로는 할 수 없기 때문에 대책이 있을 수 없고, 다른 하나의 대책으로 댐, 저수지 등 인공적인 저장저수지(Storage Reservoir)를 충분히 확보하여 강수량이 부족할 경우에 대비할 수밖에 없다. 저장저수지란 댐, 저수지 등 물을 저장하는 노천저수시설을 말한다. 대표적인 저장저수지로는 계곡에 건설하는 댐식저수지가 있고, 하천의 물을 인위적으로 양수하여 저장하는 양수저수지(Bank-side Reservoirs)가 있다. 양수저수지는 수자원의 저장 외에 물을 정수하는 기능을 하기도 한다. 양수저수지는 그 규모에 따라 양수된 물을 수십 일에서 수백 일까지 저장할 수 있으며, 그러한 저장기간 동안 양수된 물은 침전, 휘발, 분해 등의 물리·화학·생물적 작용에 의해 정화될 수 있다. 

우리나라의 수자원은 하천, 댐 및 저수지 등 저수시설, 그리고 지하수에 의해 공급된다. 우리나라의 연간 용수 사용량 370억㎥ 중 저수시설 공급량 211억㎥, 하천 공급량 119억㎥, 그리고 지하수 공급량 40억㎥이다([표 3] 참조).

[표 3]에서 보는 것과 같이 우리나라 전체 수자원 공급량의 57%가 저수지설에 의해 공급된다. 이것은 우리나라의 수자원 확보에 있어 저수시설의 중요성을 극명하게 보여주는 것이라고 할 수 있다. 우리나라에 댐 등 저수시설이 없었다면 오늘의 ‘대한민국’은 존재할 수 없다는 것을 말하는 것이다. 나아가, 이것은 댐 등 저수시설의 건설로 간헐적으로 발생하는 전국적인 가뭄과 지역적인 가뭄을 해결할 수 있다는 것을 말하는 것이기도 하다.

댐식저수지는 주로 산간지역에 중소규모의 저수지를 건설하는 것으로 작게는 수십㎥에서 크게는 수십만㎥ 규모의 저수지를 건설하는 것이다. 산간지역에 설치된 중소규모의 저수시설은 건기에 저수된 물을 직접 사용하거나, 지하수를 함양하여 하류에서 사용할 수 있을 뿐만 아니라 산림지역 생태계의 다양성을 높이는 장점도 있다. 댐식저수지의 설치가 어려운 중하류지역에는 양수저수지의 건설이 가능하다.

양수저수지는 하천의 중상류에서 사용하고 방류한 물을 인공적으로 만든 저수시설에 양수하여 사용하는 것으로 가장 효과적인 지역적 가뭄에 대한 대책 증 하나라고 할 수 있다. 양수저수지의 외국의 예는 영국의 테임즈 강물을 양수하여 저장·사용하는 퀸엘리자베스 저수지가 있고, 우리나라의 경우에는 섬진강 물을 양수하여 저장·사용하는 김제시의 백산저수지와 낙동강 물을 양수하여 저장·사용하는 울산광역시의 회야댐이 있다.

2022년 남부지방인 전남지역 가뭄의 경우, 강수량이 855㎜로 전국평균과 평년 강수량에는 미치지 못하였으나 필요한 최소한의 강수량인 650㎜보다는 205㎜가 많은 양이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가뭄 현상이 발생한 것은 전남지역의 주요 물공급원인 주암댐, 장흥댐, 동복호 등 댐식저수지 유역면적 3천212㎢에 대한 강수량이 평년의 60.9%에 불과했기 때문이었다. 이것은 저수시설이 없는 기타 지역 중 2천62㎢에 대한 강수량을 저장할 수 있는 중소규모의 댐식저수지나 양수저수지를 건설하면 가뭄이 해소된다는 것을 말한다([표 4] 참조).

[『워터저널』 2023년 7월호에 게재]

저작권자 © 워터저널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