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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조연설] 아시아 슈퍼 그리드 통한 전력 협력체제 구축
2012년 05월 31일 (목) 13:43:44 워터저널 webmaster@waterjournal.co.kr

“원자력 발전 대안으로 신재생에너지 주목”

몽골, 전세계 발전량 70%에 해당하는 신재생에너지 보유
아시아 지역 발전시설 통합 통해 전력 공급 안정화 추진

 

   

▲ 손 정 의

소프트뱅크 회장

아직도 많은 국가에서 원자력 발전의 중단 여부를 놓고 논쟁이 이어지고 있다. 독일과 이탈리아 등의 국가도 원자력 발전의 방향을 두고 고민하고 있는 상황이다.

일본은 지난해 3월 대지진으로 인한 쓰나미로 원자력 발전소 사고가 발생했고, 54개였던 원자력 발전소가 현재는 모두 폐쇄된 상태이다. 즉, 자체적으로 어떤 결정을 내리기 전에 원자력 발전이 중단됐다.

그러나 무엇보다 우리가 주목해야 할 것은 지난 10년간 일본에서는 233건의 원자력 발전소 사고가 발생했다는 것이다. 이러한 사고 중에서도 특히 심각했던 사고의 대부분은 대지진이나 쓰나미 등 자연재해 때문이 아니라 사람들의 실수로 인한 것이었다. 물론 이는 일본에만 국한된 것은 아니다.

 미국의 원자력 발전사상 최대의 사고로 기록된 스리마일섬(Three Mile Island) 원자력 발전소 사고(1979년)나 현재까지 발생한 원자력 사고 중 최악의 사고로 꼽히는 체르노빌(Chernobyl) 원자력 발전소 사고(1986년) 모두 운전자의 실수나 관리 미숙으로 인한 것이었다. 이처럼 전세계 어느 원자력 발전소든 사고 발생의 위험에서 자유로울 수 없는 상황이다.

이미 우리는 과거의 경험을 통해 원자력 발전소 사고가 발생할 경우, 인위적인 통제가 불가능하다는 것을 알고 있다. 아직까지 인류가 원자력 사고를 완벽히 방지하거나 제어할 수 있는 방법이 없기 때문이다.

   
▲ 일본은 지난해 3월 대지진으로 인한 쓰나미로 원자력 발전소 사고가 발생했고, 54개였던 원자력 발전소가 현재는 모두 폐쇄된 상태이다. 사진은 쓰나미로 붕괴되기 이전의 후쿠시마 원자력발전소.

 

“한국, 원자력 발전 의존도 줄여야”

일본과 한국을 비교해보면 두 국가 모두 전력 수요가 매우 높고, 화석연료 사용량이 많은 상황이다. 지난 2010년 기준 한국의 화력 발전 비중은 64%였으며 원자력 발전은 34%였다. 일본도 화력 발전이 60%, 원자력 발전이 31%로 한일 양국의 상황이 비슷했다.

그러나 지난해 3월 이후, 일본은 원자력 발전이 중단되면서 화석연료에 대한 의존도가 높아질 수 밖에 없는 상황에 직면했다. 이에 따라 현재 일본은 신재생에너지 개발이나 녹색성장이 그저 희망하는 바에 그쳐서는 안 되는 그런 실정이다.

이제 더 이상 원자력 발전에 의존할 수 없을 뿐만 아니라 전력 부족 문제와 화석연료의 고비용화도 지속되고 있기 때문이다. 만에 하나 한국에서도 일본과 유사한 원자력 발전소 사고가 일어나게 된다면 큰 피해가 발생할 것이다. 따라서 앞으로 한국도 원자력 발전에 대한 의존도를 줄여나가야 한다.

 

“아시아 지역, 전력 협력체제 구축 필요”

그런 의미에서 한국도 원자력 발전이 아닌 새로운 대안을 찾길 바라며 오늘 이 자리를 빌려 ‘아시아 슈퍼 그리드(Asia Super Grid)’를 통한 전력 협력체제 구축을 제안하는 바이다. 지난해 원자력 발전소 사고 이후, 대체 에너지원을 찾기 위해 많은 고민을 했으며 대안을 모색해왔다. 그러다 멀지 않은 국가인 몽골의 신재생에너지 잠재력이 굉장히 높다는 것을 알게 됐다. 실제로 몽골은 전세계 총 발전량의 70%를 충족시킬 수 있을만한 신재생에너지를 갖고 있다.

고비사막에서의 풍력과 태양광 에너지만으로도 한국 전체 전력소비량의 23배와 13배에 달하는 전력을 제공할 수 있다. 풍력 발전의 경우, 연간 발전량이 8천100TWh였으며, 태양광 발전도 연간 발전량이 4천800TWh에 달할 것으로 나타났다.

더욱이 원자력 발전이나 화석연료 보다 훨씬 더 저렴하게 전기를 생산할 수 있으며 이러한 저가 발전을 몽골에만 국한시키는 것이 아니라 네트워크를 구축해 아시아 국가 전체에 공급하자는 것이 바로 아시아 슈퍼 그리드이다.

   
▲ 몽골은 전세계 총 발전량의 70%를 충족시킬 수 있을만한 신재생에너지를 갖고 있으며, 고비사막(사진)에서의 풍력과 태양광 에너지만으로도 한국 전체 전력소비량의 23배와 13배에 달하는 전력을 제공할 수 있다.

 

   
▲ [그림 1] 아시아 슈퍼 그리드 기본 구상

 

지난해까지만 하더라도 아시아 슈퍼 그리드는 황당한 아이디어였다. 그러나 이제는 실현 가능성이 있는 아이디어가 됐다. 수흐바타르 바트볼드(Sukhbaatar Batbold) 몽골 총리와 아시아 슈퍼 그리드를 주제로 대화를 나눴고, 바트볼드 총리가 이에 대해 많은 기대를 나타냈기 때문이다.

물론 신재생에너지는 24시간 가동될 수 없다는 한계가 있다. 풍력의 경우 바람이 불때가 있으면 그렇지 않을 때도 있고, 태양광도 흐린날에는 발전이 어렵기 때문이다. 하지만 아시아 지역, 즉 역내의 많은 풍력 발전소를 연결시키고 태양전지(solar cell)를 연결시킬 수 있게 된다면 그러한 변동폭을 충분히 조절해 원활한 전력 공급이 가능할 것이다.

   
▲ 강원도 횡성군에 있는 태기산 풍력발전단지.

 

   
▲ [그림 2] 풍력·태양광 발전의 출력 변동

 

   
▲ [그림 3] 아시아 각 지역의 전기요금(/㎾h)


“전력 수입 통해 최대 전력 수요 완화”

아시아 지역 국가들의 전기요금을 살펴보면, 부탄의 전기요금은 1㎾h당 3센트로 가장 저렴하고 일본 도쿄는 1㎾h당 20센트로 가장 비싸다. 서울은 6센트, 베이징은 12센트, 인도 델리는 10센트, 말레이시아 쿠알라룸푸르는 9센트 등이었다.

이러한 국가를 연결해 아시아 슈퍼 그리드를 구축하게 되면 전기요금의 격차를 통해 전력의 수출·수입이 이뤄질 수 있다. 전기요금이 저렴한 국가는 전력을 수출할 수 있고, 반대로 고가인 국가는 전력을 수입할 수 있게 될 것이다.

국내에는 이미 전력망이 갖춰져 있기 때문에, 해저 케이블을 통해 각 국가를 연결한다면 국가간 전력 수출·수입이 원활하게 이뤄질 것이다. 이미 인터넷이 이러한 해저 케이블을 이용하고 있기 때문에 전력 공급망으로도 충분히 활용할 수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

전력 공급에 있어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최대전력수요를 완화시키는 것이라 할 수 있다. 그런데 이 부분은 각 국가간 시차를 통해서 자연스럽게 해결될 수 있다. 

 

   
▲ [그림 4] 시차에 따른 전력피크 완화


“한국·일본·몽골 협력 관계 구축”

우선 기부금을 통해 아시아 슈퍼 그리드 구축을 위한 ‘자연에너지재단(Japan Renewable Energy Foundation)’을 설립했다. 또, 최근에는 유럽의 ‘Desertec Foundation’과 협력하고 있으며 한국의 글로벌녹색성장연구소(GGGI)와도 협력을 약속했다. 특히, 몽골의 재생에너지센터(NREC)와 MOU를 체결했다.

비즈니스 전략적인 측면에서는 몽골의 ‘Newcom Group’이라는 풍력 발전 기업과 한국의 한국전력공사와 MOU를 체결했다. 그래서 현재 한국, 일본, 몽골이 함께 협력 관계를 구축하고 있다.

끝으로 아시아 슈퍼 그리드는 우리의 미래를 위해서, 우리 아이들을 위해서 구축해야 한다는 것을 강조하고 싶다. 지난해 원자력 발전소 사고가 일어난 이후, 그 지역에 거주하는 어린이들은 매일 방사성 물질에 어느 정도 노출됐는지 검사를 받아야 했다. 이러한 불안하고 참혹한 상황이 지구상 어디에서도 절대로 재현되어서는 안 될 것이다. 

   
▲ 지난해 후쿠시마 원자력 발전소 사고가 일어난 이후, 그 지역에 거주하는 어린이들은 매일 방사성 물질에 어느 정도 노출됐는지 검사를 받아야 했다.

 

[『워터저널』 2012.6월호에 게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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