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도체 폐수, 재이용 및 처리 위한 연구 필요”

공정·기자재·분석 등 초순수 기술에 우선순위 설정해 단계적으로 개발해야
초순수 플랫폼, 국가물산업클러스터와 연계해 시설 공유 및 정보 교류 필요

Part 06. [전문가토론] 초순수산업 육성을 위한 학회의 역할 및 방향

한국초순수학회(회장 남궁은 서울대 교수)는 창립 1주년을 맞아 초순수 기술의 선진화 및 관련 사업 육성을 논의하기 위해 지난 10월 26일 과천시 소재 K-water 한강유역본부 1층 대강당에서 ‘초순수 선도 기술개발을 위한 미래 전략’이라는 주제로 기념 세미나를 개최했다. 

이날 토론에는 남궁은 회장이 좌장을 맡고, 송종성 삼성디스플레이 수석, 유영권 국가물산업클러스터 처장, 이국진 환경산업기술원 박사, 이상호 국민대학교 교수, 조영도 삼양사 본부장, 정종민 전주대학교 교수, 전주호 K-water 부장, 이창하 서울대학교 교수가 참석해 ‘초순수산업 육성을 위한 학회의 역할 및 방향’에 대해 논의했다.

토론자

남궁은 초순수학회 회장(좌장)
송종석 삼성디스플레이 수석
이국진 한국환경산업기술원(KEITI) 박사
유영권 국가물산업클러스터 처장
조영도 삼양사 본부장
이상호 국민대학교 교수

남 궁 은 한국초순수학회 회장(좌장)
남 궁 은 
한국초순수학회 회장(좌장)

■ 남궁은 회장(좌장) 초순수는 수처리 분야에 최정점에 있는 기술의 집합으로, 볼링에 비유하면 킹핀과 같다. 킹핀만 무너뜨리면 나머지 핀이 쓰러지듯 수처리 분야도 마찬가지다. 초순수 관련 기술을 자립할 수 있는 역량을 확보할 수 있다면 물과 관련된 모든 것을 해낼 수 있으며, 이러한 역량을 확보한 일본, 미국, 프랑스에 이어 네 번째 초순수 제조·생산국이 될 수 있어 오늘 토론회의 의미가 크다.

첫 번째 발제를 보면 최신 제조·생산 공급 뿐만 아니라 여기에서 발생하는 반도체 폐수의 재이용, 처리 문제가 앞으로 크게 화두가 될 것이다. 워낙 많은 양이 필요하기 때문에 하수 재이용 및 해수를 처리해서 이용하거나 멀리서 상수를 끌어온다든가 물을 공급하는데 제한이 많다. 그래서 어려움은 있겠지만 반도체 폐수를 잘 세척해서 재이용하는 것이 도전적인 과제가 될 것으로 보인다.

두 번째 발제 관련해서 초순수 플랫폼 구축 방안에 대해 논의가 필요한 시기다. 그렇다면 초순수 플랫폼의 운영 주체는 누가 할 것인지, 건설 주체는 누가 할 건지, 만약 운영한다면 정부 주도형으로 운영할 지, 수익 창출형으로 운영할 지에 대한 여러 논의가 필요하다. 

세 번째 발제에서 이창하 교수께서 대학 교과 과정과 관련해서 지금까지의 일반 수처리 공정 중심의 교육 과정을 표준 및 수처리 단위 공정을 포함한 다학제 간 융합된 교육 과정으로 개편해야 한다고 제안했다. 이 세 가지에 대해 집중적으로 토론을 시작하겠다.

“디스플레이, 초순수 사용량 많아…학회 관심 필요 ”

송 종 석 삼성디스플레이 수석 
송 종 석 
삼성디스플레이 수석 

■ 송종석 수석 디스플레이 산업은 초순수 산업 못지 않게 많은 양의 물을 사용하고 있다. 지금은 생산 종료된 LCD 디스플레이의 경우 1㎡당 1〜2㎥, 리지드 OLED 디스플레이의 경우 1㎡당 4〜5㎥의 물이 사용되며, 최신 기술인 폴더블 디스플레이의 경우, 1㎡당 약 10㎥의 물이 사용된다. 즉, 제품이 점점 더 고도화 될 수록 수세공정에 사용되는 물 사용량은 점점 늘어난다. 그렇기 때문에 초순수학회에서 반도체 분야뿐만 아니라 디스플레이 분야도 같이 집중하면 좋겠다.

디스플레이 분야에서 초순수는 주로 수세공정에서 사용된다. 수세공정에서 약품을 뿌려 글래스를 깎거나 현상을 한 다음 린스 공정을 한다. 린스 공정은 퍼스트 린스, 세컨드 린스, 서드 린스, 파이널 린스 순이며, 퍼스트 린스는 글래스를 이동시키며 노즐로 물을 뿌리는데 여기서 많은 양의 물이 사용된다. 퍼스트 린스에 사용된 물은 화학물질이 많이 묻어 있어 폐수로 처리된다. 퍼스트 린스를 제외한 나머지 세컨드 린스, 서드 린스, 파이널 린스에서 사용된 물은 따로 모아 ACF RO를 거치거나 바이오 카본 공정을 거친 후에 원수나 전처리수에 합류시켜 사용하고 있으며, 디스플레이 분야의 물재이용율은 60%다. 

디스플레이 분야에서 초순수 사용량 중 원수를 100으로 가정하면 실제 사용량은 300 정도로, 이는 초순수를 계속 재이용하기 때문에 가능하다. 디스플레이 분야에서 화학물질의 농도가 낮은 물은 재이용하고 있는 반면, 화학물질의 농도가 높은 물은 재이용하기 어렵다. 

특히, 반도체나 디스플레이 분야에서 폐수 재이용의 가장 어려운 점은 생물처리가 어렵다는 점이다. 이는 반도체나 디스플레이 분야의 폐수는 대부분 초순수에 1〜2개의 약품만 사용하기 때문이다. 이로 인해 물에 미네랄도 없고 미생물을 생육할 수 있는 조건이 되지 않고, 공정에 사용되는 약품 또한 대부분 깎아 내거나 현상하기 때문에 독성이 강한 약품을 사용하기 때문이다. 또한 미생물이 생육이 된다고 하더라도 오랜 시간이 걸린다는 단점이 있어 관련 연구가 필요하다.

“폐수 재이용, 저탄소와 친환경 동시에 고려해야”

이 국 진 한국환경산업기술원 박사
이 국 진
한국환경산업기술원 박사

■ 이국진 박사 국회물포럼이 개최한 ‘초순수산업 육성 정책 토론회’에서 초순수의 흐름은 과기부를 제외한 환경부 등 타부처는 실용화를 통해 사업의 성과에 초점이 맞춰져 있어 초순수를 국산화해 실적을 만들자는 것과 환경부는 초순수 공정을 만들어 기자재를 제대로 만들었는지 확인하려면 초순수 분석이 중요하다고 판단해 초순수 플랫폼 센터를 설립하는 것이었다.

또한 초순수를 생산하기 위한 에너지는 상하수도 생산에 들어가는 에너지 대비 10배가 더 필요해 저탄소 공정을 개발해야 되며, 저탄소 공정을 위해 에너지를 적게 쓰면 폐수가 많이 나오기 때문에 친환경 공정은 사용할 수 없어 친환경 공정과 저탄소 공정을 동시에 할 수 있는 공정을 개발하자는 것이 지난 토론회의 큰 흐름이었다.

오늘 토론회의 큰 흐름은 앞서 정종민 교수님의 발제에서 언급되었듯이 폐수 재이용 및 자원회수이다. 폐수 재이용은 K-water가 공급하는 상수도에 비해 10배 더 많은 에너지가 필요하기 때문에 환경 기초시설의 에너지 자립화를 추구하고 있는 입장에서 초순수의 폐수 재이용이 어느 정도의 에너지를 절감하면서 재이용할 수 있을 지에 대해 후속 계획의 주안점으로 두고 추진할 필요가 있다.

다만, 폐수 재이용도 중요하지만 한정적인 국가 예산으로 초순수의 기자재, 공정, 분석 기술 개발과 동시에 추진해야 되기 때문에 국가 재정 내에서 친환경 및 저탄소 공정에 대한 아이디어, 자원 회수, 폐수 재이용의 개념을 잡아서 우선순위를 설정해 추진해야 한다. 현재 한국환경산업기술원에서 2026년부터 추진될 2차 사업계획과 2031년부터 추진될 3차 사업 계획에 설정한 우선순위를 단계적으로 반영해 추진할 필요가 있다. 

“초순수 플랫폼, 관 보다 민간이 주도해야 ”

유 영 권 국가물산업클러스터사업단 처장
유 영 권
국가물산업클러스터사업단 처장

■ 유영권 처장 아직은 물재이용 수요에 대한 인식의 전환이 부족하다. 국가 중앙박물관에 중수도시설을 설치해 운영했는데 오히려 예산은 마이너스가 됐다. 이는 중수도시설을 운영함으로 인해 물사용량의 절감 보다 시설을 구축하고 운영하는데 더 많은 비용이 들어가기 때문이다. 또한 기업들은 K-water에서 상수도 공급을 잘 하고 있기 때문에 하수처리 재이용수 사용에 대한 명분이 부족한 것도 사실이다.

초순수는 물산업과 별개가 아니라 물산업 중 부가 가치가 크고 가장 경쟁력이 필요한 분야로 봐야하기 때문에 K-water와 공단의 협업이 필요하다. 국가물산업클러스터는 물기업의 수요에 의해 기업이 자발적으로 모이고 국가에서 지원하는 물산업 집적단지로, 하수처리, 재이용 시설, RO 공정 등을 구축하고 있다. 국가물산업클러스터는 활용도가 무궁무진하고 인공지능, 저탄소, 디지털 연동형 등의 아이템을 가지고 실패를 반복하며 성공으로 나아가야 하는데 아직 활용도가 높지 않다. 국가물산업클러스터의 시설을 활용해 초순수 플랫폼과 연계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아울러 초순수는 물산업과 연관되어 있기 때문에 초순수 플랫폼은 초순수 산업에 대한 지원 및 리딩 측면에서 끊임없이 같이 시설을 활용하고 정보를 교류해야 한다. 또한 초순수 플랫폼은 관 주도형 보다 민간 주도형으로 가는 것이 바람직하다. 기업이 원하는 것은 단순하게 눈에 보이는 성과인데 이 보다 가치 창출이라고 하는 부분을 기업 스스로가 업계에서 만들어야 하지만 정부 주도로는 한계가 있다. 그래서 초순수 플랫폼은 민간 주도형으로 기업의 수요와 목적에 의해, 발전하는 것이 바람직하며, 그에 대한 규제는 정부에서 해결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초순수 분석, 전문 인력과 정기적인 분석이 중요”

조 영 도 삼양사 본부장
조 영 도
삼양사 본부장

■ 조영도 본부장 삼양사는 이온교환수지 국내 유일 제조회사로 2008년도에 초순수 이온교화수지를 처음 개발해 2015년부터 판매가 본격화 됐다. 현재는 삼양사 이온교환수지는 현재 제일 빠르게 성장하고 있으며, 초순수 분야와 원자력 분야에서 가장 많이 성장하고 있다. 

삼양사는 초순수 이온교환수지 개발 당시 실적을 얻기 위해 국내 기업보다 해외에서 먼저 실적을 얻어 국내로 들어오는 전략을 사용했다. 지금은 초순수가 국가 과제가 돼 다양한 지원을 받을 수 있지만 초순수 이온교환수지 개발 당시에는 지원이 부족했다. 이런 측면에서 초순수 플랫폼은 기업의 가려운 부분을 많이 긁어 줄 수 있는 좋은 아이디어라고 생각한다. 

초순수 이온교환수지의 꽃은 반도체용 최종 폴리싱(Polishing)에 들어가는 이온교환수지인데, 가격도 가장 비싸고 이온교화수지 기업의 기술력을 보여 줄 수 있는 제품이다. 현재 삼양사는 제품을 계속 개발해 기술 수준을 올리고 있다. 하지만 특정 제품을 개발한다고 해도 메탈 이용 분석이 ppt(1조 분의 1)를 넘어서 ppq(1천조 분의 1) 수준까지 올라간 상태에서 삼양사가 자체적으로 분석할 수 있는 능력은 ppt 밖에 안 된다. 현재 우리나라에서 ppq까지 분석할 수 있는 곳은 삼성엔지니어링 연구소 밖에 없어서 삼성엔지니어링 연구소와 제휴를 하거나 쿠리타 등 해외업체와 제휴해서 분석해야 한다. 만약 초순수 플랫폼이 분석 기술에 집중해서 ppq 수준까지 분석이 가능하다면 기업에게 큰 도움이 될 것이다.

또한 초순수 플랫폼의 분석 장비 구축과 관련해서 분석 장비를 운영하려면 첫 번째로 전문 인력이 필요하고 두 번째로 정기적인 분석이 필요한데, 정기적인 분석이 더욱 중요하다. 가뭄에 콩 나듯 분석을 하게 되면 데이터의 신뢰도가 떨어지기 때문에 초순수 플랫폼에서 신뢰성 있는 분석 데이터가 나올 수 있도록 하는 것이 중요하다.

“초순수 학위 과정, 취업 고려해 신중한 접근 필요”

이 상 호 국민대학교 교수 
이 상 호 국민대학교 교수 

■ 이상호 교수 초순수 교육 과정에 대해 여러 의견이 있을 수 있지만 초순수에 대한 체계적인 교육과 관련해 학부 과정부터 해서 대학원 과정까지 연계되는 하나의 흐름이 만들어져야 한다. 여기에는 몇 가지 고려해야 될 사항이 있다. 남궁은 회장님이 초순수를 킹핀에 비유했듯이 초순수는 다른 기초적인 수처리나 환경공학에 관한 것들이 쌓이고 쌓여서 최정점까지 온 분야라고 볼 수 있다. 

초순수가 학부 과정부터 시작된다고 하면 1〜3학년까지는 일반적으로 수처리나 환경공학의 이론적인 기초 과목이 다뤄져야 하며, 4학년에는 초순수와 관련된 특화된 내용을 가르치면서 현장 실습 등 실제 현장과 관련된 부분이 포함되어야 한다.  

초순수의 체계적인 교육을 위해 두 가지 방법이 있는데 하나는 기존의 교육 과정을 새롭게 재편하는 방법이고 다른 하나는 1〜2학년은 기존 교육 과정을 유지하고 3〜4학년부터 초순수에 특화된 내용으로 교과 과정을 변경하는 것이다. 최근 많은 대학에서 새로운 추세에 맞춰 교과 과정을 혁신하는 추세이기 때문에 초순수도 체계적인 교육 과정이 도입될 가능성이 굉장히 높다.

하지만 교육 과정 개편 시에는 학위 과정을 마친 학생의 진로에 대해서도 고려해야 한다. 예를 들어 많은 대학에서 초순수 관련 학위 과정을 만들었을 때 초순수 산업이 계속 발전한다면 쉽게 취업할 수 있겠지만 우리나라가 초순수 초기 단계라는 점을 고려하면 인력의 공급이 수요를 초과할 수 있다는 점을 감안해 신중하게 접근할 필요가 있다.

[『워터저널』 2022년 12월호에 게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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