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수도 시설, 지역 랜드마크로 재탄생해야”

수질개선 기능 강화·고품질 하수도 구축 등으로 혁신적인 변화 유도 필요
회복탄력성 있는 하수관리로 탄소중립·자원생산형 지역시설로 탈바꿈해야

Part 02. [주제발표] 뉴노멀 시대의 하수도 혁신과 정책변화

김 영 란 ​​​​​​​서울기술연구원 선임연구위원
김 영 란 서울기술연구원 선임연구위원

뉴노멀 시대, 하수도 혁신과 변화 요구돼

우리는 기후변화 위기와 ‘코로나19’로 인해 이미 ‘뉴노멀 2.0 시대’에 들어와 있다. ‘뉴노멀(New Normal)’이란 변화되는 시대에 맞춰 새롭게 부상하는 표준을 말한다. 일상화된 뉴노멀시대는 하수도 분야의 혁신과 변화를 요구하고 있다. 

우리나라 도시들은 인구 집중이 심화된 1960년대 초와 도시개발 활성화가 이뤄진 1980년대를 거치면서 2020년 현재 글로벌 메가시티로 발돋움할 수 있었다. 동시에 하수도는 공중위생 관리, 하수도 보급, 환경 개선 등을 거치며 기반시설 기능을 해왔다. 그러나 기후변화로 인한 가뭄과 홍수위기, 강우 시 하천의 생태계 오염 등이 계속되고 있어 지속가능한 자원을 확보하기 위한 많은 과제들에 직면했다.

국내 「하수도법」은 도시의 건전한 발전과 공중위생을 목적으로 1966년에 처음 제정되었으며 사회와 시대가 변함에 따라 영향 범위를 확대시켜 계속 변화되어 왔다. 1983년 개정 시 공공수역 수질보존을 목적으로 하천까지 범위를 넓혔으며, 1997년도에는 도시만 해당되었던 범위를 지역사회까지 확대해 구체화시켰다. 2007년도에는 분뇨의 적정처리, 2008년도는 침수피해예방을 도입했다. 

하수도, 국민 평균수명 연장 성과 달성

2021년에는 지금까지의 이런 모든 부분을 담아 「하수도법」의 목적이 지역사회의 지속가능 및 공공수역의 물환경 보존임을 명확하게 했다. 뉴노멀 2.0 시대에 계속 강조되고 있는 키워드가 지속가능성, 회복탄력성이다. 「하수도법」은 이미 지속가능성을 담고 있기 때문에 앞으로의 뉴노멀 2.0 시대에는 국민의 건강안전과 행복이 추가되어야 한다. 

하수도는 국민이 사용한 하수를 운반하고 처리해 되살려주는 시설로 국민의 평균수명을 연장시킨 혁신적인 성과도 냈다. 우리나라 통계자료에 의하면 지난 50년 동안 평균 수명이 20년이 증가했는데 그 이유로는 비약적인 의학 기술 발전, 영양가 있는 음식 덕분이라고는 하지만 결정적인 이유는 하수도에 있다. 

영국의 유명 의학저널 『BMJ(British Medical Journal)』가 2007년 의사 3천 명이 포함된 전문가 1만1천여 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1840년 이래 인류건강을 획기적으로 개선한 의학계 주요한 업적’을 묻는 설문조사에서 하수도와 깨끗한 물이 항생제, 마취제, 백신과 같은 노벨상 수상 업적을 제치고 1위를 차지했다.

하수도는 현재 물환경 보전기능과 국민의 건강안전, 지역 순환 그리고 국제 공헌의 욕구까지 요구되고 있다. 시설 노후화로 인한 기능 저하, 강우 시 일시 증가된 하수처리, 악취나 도로 함몰 등 해결해야 될 문제도 있다. 이 중에서 특히 시민의 불편과 고충을 유발하는 악취문제와 음식물쓰레기 배출 문제, 강우 시 일시 증가하는 하수처리 문제는 우선적으로 해결해 나아가야 한다.

회복 가능성 있는 탄소중립형으로 전환 필요

우리나라의 하수도 보급률은 2022년 기준 94.5%며 서울시는 100%다. 하지만 강우 시에 일시 증가되는 고농도 하수가 하천변에 설치되어 있는 우수 토실이나 우수 토구를 통해 하천으로 그대로 배출돼 물고기를 폐사시키고 하천 생태계를 파괴시키고 있다. 이런 상황과 더불어 기후변화 위기와 ‘코로나19’로 의한 뉴노멀 2.0이 공존하는 시대를 맞이한 것이다.

뉴노멀 2.0 시대의 트렌드 중 현재 하수도 분야에서 받아들여야 하는 키워드 3가지가 있다. 첫 번째는 탄소중립과 회복탄력성 강화다. 이로 인해 의료, 바이오 분야의 발전과 함께 탄소 중립 달성, 친환경 신재생에너지 확대, 환경 생태계 보호로 기후변화 극복이 우선 시 된다.

두 번째로는 모든 영역에서 인공지능이 활용되는 ‘인공지능 에브리웨어(everywhere) 시대’다. 4차 산업혁명 산업, 비대면 현존감, 스마트 플랫폼, 인공지능 개인맞춤이 적용된 분야가 기존과 다른 뉴노멀로서 대세가 됐다. 세 번째로는 혁신과 휴머니즘 사회 부상이다. 우리는 이미 4차 산업혁명을 통해 미래를 맞이한 상태지만 하수도 분야는 아직 도달하지 못했다. 하수도 분야 또한 4차 산업혁명에 발맞춰 인공지능을 받아들이고 새로운 시대변화를 예측해 대응하는 혁신과 국민의 행복을 지향하는 휴머니즘 사회로 전환되어야 한다. 

뉴노멀 2.0시대에서 하수도는 국민의 건강 안전을 책임지고 행복을 주는 시설이 되어야 하며 지속가능하고 회복탄력성 있는 탄소 중립형으로 전환해 국민 공유시설로 탈바꿈되어야 한다. 이를 위해서는 현재 우리가 가진 하수도 문제와 함께 수질개선 기능 강화, 고품질 하수도 구축, 도시 재생, 선도 인프라, 경영 경쟁력 강화 등으로 혁신적인 변화를 유도해야 한다.

하수도 비전체계 위한 로드맵 마련

이에 2019년 서울시는 하수도 정책 포럼에서 나온 결과를 반영해 기후변화 위기와 뉴노멀 2.0이 공존하는 이 시대의 하수도 비전체계를 만들었다. 이 비전체계는 시민을 비롯해 하수도 관계기관, 학계, 현장 전문가, 환경부 등 총 134명이 정책포럼 회의를 거쳐 도출됐다. 비전 목표는 ‘건강안전과 행복에 기여하는 하수도’로 안전하고 쾌적한 도시 물환경 조성 및 스마트하고 지속가능한 하수도 시스템 구축, 시민이 공감하는 서비스와 효율적 경영을 목적으로 한다. 이 목표를 달성하기 위해서는 △시민 체감 물복지 제공 △기후 변화와 뉴노멀 사회 해결책 △건강한 물환경 및 활력공간 조성 매개체 △탄소중립 총 4가지를 충족할 수 있는 정책이 필요하다. 

비전체계에 대한 로드맵도 마련했다. 지금까지의 로드맵은 하수도 시설로 시작했지만 앞으로는 시민과 공유하는 시설로 시작해야 한다. 그렇기 때문에 물환경 관리시스템을 시작으로 시설 현대화, 스마트, 기능 고도화로 전환되어야 한다. 이를 통해 청정수자원 생산시설 그리고 회복탄력성 있는 하수 관리를 시행해 탄소중립형, 자원생산형 지역시설로 탈바꿈해 고품격 하수도로 가기 위함이다.

하수관로, 지역 맞춤 고품질 정비 필요

그 중에서도 중요한 것은 공공하수도 시설의 현대화, 기능 고도화 부분이다. 하수처리에 중점을 둬 제한적 에너지를 생산하고 비용이 드는 님비(NIMBY) 시설에서 폐자원 처리 및 재이용에 치중해 적극적인 에너지 생산 및 수익 창출도 가능한 핌피(PIMFY) 시설로 바꿔야한다. 또한 첨단 고도처리로 오염물질 배출을 최소화하는 것이 아닌 방류수의 오염물질이 거의 존재하지 않는 수준의 처리가 요구된다.

하수관로는 지역 수요에 맞는 고품질 정비가 필요하다. 관로가 일정한 경사를 유지하고 계획하수량이 원활하게 흐르는 배수유역이 될 수 있도록 공공하수처리시설 중심 처리구역이 아닌 ‘관로 중심’의 문제해결형으로 재구축해야 한다. 관로 품질 면에서는 정화조를 폐쇄하고 분뇨를 곧바로 하수처리장으로 보내는 분뇨 직유입 기능을 도입한다면 악취방지와 침수해소 그리고 예산절감을 동시에 해결할 수 있다.

현재 하수는 하수관로를 통해 공공하수처리시설에서 전량 처리되고 있으나 강우 시 일시 증가된 하수는 그대로 하천에 배출되고 있다. 앞으로 차집관로로 유입된 하수는 미처리 방류 없이 전량 처리 후 방류를 원칙으로 해야 한다. 배수 부문에 있어서는 공간적, 재정적, 시설적 문제 해소와 사업 효과를 동시에 누릴 수 있는 체계를 마련해야 한다.

수자원 분야로는 365일 흐르는 하천으로 수변감성도시를 조성하고 인공적 물순환을 자연 물순환으로 전환해야 한다. 도합해 하수처리수 재이용 100% 달성을 목표로 체계적 재이용 로드맵 구축, 도시물관리 안전 및 안정성과 물순환 건전성 향상에 집중해야한다. 물환경, 물이용 정도, 시민인식도 모니터링을 거쳐 부정적 인식 개선 파악 및 심미적 문제 또한 해결해야 한다. 

노후 하수도시설, 지속가능성 고려해 구축 필요

에너지 부문에 있어서는 생산 에너지 판매 현실화, 하수찌꺼기 재활용 100% 달성을 목표로 도시 음식물류 폐기물, 음폐수 등을 도시 유기성 폐자원으로 활용하고 처리 공정 효율 향상을 위한 시설 개선이 필요하다. 에너지 효율 개선으로 에너지 저감 공정을 구축하고 유기물 회수·활용 증대로 에너지를 생산하는 전략도 있다.

국내 하수도 시설은 노후화된 상태로 운영되고 있는 상황이라 운영기능이 더욱 저하되고 있다. 시설물 구축과정에 따라 품질관리를 시행하는 시설물 품질보증제를 시행하고 기존 20〜30년인 사용연한을 내구성, 기능성, 건전성 등 지속가능성을 고려해 100년까지 품질을 보증할 수 있는 시설로 구축해야 한다.

적정 유속, 통수능력, 경사기준 확보, 퇴적 방지 등 구간별 상황에 유연하게 적응할 수 있도록 이송기능을 강화시켜야 하며, 라이다(LIDAR)나 빌딩 정보 모델(BIM) 등 첨단 기법을 도입해서 주기적 및 장기적으로 상태점검을 진행해 선제적 조치를 취하는 등 시설물 관리 안정성 및 지속가능성을 고려해 업그레이드해야 한다.

사람 친화 휴머니즘 시설로 변화되어야

최종적으로 기존 하수도 시스템에 스마트 플랫폼 구축해 미래 하수도 시스템으로 바꾸고, 업그레이드된 하수도 시설에 의해 물환경 지역, 더 나아가 물환경 도시를 구현할 수 있어야 한다. 아울러 뉴노멀 2.0 시대에 하수도 시설에 대한 시민의 인식과 행동이 어떻게 바뀌었는지를 파악하고 이에 따른 요구사항을 반영해야 한다. 

하수도 시설은 이제 지역의 랜드마크로 재탄생되어야 한다. 뉴노멀 2.0 시대의 키워드 중 하나가 휴머니즘이기 때문에 문화, 힐링, 여가 및 체험이 공존하는 사람 중심·사람 친화 휴머니즘 시설로의 변화가 필요하다. 전 세계적으로 4차 산업혁명을 맞이했으며, ‘코로나19’로 인한 뉴노멀 2.0 시대가 더욱 빨리 다가올 것으로 예측된다. 그에 반해 하수도 시설은 상당히 뒤떨어져 있는 상황이다. 

앞으로는 하수도를 4차 산업혁명과 결합시켜 현황 모니터링이나 종사자·안전관제 상태평가, 정보 공유 및 정책 소통 등 빅데이터들을 관리하여 최적의 솔루션을 세워 시민들에게도 혁신적인 서비스를 제공할 수 있어야 한다. 이러한 정책방향을 통해 하수도는 사람 간 그리고 자연과 지역을 연결해 국민의 건강안전, 시민의 건강안전과 행복을 줄 수 있도록 변화되어야 한다.

뉴노멀 2.0 시대에 하수도 시설에 대한 시민의 인식과 행동이 어떻게 바뀌었는지를 파악하고 이에 따른 요구사항을 반영해야 한다. 사진은 중랑물재생센터 전경
뉴노멀 2.0 시대에 하수도 시설에 대한 시민의 인식과 행동이 어떻게 바뀌었는지를 파악하고 이에 따른 요구사항을 반영해야 한다. 사진은 중랑물재생센터 전경

[『워터저널』 2022년 7월호에 게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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