창간 16주년 특집  Ⅱ. 2020년 제6회 세계물도시포럼


“자연에 기반한 해결책으로 녹색인프라 구축해야”

지속가능 개발 위한 공동목표로 ‘지역사회 기반 물 솔루션 개발’ 필요
물관리 지속가능성, 일상 업무로 달성 어려워…전 세계 공동체 참여 절실 
 
 

▲ 샤바즈 칸(Shahbaz Khan)
유네스코 아·태지역 총괄대표

[기조연설] 물안보 도시를 위한 복원력 있는 커뮤니티

지역사회에 기반한 물 솔루션 개발 필요

우리가 살아가는 환경에는 상호 연결된 도전과제가 너무도 많다. 특히, 물·에너지·식량이 서로 밀접한 연관이 있고, 이들은 기후변화와 환경오염, 식량확보, 자연재해, 그리고 코로나19와도 연결되어 있다. 수십억 명에 달하는 전 세계 인구에 이들이 미칠 영향을 막는 것은 어렵더라도, 적어도 그 영향을 줄이기 위해서는 지속가능한 개발이 중요하다.

UN이 제정한 지속가능개발목표(Sustainable Develop-ment Goals, SDGs) 총 17개 중 6번째 목표가 ‘깨끗한 물과 위생을 보장하는 것’이다. 이렇듯 깨끗한 물과 위생을 보장하는 것은 지속가능성에 있어 전 세계적으로 큰 이슈다. 특히, UN은 지역사회(도시) 기반 물 솔루션 개발을 강조한다. 세계 인구 대부분이 도시에 살기 때문이다. 아울러 도시는 생태계 안에 있다는 점을 염두에 두어야 한다.

도시와 생태계, 그리고 물순환은 언제나 지역사회에 영향을 미치며, 식물과 숲, 초원, 습지, 토양, 이 모든 것이 주도하는 생태과정은 물의 이동과 저장, 변혁에 큰 역할을 한다. 이러한 사회에서 우리가 보다 나은 환경을 만들어가기 위해 자연과학과 사회인류학을 어떻게 연계할 수 있는지 고민해야 한다.

전 세계 도시·NGO·학계와 적극 협력해야

보다 나은 환경을 만들기 위한 파트너십은 전 세계 도시와 지역 비영리기구(NGO), 학회와 함께 하는 방향으로 나아가야 한다. 그래야 2030년 혹은 그 전에 우리의 공동목표를 달성할 수 있다. 이러한 맥락에서 녹색 커뮤니티(공동체)가 중요하다. 지하수 충진, 습기를 머금은 대지, 재산림화, 자연습지, 산림녹화, 도시 녹색지대 또는 녹색(친환경) 빌딩, 건식화장실 등이 중요한 안건이 될 수 있다.

또 한 가지 기억해야 할 것은 일상에서 물관리 지속가능성이 실현되지 못하면 지구 생태계가 위험에 처할 수 있다는 점이다. 1900년 이후 전 세계 자연습지의 대부분인 64∼71%가 인간 활동으로 유실됐다. 또한 전 세계 토지의 약 30%가 산림으로 남아있지만, 이 지역의 3분의 2 이상은 이미 훼손된 상태다.

이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모두가 머리를 맞대야 한다. 오늘 이 자리에 많은 도시들이 함께 하고 있는데 ‘친환경’이 중요하다. 녹색빌딩과 같은 녹색건축물을 포함한 도시 녹색 인프라는 자연에 기반을 둔 해결책(NBS)을 수용하는 새로운 벤치마크가 될 것이다. 세계 각 도시들이 서로의 기술표준을 확립하고 나아가 또 다른 현상을 불러일으키리라 판단된다.

환경친화적인 개발은 환경적으로 보나 사회경제적으로 보나 지역사회에 이익을 가져올 수 있다. 보다 친환경적인 패러다임으로 변화하면서 사람들의 삶과 건강, 식량문제 해결을 보장할 수 있다. 나아가 양질의 일자리가 창출되고 지속가능한 경제성장도 가능해진다. 코로나19로 가장 타격을 입은 분야가 다름 아닌 경제 분야인데, 이를 통해 일정 수준까지 극복할 수 있다.

환경보호 위한 행동, 건강한 수계 만드는 데 도움

또한 도시가 있는 곳에서 강물이 어디로 흘러가는지 살펴보고, 투자를 통해 어떻게 더 나은 환경을 만들 수 있을지 고민해야 한다. 일례로 분수계(강이 갈라지는 경계) 보호에 대한 투자로 뉴욕시는 정수처리 운영 및 유지관리 비용만 연간 3억 달러 이상 절감했다. 미래 수자원 확보는 회색 인프라(Gray Infrastructure) 접근법보다 한층 높은 수준의 제도적 협업을 필요로 한다. 이것은 이해당사자 집단의 공통 의제가 된다.

인도네시아 발리 ‘친환경 녹색 학교(Green School)’에서는 지구촌 시민권이라는 콘셉트에 관해 교육하고 있다. 환경과 기후변화 등 교사와 학생들이 함께 현장교육을 하는 체험학습법으로 수업을 진행한다. 이 학교 건물은 모두 대나무로 지어져 자연스럽게 환경교육을 접할 수 있다는 것이 특징이다.

한편, 유네스코(UNESCO)에 가입한 국가 중 한국이 주도적인 역할을 하고 있지만, 공동체가 다양한 분야에서 어떻게 협업하고 어떻게 공공 참여를 유도할지 고심해야 한다. 다양한 이해관계를 공동의 목표로서 어떻게 발전시킬지 고민해 볼 필요가 있다. ‘코로나19’로 경제가 둔화한 상태에서 물안보 지속가능성을 달성하는 것은 어렵다. 그래서 물 부문에 보다 적극적인 투자가 필요하다. 물은 투자가치가 높은 분야다.

지속가능한 물안보는 일상 업무로는 달성하기 어렵다. 전 세계적 공동체 기반 솔루션이 절실히 요구된다. 세계 곳곳에서 환경을 보호하기 위해 취하는 크고 작은 행동 하나하나가 보다 건강한 수계를 만드는 데 직·간접적인 도움을 줄 것이다.

▲ 샤바즈 칸(Shahbaz Khan) 유네스코 아·태지역 총괄대표가 ‘물안보 도시를 위한 복원력 있는 커뮤니티’라는 주제로 기조연설(화상)을 하고 있다.

[『워터저널』 2020년 12월호에 게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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