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통합물관리 지능형 시스템 구축·실증·고도화해야”

상수도, 하수도, 재이용수 등 개별 시스템별 탄소 저감 기술 개발이 우선
전체 물순환 시스템서 탄소배출 저감 위한 단계별 로드맵 수립·추진 필요

Part 03. 탄소중립 실현을 위한 저탄소 물관리 기술개발 방안

오동익 한국환경산업기술원 물관리기술실장
오 동 익
한국환경산업기술원 물관리기술실장

취수부터 송수, 배수, 정수, 하·폐수처리, 재이용에 이르는 물이용 전 과정에는 여러 가지 에너지가 사용되며, 에너지 효율 개선, 물공급 효율 개선, 자원 및 에너지 회수, 하수처리율 향상 등을 통해 물관리 효율을 높이면 온실가스를 최소 20%에서 최대 100%까지 감축 가능하다. 이는 전 세계 탄소중립 달성 목표의 최대 20%를 감당할 수 있는 양이다.

탄소중립 혁신기술은 ‘탄소중립 기술혁신 추진전략’에 따라 △에너지 전환 △산업 저탄소화 △에너지 효율 향상 등을 목표로 개발되고 있으며, 탄소중립 실현을 위한 물관리 기술 역시 온실가스가 안 나오게, 못 나오게, 덜 나오게 하는 방향으로 개발이 진행돼야 한다.

선진국에서는 이미 물과 에너지, 탄소배출량 간 상관관계를 파악해 물 분야 탄소배출 저감을 위한 스마트 물관리 기술개발을 추진 중이다. 일례로 독일 국제협력공사(GIZ)는 상하수도 시스템 전반에 걸친 온실가스 배출과 에너지 소비를 평가해 탄소 배출량을 줄일 수 있는 분야를 탐색하는 ‘ECAM(Energy Performance and Carbon Emissions Assessment and Monitoring)’ 시스템을 국제물협회(IWA)와 공동으로 개발, 이를 통해 상수도 공급 과정에서 온실가스 발생량을 산정하고 이를 바탕으로 온실가스 감축에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

우리나라도 국내 최초로 부산 에코델타시티(EDC)에 스마트 상수도, 수열에너지, 분산형 정수장(스마트 정수장) 등을 도입해 수량·수질, 가뭄·홍수 정보 제공 등 국민이 체감하는 물 서비스를 제공할 예정이다.

2025년까지 상하수도 고효율 저에너지 기자재 개발

환경부에서는 물관리 기술 연구개발(R&D)의 하나로 상하수 처리, 공업·생활용수 생산, 하천수 열원 활용 등 물이용 각 단계별 온실가스 감축을 위한 기술 개발을 추진하고 있다. 오는 2024년까지 물순환, 기후변화 대응, 수자원 다변화 등 변화하는 물관리 패러다임을 고려해 기술 개발을 추진할 계획이다.

그 일환으로 지난 2019년부터 2025년까지 추진 중인 ‘상하수도 고효율 저에너지 기자재 개발’ 사업은 상하수도에서 기술 혁신 수요가 높은 저에너지·고효율 핵심 기자재, 미량오염물질 최적관리 중심의 기술개발을 통해 관리를 혁신하고 관련 산업을 육성하는 것이 목적이다.

환경부는 대표 기술로서 두 가지 장치를 개발 중인데, 하나는 역곡하수처리장에 설치할 1만5천㎥/일 규모 폭기시스템이고, 다른 하나는 익산 국가산업단지 폐수처리장에 설치할 2만㎥/일 규모 오존소독장치이다. 이들 시설 설치로 기존 시설 대비 각각 38%, 30%가량 에너지 절감 효과가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

하·폐수 에너지화·수열에너지 기술개발 중

다음으로 ‘고농도 하·폐수 에너지화 기술 개발’ 사업은 자원과 에너지를 효율적으로 회수할 수 있는 하·폐수처리 공정기술을 개발해 하·폐수처리시설의 에너지 자급률을 높이고 국가 차원의 탄소중립을 실현하는 것이 목적이다. 2026년까지 정부 출연금 총 365억 원을 들여 진행된다.

이번 연구사업으로 환경부가 개발하려고 하는 기술은 하·폐수처리시설 에너지 최적화 시스템과 고농도 하·폐수 유용자원 회수 기술이다. 에너지 회수형 고농도 하·폐수처리 시스템은 50㎥/일 하·폐수처리시설 실증으로 국내 현실에 적합한 에너지 회수형 하·폐수처리시설 표준모델을 목표로 한다.

자원 회수형 고농도 하·폐수처리 기술은 고농도 하·폐수로부터 총유기탄소량(TOC) 기준 유기물을 70% 이상 회수할 수 있는 기술로서, 슬러지 계통의 고농도 질소제거(회수) 공정관리 최적화 시스템이다.

한편, ‘하천수열 활용 냉난방 기술개발’ 사업은 지난 2020년부터 추진되고 있다. 오는 2023년까지 대산 산업용수센터를 대상으로 방류수 폐열을 이용한 농축폐수 승온시스템 플랜트(20RT 규모)를 구축하고, 춘천지역(소양강댐) 수원과 데이터 처리 시 발생하는 열 부하를 연계 활용하기 위한 100RT 규모 프리쿨링형 냉각설비를 구축하는 것이 주요 내용이다. 기존 시설 및 열원 대비 에너지 사용량이 20% 이상 줄어들 것으로 환경부는 기대하고 있다.

친환경 담수화·디지털 물순환 기술개발 계획

한편, 환경부는 오는 2023년부터 2030년까지 ‘저탄소 친환경 담수화(대체수자원) 기술개발’의 일환으로 ‘미래 친환경 담수화 융합 혁신 기술개발 사업’과 ‘수자원 건전성 확보 디지털 물순환 기술개발 사업’을 계획하고 있다. 담수화 융합 혁신 기술개발 사업은 인공지능 등 차세대 디지털 기술을 적용한 담수기술을 개발하는 것과 재생에너지 연계 활용 등 친환경 탄소중립 담수기술을 개발하는 것이 주요 내용이다.

디지털 물순환 기술개발 사업은 △물 정보 통합 모니터링을 통한 관리·분석·예측 기술 개발 △물 수요·공급 연계로 최적의 통합관리 기술 개발 △유역 및 물순환 통합관리 기술 개발 등을 목표로 하는 사업이다. 이를 통해 수량과 수질의 통합관리 예측 정확도가 높아져 선제 대응이 가능해질 것으로 기대된다.

탈탄소 핵심기술 확보·기후변화 대응 추구해야

탄소중립 실현을 위한 미래 물관리 기술개발은 물공급(수요), 물순환 인프라 개별 운영에서 통합물관리 지능형 시스템을 구축, 실증, 고도화하는 방향으로 나아가야 한다. 이를 위해 상수도와 하수도, 재이용수 등 시스템별 탄소저감 기술을 개발함과 동시에, 전체적인 물순환 시스템 관점에서 탄소배출 현황을 파악하고 저감 우선순위를 도출해 단계별 저감 방안 로드맵(Carbon Footprint Roadmap)을 수립할 필요가 있다.

우선 현재 상하수도, 재이용수 배출 현황 등 전체 시스템과 각 단계별 탄소 배출량을 정량화하고, 물순환 시스템의 배출 정량 평가를 통해 비효율적인 시스템 개선 방안을 검토한다. 이어 시스템 단위 공정별 구체적인 탄소저감 달성 목표를 설정하고, 단위공정별 본질적 목표 외 탄소저감 목표를 수치화한 실행계획을 수립한다.

다음은 탄소 저감을 위한 조치 실행 단계로, 탄소를 저감하기 위해 기존 시스템을 효율화하거나 신재생에너지, 지능화 등 신규 기술을 도입해 적용한다. 마지막으로 탄소저감 목표 달성 여부에 대한 모니터링 및 피드백이 필요하다. 목표를 달성하면 목표치 상향을, 목표를 달성하지 못한 경우에는 미달성 원인을 검토 후 재실행해야 한다.

이를 통해 미래 물관리 방향은 물관리 시스템의 에너지 자립화와 더불어, 물관리에 적절한 탈탄소 핵심기술을 개발·확보하고, 기후변화 등 미래 위협에 신속히 대응할 수 있는 파괴적 혁신을 추구하는 쪽이 되어야 한다.

[『워터저널』 2022년 2월호에 게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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