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창간 17주년 특집] Ⅲ. 초순수 생산기술 국산화·상용화 시급하다


“국내 초순수 생산기술, 해외 의존도 높아”

반도체 생산 2위 국가인 한국, 일본·EU 등에 의존…기술자립 절실한 상황
정부도 심각한 상황 인식 11월 16일 구미서 ‘고순도 초순수 실증플랜트’ 착공
한국초순수학회, ‘초순수 생산 기술·관련 산업 육성방안’ 제시 위해 10월 28일 창립


반도체용 초순수 세계 시장 약 4조4천억원 규모

반도체, LCD, 태양광, 의약·바이오산업 등 첨단 산업에서 사용하는 ‘초순수(Ultrapure water)’는 기존의 정수나 하·폐수 처리 기술과 달리 수처리 산업 중 최고난이도 기술이 요구되는 분야다. 2020년 글로벌 워터 인텔리전스(GWI) 보고서에 따르면 고순도 공업용수 분야의 세계 시장 규모는 오는 2024년 23조 원 규모까지 성장할 것으로 전망되며, 이 중 반도체용 초순수 시장은 전세계 약 4조4천억 원, 국내 1조4천억 원으로 추산된다.

하지만, 반도체 생산 2위 국가인 우리나라의 초순수 생산 기술은 현재 일본, EU 등 해외 기술 의존도가 높아 기술 자립이 절실한 상황이다. 정부도 심각한 상황임을 인식해 지난 5월, 오는 2030년까지 510조 원 이상의 투자를 통해 반도체 제조 기술의 초격차를 이어가 종합반도체 강국으로 도약하기 위한 ‘한국형(K) 반도체 전략’을 발표했다.

환경부, 구미 SK실트론 생산공장에 ‘고순도 초순수 실증 플랜트 착공

환경부도 이 전략의 하나로 반도체 품질과 직결되는 공업용수이자 핵심소재인 반도체용 초순수 생산기술의 국산화를 추진키로 하고, 지난 11월 16일 경북 구미 에스케이(SK)실트론 생산공장에서 ‘고순도 공업용수(초순수) 실증플랜트 착공식’을 가졌다. 환경부는 착공식을 시작으로 K-water, 한국물기술인증원 등 환경부 산하 공공기관과 관련 업계는 2025년까지 △초저농도 유기물 제거용 자외선 산화장치 △초저농도 용존산소 제거용 탈기막 △고순도 공업용수 설계-시공-운영 통합 기술 등 고순도 공업용수 전반에 걸친 국산화 연구를 수행한다. K-water와 연구개발 참여기업은 2025년까지 하루 2천400㎥의 초순수를 생산하는 실증플랜트를 설치·운영해 관련 생산공정의 설계·운영 기술 100%, 시공 기술 및 핵심기자재 60% 국산화를 목표로 하고 있다.

이날 착공식에서 한정애 환경부 장관은 “선진국 간 전쟁에 가까운 산업기술패권 경쟁에서 독자적인 기술경쟁력을 확보하지 못한다면 반도체 공급망에서 소외될 가능성이 있다”라며, “초순수는 반도체의 품질과 직결되는 핵심소재로 일부 선진국에만 의존하고 있어 반도체용 초순수 생산기술의 자립을 위해 환경부가 앞장설 것”이라고 밝혔다.

▲ 반도체 생산 2위 국가인 우리나라의 초순수 생산 기술은 현재 일본, EU 등 해외 기술 의존도가 높아 기술 자립이 절실한 상황이다. 사진은 환경부가 지난 11월 16일 경북 구미 에스케이(SK)실트론 생산공장에서 가진 ‘고순도 공업용수(초순수) 실증플랜트 착공식’ 모습.

한국초순수학회도 창립…본격 활동에 들어가

이와 함께 다양한 첨단산업에서 요구되는 초순수의 생산 기술 및 관련 산업 육성방안을 제시하기 위해 한국초순수학회(회장 남궁은)가 지난 10월 28일 K-water(한국수자원공사) 한강유역본부 대회의실에서 창립총회 및 기념식을 갖고 본격 활동에 들어갔다.

이날 행사에는 환경부 장관을 역임한 곽결호 한국물포럼 총재와 이규용 한국환경한림원 회장을 비롯해 박재현 K-water 사장, 민경석 한국물기술인증원장(한국물학술단체연합회 회장), 박진용 한국막학회장, 이호식 한국물환경학회장 등 정부, 공공기관, 학계 관계자 50여 명이 참석, 최근 정부가 발표한 ‘K-반도체 전략’에 따른 초순수 생산 기술 국산화에 높은 기대와 관심을 나타냈다.

초대 학회장으로 선출된 남궁은 서울대 연구교수(전 한국환경한림원 회장)는 “수처리 기술의 최정점에 있는 초순수 생산과 관련해 연구개발은 물론이고 기술 및 산업 발전, 인력 양성·지원을 통해 반도체 산업 진흥에 이바지하고자 한다”면서 “민·관·산·학·연 간 긴밀한 협력과 소통의 중심 역할을 함으로써 대한민국이 세계시장에서 최첨단 수처리 기술 분야를 선도할 수 있도록 한국초순수학회가 앞장서겠다”고 강한 의지를 드러냈다.

이날 기념식 주제발표에서는 임재림 K-water연구원 스마트워터연구소 연구위원이 ‘고순도 공업용수 국산화 및 상용화 추진전략’이라는 주제로 소재, 부품, 장비 모두에서 일본 의존도를 벗어날 수 있는 대안을 제시했고, 이상호 국민대학교 교수는 ‘초순수 기술 분야의 도전과 전망’이라는 주제로 향후 한국초순수학회의 역할과 방향을 제시했다. 이날 주제발표 내용을 특집으로 게재한다.

▲ 10월 28일 K-water 한강유역본부 대회의실에서 열린 한국초순수학회 창립총회 및 기념식에 참석한 주요인사들의 기념촬영 모습.

[취재·정리 = 동지영 차장·홍솔 기자] 

글 싣는 순서
Part 01. 고순도 공업용수 국산화 및 상용화 추진전략
  / 임재림 K-water연구원 스마트워터연구소 연구위원
Part 02. 초순수 기술 분야의 도전과 전망 / 이상호 국민대학교 건설시스템공학부 교수

[『워터저널』 2021년 12월호에 게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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