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리아, 이라크, 이란에서 계속되고 있는 극심한 가뭄은 인간이 야기한 기후변화가 없었다면 일어나지 않았을 것이라는 새로운 연구 결과가 나왔다.

지난 2020년부터 이어진 시리아, 이라크, 이란 등 중동지역의 극심한 가뭄으로 인해 수천만 명의 사람들이 식량과 물 부족에 영향을 받고 있다.

2014년 설립되어 기후변화 영향을 연구하는 국제연구자 집단인 세계기상기여(World Weather Attribution, WWA) 연구에 따르면 화석연료 연소로 인한 지구온난화로 지구 온도가 1.2℃상승되지 않았다면, 현재 미국 가뭄 모니터 척도에서 ‘극심함(Extreme)’으로 분류되는 가뭄이 ‘보통 또는 습한 상태(Normal or wet conditions)’로 분류되었을 것으로 나타났다. 

이번 연구 결과는 이러한 온난화가 없었다면 시리아, 이라크, 이란 등 3개국에서 비슷한 가뭄이 발생할 가능성이 사실상 불가능했을 것이라는 것을 보여준다.

가뭄의 영향을 조사한 연구에서는 분쟁, 특히 11년간 지속된 시리아 전쟁으로 인해 수백만 명의 사람들이 가뭄의 영향에 매우 취약해졌다는 점을 강조한다.

이 연구는 임페리얼 칼리지 런던(Imperial College London)의 그랜샘 기후변화연구소(Grantham Institute for Climate Change) 기후과학자이자 기후변화의 영향을 연구하는 국제 연구자 집단인 세계기상기여(WWA)의 공동 설립자인 프리드리크 오토(Friedrike Otto) 박사에 의해 주도되었다.

 시리아와 이라크 지역을 포함하는 티그레스-유프라테스 분지는 흔히 ‘비옥한 초승달 지대(Fertile Crescent)’라고 불린다. 그러나 지난 3년 동안 적은 강수량과 높은 기온으로 인해 한 때 비옥했던 땅은 황폐해지고 농사를 지을 수 없게 되었다.

이라크의 일부 지역에서는 가뭄으로 인해 물 갈등이 증가했고, 어부들이 사용하는 호수와 강은 말라 버려졌고, 2022년에는 사라졌다. 

더 동쪽에 있는 이란에서는 물 부족으로 인해 주변 국가들과 긴장이 고조되고, 수확량이 적어 식량 가격이 급등했다.

이란 셈난대학교(Semnan University) 기후학 교수이자 이번 연구의 저자 중 한 명인 모하마드 라히미(Mohammad Rahimi) 박사는 “우리의 연구는 인간이 초래한 기후변화가 이미 서아시아에 사는 수천만 명의 삶을 훨씬 더 어렵게 만들고 있다는 것을 보여주고 있다”라면서 “온난화가 어느 정도 진행될수록 시리아, 이라크, 이란은 살기에 더욱 가혹한 곳이 될 것”이라고 주장했다.

기후변화로 인한 시리아와 이라크의 가뭄 가능성 변화를 보여주는 그래프

기후변화는 어떤 역할을 하는가?

이번 연구는 지난 2020년 7월부터 2023년 6월까지 3년 동안의 가뭄에 초점을 맞춰 가뭄의 영향이 가장 심각한 두 지역, 즉 이란과 시리아와 이라크의 상당 부분을 차지하는 티그리스강-유프라테스강 유역을 조사했다.

WWA 과학자들은 동료 검토를 거친 신속한 귀속 방법을 사용하여 기상 데이터와 기후 모델 시뮬레이션을 분석하여 산업혁명 이후 약 1.2℃의 기온 상승과 함께 인간이 야기한 온난화가 없는 더 시원한 세상에 가뭄의 심각성과 빈도를 비교했다.

낮은 강우량은 기후변화에 의해 영향을 받는 뚜렷한 징후를 보이지는 않았지만, 이 연구는 기후변화에 의해 촉발된 높은 기온이 가뭄을 훨씬 더 발생시킬 가능성을 높였다는 것을 발견했다. 시리아와 이라크에서는 약 25배, 이란에서는 약 16배의 가능성이 있는 것으로 조사됐다.

그랜샘 연구소(Grantham Institute)의 연구원이자 기후변화와 환경연구의 저자 중 한 명인 벤 클라크(Ben Clarke)는 “비록 기후변화가 낮은 강우량에 큰 영향을 미치지는 않더라도, 높은 기온이 많은 가뭄을 극단적인 사건으로 바꾸고 있다는 것을 한 원인 연구가 보여주고 있다”고 말했다.

지난 4월, 또 다른 WWA 연구에서는 ‘아프리카 뿔 지역((Horn of Africa, 남수단, 수단, 소말리아, 에티오피아, 우간다, 케냐)’의 가뭄으로 인해 2천만 명 이상의 사람들이 식량 불안을 겪었다는 사실을 발견했다. 인간이 초래한 기후변화가 없었다면 세상에서는 이런 일이 일어나지 않았을 것이라는 것.

마찬가지로 과학자들은 기후변화가 해당 지역의 매우 낮은 강수량에 거의 영향을 미치지 않는 반면, 기후변화로 인한 극심한 열로 인해 토양과 식물의 증발이 크게 증가한다는 사실을 발견했다.

걱정스러운 미래

연구 결과는 이 지역의 미래를 걱정스럽게 제시하고 있다.

1.2℃의 온난화로 시리아, 이라크, 이란에서 3년간의 극심한 가뭄은 더 이상 드문 현상이 아니다. 이 연구는 이런 가뭄이 시리아와 이라크에서는 10년에 한 번, 이란에서는 10년에 두 번 발생할 것으로 예상할 수 있다는 것을 발견했다.

그러나 지구 온난화가 2℃에 이른다면, 지금보다 두 배정도 더 자주 발생하면서, 비슷한 가뭄이 훨씬 더 심해진다.

하지만, 과학자들은 이는 비교적 적은 수치이므로 증가폭은 훨씬 더 커질 수 있다고 경고한다.

프리드리크 오토(Friedrike Otto) 박사는 “온난화된 세계에서 가뭄의 위협은 따뜻한 세상에서 급격히 증가하고 있으며, 생계를 파괴하고 세계 식량 시스템을 파괴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기후변화는 서아시아의 많은 사람들의 삶을 훨씬 더 어렵게 만들고 있다. 화석연료로 극도로 부유해진 국가들은 더 덥고 가혹한 세상에서 편안한 생활 수준을 즐기기 위한 적응 조치에 대한 비용을 지불할 수 있지만, 전쟁의 여파로 휘청거리는 가난한 나라들은 그럴 수 없는 처지다”라고 역설했다.

11월 말에 196개국이 아랍에미레이트(UAE) 두바이에서 유엔기후변화협약 당사국총회(COP28)를 위해 만난다.

오토 박사는 기후변화로 인한 더 큰 영향을 피하기 위해서는 세계가 석유, 가스, 석탄에서 빠르게 벗어나는 데 동의하는 것이 필수적이라고 말했다.

“세계가 COP28에서 화석연료를 단계적으로 폐지하는 데 동의하지 않으면 모두가 손해를 보게 된다”라면서 “더 많은 사람들이 물 부족으로 고통받고, 더 많은 농부들이 쫓겨날 것이며, 많은 사람들이 슈퍼마켓에서 더 많은 음식값을 지불하게 될 것”이라고 경고했다.

기후변화로 인한 시리아와 이라크에서 가뭄 빈도 예상 그래프

[원문보기]

Climate change to blame for the devastating drought in Syria, Iraq and Iran

A new study has found that the ongoing severe droughts in Syria, Iraq and Iran would not have happened without human-caused climate change.

Since 2020, extreme drought in Syria, Iraq and Iran has led to food and water shortages affecting tens of millions of people.

The World Weather Attribution study found that without 1.2°C of global warming caused by the burning of fossil fuels, the drought, which is currently classified as ‘Extreme’ on the US Drought monitor scale, would have been classified as ‘Normal or wet conditions.’

The finding indicates that without this warming, the chances of a similar drought occurring across the three countries would have been virtually impossible.  

Looking into the impacts of the drought, the study highlights that conflict, particularly the 11-year war in Syria, made millions of people highly vulnerable to the impacts of the drought.

The study was led by Dr Friedrike (Fredi) Otto, a climate scientist at the Grantham Institute ? Climate Change and the Environment, Imperial College London and the co-founder of World Weather Attribution, an international collective of researchers that studies the influence of climate change on extreme weather events.

A graph showing changes in the intensity of drought in Syria and Iraq due to climate change.

The Tigres-Euphrates basin, which includes regions of Syria and Iraq, is commonly referred to as the ‘Fertile Crescent.’

But low rainfall and high temperatures over the last three years has seen the once the fertile lands become scorched and unfarmable.

By 2022, in Syria alone, more than 12 million people were thought to be suffering from food insecurity.

In Iraq, parts of the country have seen increased conflict over water, dried-up lakes and rivers used by fishermen have been abandoned and in 2022.

Further east, in Iran, water shortages have led to tensions with neighbouring countries and poor harvests have caused food prices to soar.

“Our study has shown that human-caused climate change is already making life considerably harder for tens of millions of people in West Asia, says Mohammad Rahimi, Professor of Climatology at Semnan University, Iran and one of the authors of the study.

“With every degree of warming, Syria, Iraq and Iran will become even harsher places to live.”

What role does climate change play?

The study focused on the drought over a three-year period from July 2020 to June 2023, looking at two regions where the impacts of drought were most severe: Iran, and the Tigris-Euphrates basin, which covers large parts of Syria and Iraq.

Using their signature peer-reviewed rapid attribution methods, World Weather Attribution scientists analysed weather data and climate model simulations to compare the severity and frequency of this drought, with around 1.2°C of warming since the Industrial Revolution, to a cooler world without human-caused warming.

While the low rainfall did not show clear signs of being influenced by climate change, the study found that high temperatures, driven by climate change, made the drought much more likely to happen - about 25 times more likely in Syria and Iraq, and 16 times more likely in Iran.

Ben Clarke, a researcher at the Grantham Institute - Climate change and the Environment, and one of the authors of the study says that higher temperatures are playing a crucial role in droughts around the world.

“Attribution studies are showing us that even if climate change doesn’t have a significant influence on low levels of rainfall, higher temperatures are turning many droughts into extreme events.”

In April, another World Weather Attribution study found that a drought in the Horn of Africa led to food insecurity for more than 20 million people wouldn’t have happened in a world without human-caused climate change.

Similarly, the scientists found that while climate change had little effect on the very low rainfall in the region, the extreme heat, driven by climate change, significantly increased evaporation from soil and plants.

A worrying future

The results of the study present a worrying future for the region.

In today’s climate, with 1.2°C of warming, severe three-year droughts in Syria, Iraq and Iran are no longer rare events - the study found that they can be expected to occur at least once every decade in Syria and Iraq and twice every decade in Iran.

But if global warming reaches 2°C, similar droughts will become even more likely, occurring about twice as often as they do now.

A graph showing the changing likelihood of drought in Syria and Iraq due to climate change.

However, the scientists warn that these are conservative estimates, and the increase may be even greater.

“The threat of drought is rapidly increasing in a warming world, destroying livelihoods and disrupting global food systems,” says Dr Otto.

“Climate change is making life much harder for many people in West Asia. While countries made extremely wealthy by fossil fuels can pay for adaptive measures to enjoy a comfortable standard of living in a hotter, harsher world, poorer countries reeling in the aftermath of war, cannot.”

At the end of November, 196 countries will meet in Dubai for COP28 - the annual United Nations climate change conference.

Dr Otto says that to avoid even greater impacts from climate change, it is essential the world agrees to rapidly move away from oil, gas and coal.

“If the world does not agree to phase out fossil fuels at COP28, everyone loses - more people will suffer from water shortages, more farmers will be displaced and many people will pay more for food at supermarkets.”

[출처=임페리얼 칼리지 런던(Imperial College London)(https://www.imperial.ac.uk/news/249415/climate-change-blame-devastating-drought-syria/) / 2023년 11월 9일]

[번역 = 배철민 편집국장 겸 글로벌물산업정보센터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