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활하수로 인해 하천서 물고기 폐사사건 빈발
향후 수질오염문제는 생활하수로 인한 총인·총대장균군 처리가 관건
하수관거 정비·하수처리장 소독강화로 총대장균군 농도 대폭 낮춰야


“총대장균군 농도로 측정한 우리나라 공공수역 수질은 4대강 본류는 물론 주요 지천에서 낮게는 수질환경기준의 3∼4배에서 높게는 수백 배 나타나”


 

▲ 김동욱 교수
환경문제는 대기오염, 수질오염, 토양오염 등과 이러한 환경오염과 인간에 의한 생태계의 교란과 파괴 가 있으며 주로 2차 오염을 일으키는 폐기물이 있다.

이러한 환경문제 중에서 사람들이 가장 심각하게 생각하는 것은 그들의 감각기관으로 직접 느낄 수 있는 것이다. 자연에 의한 생물적·화학적 분해가 가능한 유기물에 의한 물 오염이 이러한 조건을 갖춘 대표적인 환경문제다.

대기오염은 그 피해가 물 오염 못지 않지만 보이지 않기 때문에 물 오염보다는 덜 심각하게 느껴지고 생태계의 훼손이나 파괴는 장기적으로 다른 어느 환경문제보다 사람에게 심각한 영향을 끼치지만 눈에 잘 뜨이지 않을 뿐만 아니라 일상생활에서 접촉이 많지 않고 점진적으로 조금씩 진행되기 때문에 사람들은 그 심각성을 사실만큼 크게 느끼지 못한다.

물 오염은 사람들이 가진 거의 모든 감각기관으로 직접 느낄 수 있는 유일한 환경오염현상이다. 이러한 이유로 세계 거의 모든 나라의 환경문제가 물 오염에 대한 인식으로부터 시작되었고 수질관리가 환경보전정책 역사의 가장 많은 부분을 차지하고 있다.

우리나라도 여기에서 예외가 아니다. 우리나라 물 오염의 역사는 하천의 물고기 폐사사건으로부터 시작되었다. 하수관거에 쌓여 있던 생활하수의 찌꺼기와 지표에 쌓여 있던 유기성오염물질이나 하수처리장 월류수가 10∼20mm의 집중적인 강우에 의해 일시에 하천으로 유입되면 국지적(100∼200m 정도의 하천 길이)으로 용존산소(DO)의 농도가 2mg/L 이하로 떨어진다(사건발생현장의 용존산소의 실재 측정치는 1.0∼1.8mg/L의 범위로 나타남).


 

▲ 하천·강 오염으로 인해 우리나라에서 발생한 물고기 폐사사건은 1970년대 후반부터 시작하여 1980년대 후반에 절정을 이루었으며, 2000년대 초반까지도 빈번히 발생했다. 사진은 1988년에 금호강 하류에서 발생한 물고기 폐사 장면.

이 때 불어난 강물을 타고 상류로 올라가던 물고기가 산소결핍지역에 이르면 물고기 폐사사건이 발생하게 된다. 이러한 물고기 폐사사건은 1970년대 후반부터 발생하기 시작하여 1980년대 후반에 절정을 이루었으며 2000년대 초반까지도 빈번히 발생했다.

가까이는 2006년 6월 8일 서울 청계천에서 발생한 물고기 폐사사건이 있었다. 이러한 물고기 폐사사건이 발생한 장소는 서울의 중랑천과 경기도의 한탄강, 대전의 갑천과 유등천, 광주의 영산강, 그리고 울산의 태화강 등으로 전국적으로 거의 일정했고 연례행사처럼 발생했었다.


생활하수처리 위한 집중적인 노력

이와 같이 물고기 폐사사건 발생의 주원인은 생활하수였으며, 물고기 폐사사건으로 상징되는 수질오염문제는 생활하수 처리문제와 동일시되었다. 생활하수 처리에 필요한 하수관거의 정비와 하수처리장의 건설을 위해 우리나라는 지난 30여 년 간 집중적인 노력을 해왔다.

우리나라 최초의 하수종말처리장은 1976년 9월 21일 가동이 시작된 청계천하수처리장이며, 2006년 말 현재 도시 하수처리장 344개소, 마을하수도 1천681개소 등 총 2천25개소, 처리용량 하루 2만3천273천㎥의 하수처리장이 가동되고 있다.

이것은 1982년 말 기준 서울시의 청계천하수처리장, 중랑하수처리장, 부산시의 용호하수처리장 및 경주시의 경주하수처리장 등 4개 하수처리장, 처리용량 하루 82만2천㎥에 비교할 수 없을 정도로 생활하수처리를 위한 기반시설이 확충되어 왔다는 것을 말한다.

뿐만 아니라 2006년 말 현재 우리나라 하수관거 총연장은 9천109만8천498m로 1982년의 1천775만1천293m의 5배 이상 확장되었다. 그러나 하수관거 총연장의 구성을 보면 1982년의 통계와 2007년의 통계는 질적으로 다른 것을 알 수 있다.

1982년의 하수관거 총연장 중 분류식 하수관거는 총연장의 1.2%인 21만6천406m에 불과하고 나머지는 모두 합류식 하수관거였다. 이와는 달리 2006년의 하수관거 총연장 중 분류식하수관거는 총연장의 25.3%인 2천360만2천901m이고, 우수배제만을 위해 설치된 우수관거 연장 1천852만9천506m를 제외한 생활하수와 우수를 함께 배제하는 합류식 하수관거의 연장은 53.8%인 4천896만6천92m이었다.

그 결과 1982년의 하수도 보급률은 11.6%였으나 2006년 말 기준 우리나라 하수도 보급률은 85.5%에 이르렀다([그림 1] 참조).


 

▲ [그림 1] 우리나라 하수도 보급률

지난 20여 년 간 이루어진 이러한 하수도 보급률의 제고에 힘입어 우리나라의 하천과 호소의 수질은 유기물(산소요구물질)에 의한 물고기 폐사와 같은 수질오염사건이 더 이상 발생할 수 없을 정도로 개선되었음은 물론 냄새나 맛, 시각적인 면 등 심미적인 수질목표도 어느 정도 수준까지 달성하게 되었다.

이것은 물고기 폐사사건이 빈번히 발생했던 하천의 생물화학적산소량의 농도의 변화추이를 분석해 보면 그 원인을 알 수 있다([그림 2] 참조).


생활하수의 총인·총대장균군 문제

앞으로의 수질오염문제는 생활하수로 인한 총인(T-P)과 총대장균군의 오염문제다. 총인 등 영양염류로 인한 부영양화는 정체수역인 호소의 수질오염문제이지만 우리나라의 경우에는 4대강을 포함한 주요 하천의 중간에 많은 댐과 보가 설치되어 유속이 느려지면서 호소형 하천구간이 늘어나고 있다.


 

▲ 앞으로의 수질오염문제는 생활하수로 인한 총인과 총대장균의 오염문제가 될 것으로 예상된다. 사진은 경기 성남하수처리장과 서울 탄천하수처리장에서 나온 하수처리수로 인해 흰 거품으로 뒤덮힌 탄천수중보 아래의 한강 합류지점.

이러한 하천구간에 과도한 영양염류가 유입되면 유독한 조류의 번식이 가능하게 되어 하천의 생태계가 단순해질 뿐만 아니라 시각적으로도 혐오감을 주게 된다. 이제 우리나라 공공수역의 주요 오염물질이 생물화학적요구량(BOD) 물질 대신 부영양화 물질인 총인으로 바뀌게 된 것이다. 

그리고 우리나라 공공수역을 오염시키는 다른 가장 중요한 수질오염물질은 수인성전염병을 일으키는 병원성 미생물이다. 병원성 미생물이 수인성전염병을 일으키는 경로는 생활용수의 사용이나 수영과 같은 1차 신체접촉, 그리고 유선행위와 같은 기타 친수활동으로 인한 2차 신체접촉과 병원균으로 오염된 어류나 패류를 먹었을 때이다.

생활하수에는 인간에게 수인성전염병을 일으키는 많은 병원체가 포함되어 있다([표 1] 참조). 이러한 병원체로서 주요 박테리아 종류로는 캄필로박터 파이로리,  이콜라이, 헬리코박터, 슈도모나스, 살모넬라, 쉬겔라, 비브리오, 여시니아와 같은 것이 있고, 바이러스 종류로는 아데노바이러스, 콕사키바이러스, 에코바이러스, 폴리오바이스, 로타바이러스 등이 있으며, 원생동물로는 아뫼바 종과 지아디아, 크립토스포리디움과 같은 것이 있다.


▲ [그림 2] 전국 주요지천의 BOD농도 변화 추이


하수처리장 소독강화 시급

생활하수는 이와 같이 사람에게 수인성전염병을 일으킬 수 있는 많은 종류의 병원체를 가지고 있을 뿐만 아니라 우리나라 공공수역을 병원체로 오염시키는 가장 큰 오염원이기도 하다.

수인성전염병을 일으키는 병원체는 그 종류가 매우 많고 직접 측정하기 어렵기 때문에 우리나라에서는 그 병원체를 직접 측정하지 않고 병원체의 존재를 간접적으로 나타낼 수 있는 지표미생물인 총대장균군의 농도로 수질환경기준을 정하고 있다.

총대장균군의 농도로 측정한 우리나라의 공공수역의 수질은 4대강의 본류는 물론 그 주요 지천이 낮게는 수질환경기준의 3∼4배에서 높게는 수백 배로 나타나고 있다. 이것은 우리나라의 하천과 호소의 물을 음용수로 사용하기 위해서는 4log 수준의 고도정수처리를 해야 하고 수영을 할 수 있는 하천은 거의 없다는 것을 말한다.


 

▲ [표 1] 생활하수에 포함된 인간 병원체

수인성병원균으로 인한 우리나라 하천의 오염을 방지하기 위한 가장 효과적이고 시급한 과제는 하수처리장의 소독을 강화하는 것이다. 현재 1천∼3천 개/mL로 되어 있는 하수처리장 방류수의 총대장균군의 배출허용기준을 수역의 용도에 따라 체계적으로 설정해야 한다. 다만, 수영용수 등 친수활동을 위한 용수의 총대장균군의 농도는 계절별로 다르게 정할 수 있다.

세계 주요 국가들이 사용하는 상수원수로 사용하는 물의 총대장균군의 농도기준은 100MPN/100mL이고 수영용수로 사용하는 물의 총대장균군의 농도기준은 1천MPN/100mL이다. 2006년 우리나라 344개 하수처리장의 방류수 중 실재 총대장균군의 농도의 평균은 2만8천 개/100mL이었고 최대치는 29만900개/100mL, 최소치는 0개/100mL이었다.


 

▲ 수인성병원균으로 인한 하천오염을 막기 위한 가장 효과적이고 시급한 과제는 하수처리장의 소독을 강화하여 총대장균군 농도를 대폭 낮추는 것이다.

우리나라 하천의 총대장균군의 농도를 감축하기 위한 또 하나의 중요한 과제는 생활하수를 수집하는 하수관거체제를 정비하는 것이다. 생활하수는 하수종말처리장에 유입되기 전에 하수관거를 거치면서 파손된 하수관거를 통해 하천으로 누출되거나 비가 올 때 월류수(CSOs)의 형태로 하천으로 유입된다.

하천의 총대장균군의 농도를 낮추기 위해서는 이러한 누출이나 월류수를 없애거나 그 양과 회수를 줄여야 한다. 물고기 폐사사건의 원인을 분석한 결과 단시간의 집중강우로 인한 하수처리장 월류수가 주요 원인 중의 하나인 것이 밝혀지기도 했다. 생활하수만 완벽하게 처리되면 우리나라 수질문제의 대부분이 해결 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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